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계단강의실에서 제1회 청년 통일 PT 페스티벌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의 신용한 위원장이 본선에 진출해 뜨거운 PT를 선보인 10개 참가팀에게 심사평을 전하며 수상을 했습니다.
대상팀이 소감을 밝힌 후에는 특별한 손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대회장을 방문했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통일 한국의 주역인 청년들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질문하고 답했던 〈통일공감토크〉의 현장, 김가현 기자와 양다혜 기자가 전합니다!
(우측부터)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사진/양다혜)
토크콘서트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계단강의실을 가득 채운 청년들을 향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입을 연 홍 장관은 “오늘 열린 청년 통일 PT 페스티벌을 보고 젊은 세대인 여러분이 통일에 대해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아이디어를 얻고 싶었지만 오전에 행사가 있어 참여하지 못했다.”며 아쉬운 심정을 전했습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통일에 대해 가진 관심을 학우들, 친구들을 비롯한 지인들과 널리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 통일 열기가 가득하게 함께 노력해주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습니다.
◆ 데일 것 같은 열기, 청년들은 궁금해요!
신용한 위원장(사진/양다혜)홍용표 장관(사진/양다혜)
신용한 위원장은 토크콘서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8월 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신 위원장 : 지난 3박 4일간의 협상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8·25 합의를 이끌어낸 회담장의 뒷이야기가 궁금한데요.
홍 장관 :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던 이야기부터 하자면, 화장실은 충분히 있었습니다(웃음). 다만 회담이 43시간, 3, 4일로 길어지고, 실내에서 조금씩 자면서 회의를 하는 걸 반복하고 하다 보니 시간 감각이 없어졌어요. 23시간가량 지났는데 50시간은 지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신 위원장 : 기 싸움 같은 건 없었나요?
홍 장관 : 회담이 시작할 땐 아무래도 기 싸움 같은 게 있어요. 악수할 때 손을 세게 잡는다던가하는 거요. 그래도 회담이 다 끝나고 나면 웃는 얼굴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저도 회담 전후로 찍힌 사진을 보면서 차이를 느끼는데요. 양쪽 대표단의 얼굴 모습이 완전 다르거든요. 회담에 임할 때마다 앞으로 많이 만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토크콘서트는 미리 페이스북을 통해 받은 질문과 현장에서 받은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신용한 위원장은 연이은 청년들의 질문세례에 “열기가 뜨겁다.”며 즐겁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첫 질문은 “남북의 학생들이 역사문제에 있어서 공동의 선을 가지고 공부, 연구하는 모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였습니다. 홍 장관은 이에 대해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홍 장관 : 역사문화 부문에는 남북 간에 공동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이 많아 통일부 역시 그 부문에서 협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청소년 간의 교류를 하자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 안건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역사문제를 청소년이 함께 이야기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사업을 융합을 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도록 통일부도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남북 대학생, 청년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것이 문제겠지요. 남북관계를 앞으로 차분히 풀어나가면서 그런 기회를 좀 만들어 보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어주었으면 합니다.
이어진 질문은 통일비용에 대한 것으로, 정부 차원의 통일비용 추산과 처리계획에 대한 궁금증을 담고 있었습니다.
홍 장관 : 통일비용은 계산 기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통일 과정을 어떻게 상정하는지, 어디까지를 비용으로 잡을 것인지가 그 차이를 만듭니다. 때문에 민간에서 많이 계산을 하고 있지만 비용이 제각각인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 계산해서 제시한 금액이 없습니다.
물론 통일에서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에 필요한 비용만을 미리 만들기보다는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해놓고, 국제적으로 통일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많이 알려놓으면 통일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통일 비용 얘기가 나오면 제가 꼭 하는 얘기가 있는데요. 젊은 세대인 여러분은 통일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말고, 꿈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비용은 정부에서 책임지고 준비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통일을 계산하려고 하지 말고, 통일 후 꿈과 이상을 어떻게 펼칠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질문은 “홍 장관님이 바라보는 북한은 어떤 국가인지?”와 “정치·경제·문화 부문의 통일을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였습니다. 홍 장관은 “북한은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하지만, 동시에 함께 통일을 만들어 가야 하는 상대이다.”라며 ‘남북관계의 이중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남북의 교류와 협력이 늘어나며 신뢰가 쌓이고 협력의 수준이 높아지면 해결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계속되는 질문 세례에도 차분하고 진지한 대답을 내어주었습니다. 강의실을 채운 대학생들의 질문이 예리하고 뜨겁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콘서트장에서 오간 질문들을 간추린 내용입니다.
질문 : 통일은 더 이상 남한과 북한의 문제만은 아니며, 다른 국가들도 통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현재 통일부는 통일과 관련된 주변국가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있나요?
홍 장관 : 통일은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주변국의 협력 없이는 제대로 된, 우리가 같이 행복할 수 있는 통일을 만들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지요. 박근혜 정부에서는 통일 외교를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회담과 순방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해 상당부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요. 통일부도 한국의 통일이 주변국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어필하는 논리를 열심히 세우고 있고, 주요국 행사와 국제회의 등지에서 관련 문제로 많이 소통, 홍보하고 있습니다.
