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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북한이탈주민이 제작한 최초 인권영화 ‘선택’

 

 

북한이탈주민이 제작한 최초 인권영화 ‘선택’

 

 

“우리가 말하고 싶은 건 남과 북의 사상적 우열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서다”

 

지난 13일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창립 10주년 감사예배를 맞아 탈북자 ‘선택’ 영화시사회가 CTS 기독 TV 방송 아트홀에서 열렸다.

 

영화 ‘선택’은 탈북자들이 제작한 첫 독립영화로서 기획, 제작, 연출, 출연에 이르기까지 순수 그들의 손으로 만든 영화다. 자유북한방송에서 국장을 역임했던 탈북자 출신의 채명민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직접 쓴 것은 물론 세트장, 배우 모집, 연출까지 제작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촬영에 들어간 ‘선택’은 주인공인 국가안전보위부 예심지도원이 상관의 모략으로 자신의 연인이 탈북자의 신분으로 감옥에 잡혀온 것을 보고 애인을 탈출시키려다 발각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구성한 것이다.

 

 

 

▲ 북한이탈주민들이 제작한 첫 독립영화 ‘선택’은 북한이탈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왼쪽부터 채명민 감독, 임광철(주연), 전명호 대표) [출처: 연합뉴스]

 

 

특히 감옥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고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몸소 겪은 일이라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연기를 배운 배우가 아님에도 모든 장면을 실제 경험한 터라 그들의 연기 속에서 북한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이 짙게 배어나온다.

 

영화 주제곡을 부른 한옥정 씨는 노래 가사가 너무 와닿아 눈물이 나와서 녹음을 못 했던 기억이 있다며 “자신이 살아온 길을 똑같이 영화로 찍는데 처음에는 너무 싫었다.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는 그런 길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한국에서 열심히 살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이 없어 못 가는 그리운 고향

죽어도 못 잊을 나의 고향, 너와 나 가슴에 안고 산다

 

-영화 <선택> 삽입곡 ‘가질 수 없는 사랑’ 중에서

 

배우도 스탭도 모두 북한이탈주민으로 구성되어 있어 영화를 제작하는데 고충이 많았다. 심지어 엑스트라, 삽입곡까지 전부 북한이탈주민이 직접 참여하였다. 새터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하는 ㈜하나컬쳐 전명호 대표는 “영화 제작비 문제로 계획한 분량의 절반에 불과한 48분짜리로 단축한 것이 아쉽다”며 “다음에는 북한이탈주민이 실제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영화 ‘선택’ 출연진 [출처: 자유북한방송]

 

 

그 동안 북한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꽤 있었지만 이렇게 북한이탈주민이 제작에서 연기까지 직접 만든 영화는 ‘선택’이 처음이다. 채 감독은 “북한 인권의 실상을 다른 누구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삶으로 겪은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이 영화가 남북한 통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상업영화에 길들여져 있는 관객의 눈에 50여분 남짓한 저예산 독립영화는 그 흔한 특수효과하나 없는 그저 밋밋한 영화일지 모른다. ‘선택’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북한의 엄연한 ‘현실’이며 이 현실은 향후 통일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직면할 미래이다. 북한이탈주민이 자유를 찾아 ‘먼저 온 미래’로 남한을 ‘선택’한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이들을 함께 살아갈 ‘상생의 동반자’로서 우리의 태도를 ‘선택’해야 할 차례이다.

  

 

 

상생기자단 2기 이일권

gul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