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의형제' 흥행, 왜 떴을까??
- '이해',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형제는 대단했다. 개봉 4주째 여전히 부동의 연속 1위 예매율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입소문으로 퍼진 의형제의 호평 때문인지, 극장가에서 대목으로 통하는 이번 설에도 대중들은 의형제를 선택했다. '의형제'의 장훈 감독은 지난 2008년 개봉했던 '영화는 영화다.' 처럼 두 명의 남자 배우가 이끌어 나가는 버디 무비로 스토리를 구성했다. 데뷔작이기도 했던 '영화는 영화다.'에서는 소지섭, 강지환 두 배우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강동원, 송강호가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다르다. 전작으로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던 장훈 감독인지라 충무로에서도 그의 다음 작품을 내심 기대했을 것이다. 역시나 그는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긴장감있는 스릴러 구조 속에 유머, 감동을 잘 버무려 흥행비빔밥을 내놓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과연 '의형제'의 이러한 흥행요소는 무엇일까?
1. 배우들의 연기 대결
<기호 1. 송강호>
개성이 강하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송강호라는 배우, 그는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이다. 송강호의 연기는 늘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의형제' 속 한규라는 배역은 송강호를 더욱 성장시킨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 첩보원으로 있다가 무리하게 사건을 해결하려다가 실패한 한규는 퇴직을 당하고 흥신소 사장이 된다. 이 때 송강호는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잊은 채 한규라는 인물로 완벽하게 변해있다. 이것은 단순 열연이 아니다.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송강호만의 연기다. 이것이 송강호의 힘이던가.
<기호 2. 강동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강동원이라는 배우! 영화를 보는 내내 어색함없이 송강호의 연기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는 더이상 외모로만 승부하는 꽃미남 배우가 아니다. 전작인 <전우치>에 비해, 독특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것으로 승화할 수 있는 연기자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눈빛 하나로도 내면을 표현할 줄 안다. 이번 영화 '의형제'에서 그는 북한에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온 비운의 공작원으로서 그가 가진 내면연기의 장은 더욱 넓어졌다. "저는 절대 배신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주옥같은 명대사 또한 일품이다.
<기호 3. 고창석>
고창석이라는 배우가 다소 생소하다면 <영화는 영화다> 속 봉감독을 기억하라. 이번 영화에서 그는 웃음의 핵폭탄 역할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잊을만 하면 등장해서 베트남인인지 한국인인지 헷갈리게 한다. <의형제>에서는 베트남 보스 역할을 맡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가장 큰 웃음을 준다. 직접 확인해 보시길. 베트남인인 것처럼 어색하게 한국어를 하는 능청스런 연기에 여기저기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 기호4. 전국환 >
조연이기는 했지만, 전국환씨가 연기한 '그림자'라는 인물은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냉철한 킬러로서 그만이 가진 카리스마를 차갑고도 뚜렷하게 표현했다. 감정이 배제된 그의 표정과 비정하게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은 관객들이 극에 집중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의 명대사를 뽑으라면 아마도 "벌써부터 피비린내가 나는구만!"이지 않을까? 북한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차가운 카리스마 킬러 연기의 본보기를 보여준 전국환. 연극계에서 쌓아온 내공이 '그림자' 연기의 맛깔스러움을 품격있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
2. 화기애애한 촬영 분위기와 팀워크
KBS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배우들이 직접 말했다시피 두 주연배우의 궁합은 매우 좋았다. 송강호, 강동원 뿐만 아니라 조연배우 및 스텝들 간 화기애애함 속에서 작품이 나왔으니 서로가 깊은 몰입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 이 작품이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다면 수상자는 함께 일한 자들에게 영광을 돌리지 않을까? '의형제'가 말하고자 했던 주제처럼 그들의 촬영 분위기가 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 데 한 몫 톡톡히 하였으리라.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는 금방 '의형제'의 팀워크가 빛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한 예로 공장에서의 촬영을 뽑을 수 있다. 인천의 재활용 공장에서 촬영 도중 공장 가동시 나는 소음 때문에 촬영 내내 옆 사람과도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한다. 더구나 촬영 현장엔 모래 먼지가 가득했다. 그래서 제작진과 배우들은 눈빛과 수신호를 사용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그들에게 평소 우호적 분위기와 팀워크가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최고의 팀워크가 빛나는 순간이다.
