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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영화 <설지>의 국회 시사회에 다녀오다.

 


 지난 11월 24일(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영화 <설지>의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영화 <설지>는 꽃배달을 하며 벽에 그림을 그리는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강지영 기자가 박진순 감독과의 인터뷰를 기사로 작성한 적이 있었죠.

  박진순 감독은 인터뷰에서 '탈북민들이 특별하거나 다른 존재가 아니라, 한국사회에 녹아들어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고 말했습니다. 저는 강지영 기자에게 티켓을 받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요, 이 시사회를 공동 주최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이 함께 사회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럼 시사회 현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시사회를 보기 위해 국회의원회관에 모인 많은 이들_ 사진 김명종기자시사회를 보기 위해 국회의원회관에 모인 많은 이들_ 사진 김명종기자

시사회를 마련한 임수경, 하태경 국회의원시사회를 마련한 임수경, 하태경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

 '많은 국민들께서 국회라는 장소를 대단히 어렵고 낯설게 느끼시지만, 사실 국회는 신분증만 있으면 언제나 올 수 있고, 세미나나 혹은 오늘 이 자리 같은 문화행사도 많이 있는 편안한 곳입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국회를 자주 방문해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다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같은 자리를 많이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본회의장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듯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못 봐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중요한 회의가 잘 끝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이 자리해주신 하태경 의원님께서 평소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니까 좋은 말씀 해주실 거라고 기대합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이제는 세월이 흘러서 임수경의원이 남북역사에 있어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북한주민들 속에서 가장 사랑받고 유명한 한국 사람이 임수경의원입니다. 얼마 전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행사에 참석한 공무원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 북한사람 이름이 황수경이었는데, 왜 이름이 황수경이냐 물으니 자기가 89년생인데 (89년은 평양에서 세계학생축전이 열린 해, 임수경 의원이 당시 남한 대학생신분으로 이 대회에 참가했었다.) 부모님이 임수경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이름을 황수경으로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아직도 북한사람들에게 임수경 의원을 좋아하는 감정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임수경 의원 역시 북한주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오늘 같은 자리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정권이 저 하태경에 대해 별로 곱게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인권 문제, 탈북자 문제에 있어 북한정권에 대한 적대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오늘 같은 경우는 북한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임수경 의원이 북한인권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북한정권의 반응이 매우 궁금합니다. 역사는 언제나 인권과 민주주의의 편입니다. 북한정권이 인류의 보편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정권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영화상영회를 계기로, 현재 국회에서 사소한 차이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인권법도 통과되었으면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

'포스터를 보니 헬멧을 쓰고 있던데, 가끔씩 저도 사람들이 알아 볼까봐 모자나 안경으로 얼굴을 가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적응해가는 일이, 영화의 포스터처럼 뭔가 자신을 감추면서 지내온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아무쪼록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건강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진순 감독님과 배우분들, 스탭분들, 제작사 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왼쪽부터 박진순 감독, 배우 다나, 배우 강은탁왼쪽부터 박진순 감독, 배우 다나, 배우 강은탁


다나

국회라는 곳에서 상영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대단히 영광이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리를 마련해주신 임수경, 하태경 의원님 등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자리가 많이 비었지만, 오히려 오늘 오신 분들이 좋은 소문을 내서 극장으로 많이 이끌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은탁

촬영기간 내내 굉장히 재밌게 찍은 영화입니다. 어둡거나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고, 찍는 사람끼리 따듯하게 즐겁게 찍은 영화입니다. 어려운 자리에서 상영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배우와 감독, 의원들이 함께한 사진 _ 사진 김명종기자배우와 감독, 의원들이 함께한 사진 _ 사진 김명종기자



<이하의 내용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이하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설지> 스틸컷)

 

STILLCUT

 설지는 서울에서 동료 탈북여성과 함께 꽃배달을 하며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어느 날 설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어 하는 남자주인공(신웅)이 접근하지만, 설지는 탈북민이라는 신분이 노출될까봐, 아직 북에 남아있는 부모님들께 해가 될까봐 거절합니다. 

STILLCUT 

그러나 계속된 설득과 얼굴은 드러내지 않아도 좋다는 조건을 듣고 수락합니다. 설지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화면에 담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설지와 웅의 로맨스가 생겨납니다. 

STILLCUT


 그러나 웅이 속한 회사의 욕심 때문에, 설지의 얼굴이 그대로 화면에 담기고 설지가 북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하는 이야기까지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집니다. 설지는 큰 충격을 받고 신변에 위협을 느낍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이 드러납니다.


 소재도 매우 의미 있었고 내용도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감독님이 의도했던 ' 탈북민들이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상에 녹아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목적이 드러난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탈북민들을 '보호받아야할' 혹은' 특별한' 존재로 그려내는 것은 오히려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녹아드는데 장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가 탈북민들을 묘사함에 있어서도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보통사람들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주연으로 등장시키기 보다는, 친숙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친숙한 조연' 으로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국회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상 영화 [설지] 국회시사회 스케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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