또한 6년 뒤 재회한 '한규'(송강호)와 '지원'(강동원)이 함께 동거를 시작하는 오피스텔 씬에서는 빡빡한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배우와 스텝들은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사실 이 오피스텔 장면은 두 남자가 서로를 경계하다가 점차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이 그려지는 부분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시사하는 바도 큰 부분이기에 배우들과 스텝들은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 배우들은 컷 사인이 떨어진 이후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까지 자청했다고 하니 긴장감 도는 촬영장 분위기지만 향기가 가득하지 않았을까? 송강호는 특유의 입담으로 웃음 넘치는 현장 분위기를 만들었고, 충무로 대표 배우라는 이름에 걸맞은 포용력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또한 강동원은 세트장에서 기타 연주도 선보였다고 한다. 뭇 여성들은 강동원의 기타 연주 상상만으로도 입에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이렇듯 긴장감과 웃음이 공존하는 멋진 장면들을 멋진 화합으로 만들어 냈으니 더욱 빛을 발할 수 밖에.......
위 사진은 촬영 후 모니터를 하고 있는 송강호씨 모습이다. 작품 장르를 '액션'으로 구분했듯이 영화 속에서 리얼 액션씬이 종종 나온다. 좁은 골목에서 도로로 뻗어나가는 추격 및 액션씬의 촬영은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제작팀과 배우들은 서로 신호도 잘 맞아야 하고 팀워크도 좋아야 한다. 이 추격 및 액션씬이 골고루 잘 배치되어 사건의 긴장감을 높이고 스릴을 첨가해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 촬영 뒷 이야기를 보면 제작팀과 배우들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고 팀내 분위기도 좋아 액션씬을 사고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이렇듯 유쾌한 분위기와 서로 협력하는 마음은 언제나 성공을 거둔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남북의 우호적 분위기와 서로 협력하는 마음가짐의 필요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 내가 가진 마음부터 시작해 봄이 어떨까.
3. 스토리의 적절한 배합
텔레비젼에 '재회'라는 노래가 나오면 지원(강동원)은 컴퓨터로 향한다. 그림자(전국환)의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북한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그리며 이번 작전만 끝나면 북으로 간다는 생각의 지원. 톨스토이의 '부활'이라는 책을 보며 그림자의 암호를 풀어 명령을 해석한다.
이렇게 만난 남파 공작원 세사람. 그림자와 지원은 작전을 위해 서울 한복판의 아파트로 들어가고, 남은 지원의 동료(친구)는 그들을 배신하고 국정원에 이 사실을 알린다. 국정원 요원들과 도심 한복판의 추격적! 결국 이 사건의 실패로 인해 지원은 북에서 버려지고 한규(송강호)는 파면된다.
6년 후, 한규는 흥신소를 차리게 되고 일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지원에게 같이 일해 볼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그것은 명분일 뿐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기막힌 동거! 같이 생활하고 일을 하면서 둘은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서로 가족의 빈 자리를 채워주며 이해를 하게 된 한규는 결국 지원에게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말한다.
이제 둘은 비밀이 없다. 이 순간 다시 등장하는 그림자! 살고싶다던 지원의 동료(친구)는 '배신'이라는 이유로 그림자에게 살해당한다. 이제부터 스토리는 더욱 긴박해진다. 그림자의 재등장! 그리고 한규와 지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영화가 가진 전반적인 스토리는 이러하다. 장훈 감독은 <의형제>라는 영화에서 남북 문제를 국가적이고 정치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새로운 방면에서 바라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형제>는 이념적 대립관계인 남북의 상황에서 형제애와 인간미라는 역설적 방법으로 화해를 시도한다. 그리고 형제와 가족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인간미라는 화해 수단은 관객에게도 통했다. 기존에 남북 문제를 다루어 호평을 받았던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 <웰컴 투 동막골> 등이 작품성과 흥행에 모두 성공한 것을 보라. 인간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작지만 가장 큰 주제일 것이다. 극 초반부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날 당시 아이의 눈을 가리던 지원의 모습, 동생을 만나겠다던 베트남 여인을 그냥 풀어주자던 한규의 모습 등 감동의 요소가 곳곳에 설치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액션도 놓치지 않는다. 드라마적 요소도 많지만 숨막히는 액션이 주테마! 좁은 도로와 아파트에서의 추격전, 공사 현장의 베트남인들과의 액션씬, 배신한 자들은 죽어야 한다는 그림자의 방아쇠 등 두 남자를 중심으로 끌고가는 영화답게 액션신이 자주 등장한다. 강동원과 송강호를 보러오는 여성팬들에 끌려 온 남성들이여, 실망하지 마라. 그대들에겐 액션이 있지 않은가!
이 영화는 볼거리 뿐 아니라 웃음 포인트를 곳곳에 장치해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지원의 화장실 막춤, 한규가 지원과 처음 동거를 시작한 날 칼을 숨기는 장면, 열쇠가 없어 수갑을 못 풀던 한규, 베트남 보스의 어눌한 한국말 등등 유쾌함도 놓치지 않았으니 이 영화가 흥행을 할 수 밖에.
4. 영화 속에 숨겨진 '가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재회'라는 노래 제목! 감독은 왜 많고 많은 곡 중 '재회'를 선택했을까? 우리는 언젠가는 통일된 나라에서 남과 북이 만날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 '재회'는 다시 만난다라는 뜻이다. 남북한의 주민들이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 시작에 감독은 한규와 지원이 다시 만날 것임을, 그리고 남과 북이 다시 만날 것임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그림자의 암호를 해석하는 것은 톨스토이의 '부활'이라는 책을 이용한다. 톨스토이는 유명한 작가이자 사상가이다. 사상적인 이유로, 그리고 배신의 이유로 살인도 마다않는 킬러, 그림자가 지원에게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던 '부활'. 결국 그림자는 두 의형제들에게 최후를 맞이한다. 결국 이념으로 인한 싸움과 전쟁과 살인은 부활해서는 안됨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송강호는 이 영화의 선택 이유를 메이킹 필름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형제라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참신했어요. 분단이라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남북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표현했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향점이 무엇인가를 세련되게 표혔했죠. 두 번째는 장훈감독에 대한 절대적 믿음 때문이고요."
남북 분단을 가지고 풀어간다는 사실만으로 영화는 관객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있다. 강동원은 제작필름에서 말했듯이 처음으로 술 마시고 얘기나누면서 정을 쌓는 장면에서 진짜 의형제가 됨을 느꼈다고 한다. 결국 '이해'라는 한 단어가 내포하는 많은 부분들이 남북이 통일된 후 그리고 통일을 준비하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 관객들의 평
- 강원도 횡성군 조영훈(21)씨: 설날 휴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꽉찬 영화관에서 <의형제>를 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장면으로 음울하게 영화는 시작되었지만,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희망을 보여주네요. 종래 분단의 비극을 다루던 영화들에 비해 '인간애'에 대하여 더욱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후반부 구성이 급하게 끝난 듯한 느낌을 줘 살짝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강추!
- 서울시 대림동 김원혁(35)씨: 배우들의 연기가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관객의 긴장을 풀었다 조였다 하며 재미, 감동, 스릴 골고루 갖춘 영화네요. 강동원씨가 총에 맞았을 때 송강호씨가 뛰어들어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남북의 이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의형제는 가족애, 형제애 그리고 인간미를 잘 풀어낸 영화죠. 오늘 날 시대상황에 무엇이 필요한 지 한번 쯤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웰메이드 명품 영화란 찬사가 아깝지 않네요. 여러분도 꼭 한번 보세요! ^^
강동원 그는 <의형제>를 5글자로 어떻게 표현할까?
강동원 曰 " 진정한의리 " 그리고 "정말재밌다"
이번 주말엔 <의형제> 한편 보는 것은 어떨까.
통일부 상생기자 2기
조 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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