질문 : 통일을 위해 일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직업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지가 않습니다. 청년들이 통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또 청년들이 통일을 위해 일하기 위해 특별히 필요한 노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홍 장관 : 통일부가 통일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심적인 곳인 것은 맞습니다. 아무래도 공식적인 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통일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하는 통일입니다. 지난 5월 열린 <통일박람회>에만 160여개의 민간단체가 참가했습니다. 우리사회에서는 그 이상의 민간단체들이 통일을 생각하며 불철주야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민간단체에서 일을 할 수 있겠지요. 조금 더 넓게 생각하면 국제사회, 국제기구에서 재능을 펼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지, 꼭 통일과 관련된 부서나 단체에서만 일해야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리고 생각합니다. 경제, 문화 등 여러분이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통일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은 ‘통일’이 탄생할 것입니다.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질적으로 우수하고 이제껏 유래가 없었던 그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양다혜)
몇 개의 문답이 숨 가쁘게 지나가는 가운데, 신용한 위원장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겠다며 북한말 맞추기 퀴즈를 제안했습니다. 홍용표 장관은 직접 문제를 내달라는 요청에 ‘말밥’이라는 단어를 내놓았는데요. 자리에 함께 했던 기자단 역시 빠르게 머리를 돌려보았습니다. 오답부터 소개해드립니다! 당근, 미음, 말장난, 당연하지 등이 유력한 정답으로 몇 번 언급되었으나 결국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정답을 아시겠어요?
정답은 구설수였습니다.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 모두 소리 내어 웃으며 잠시 분위기가 가벼워진 사이, 새로운 질문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5·24 조치의 향방에 대한 질문에 대해 홍 장관은 “최근 5·24 조치를 해제하자는 주장이 많은데, 장기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5·24 조치는 북한과 교류를 중단하고자 내린 결정이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게 할 목적으로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천안함 폭침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과 국민들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5·24 조치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게 책임을 물어 북한 스스로 이런 행동을 그만 해야겠다 느끼게 만들어야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24 조치 하에서도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제스처는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며, “북한이 응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양다혜)
다음으로는 최근 여야가 합의를 이뤄 화제가 된 북한인권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북한이 여야가 북한인권법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을 두고 "도발"이라고 원색적인 비난 성명을 발표한 상황이 남북관계의 화해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질문이었는데요. 홍용표 장관은 북한인권법에 대해 “인권은 인류보편적인 가치로, 통일은 그런 가치를 끌어안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홍 장관 : 인권은 인류보편적인 가치로,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인류의 절대적, 보편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합니다. 이에 더해 통일을 위해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와 함께 통일을 일구어갈 북한 주민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직결된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들이 건강해야만 행복한 통일한국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런 차원에서 단순히 인권유린을 비롯한 인권 문제만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과 지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계속 반발하고 있어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반발하는데 왜 자꾸 인권문제를 제기하느냐,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말고 차라리 남북관계를 빨리 개선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이는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의 도발을 비롯해 문제가 되는 각종 행동들, 남북관계에 장애가 될 수 있는 행동들은 지금 회피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부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만 남북관계가 장기적 그리고 안정적으로 발전되어 통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야당에서는 남북 간의 대화를 이유로 북한인권 문제를 회피했지만 지금은 여야 할 것 없이 인권문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몇몇 쟁점이 남아있지만 의견은 많이 좁혀졌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평소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 가치철학과 모토가 무엇인지”묻는 것이었습니다. 홍 장관은 “학교 다니던 때부터 철학엔 영 약했다. 철학 과목은 피해 다닐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며 껄껄 웃음을 지었는데요.
홍 장관 : “내가 나에게 하는 질문”이라……. 일단 제가 다른 사람에게 많이 하는 질문이라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국가는 어떤 국가입니까, 국가는 무엇인가요?”입니다. 통일과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일과시간의 대부분을 통일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생각 속에서 맴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이 질문에는 젊은 사람들이 느끼는 북한과 평화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다는 의도가 담겨있어요. 여러 가지 답변을 통해 생각에 숨통을 트고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한답니다.
이제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진짜 통일을 ‘꿈’꾸나?”입니다. 공직에 들어온 지도 3년이 되어 통일이 제겐 업무가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오늘도 일처리 다 끝났다, 다행이다.”하고 생각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여러분에게 제가 “통일을 꿈꾸라.”고 말하는 것처럼, 저 자신도 과연 통일을 꿈꾸고 있는지 반성하는 차원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하는 것입니다. 지난 3월, 통일부 장관 취임사를 할 때 직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하루에 10분씩만 통일을 일로 말고 꿈으로 한번 생각해봅시다. 저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통일부 가족들에게도 이런 말을 하고, 여러분들에게도 자기 전에 10분만 통일에 대해 생각하라고 말한 것처럼, 저 스스로에게도 이러한 질문을 계속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장장 한 시간이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홍용표 장관의 맺는 인사와 함께 마무리되었습니다. 홍 장관은 “앞으로도 대학생 여러분과 이야기하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통일 공감대를 넓히고, 저 스스로에게도 신선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돕는 유익한 시간이다.”라고 감회를 전했습니다. 또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이용을 바란다는 수줍은 말씀도 건넸는데요!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계정을 방문해 좋은 생각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계속 들어가서 확인을 할 테니 응원도 해주시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전해주시면 희망찬 통일을 만들어 가는데 반영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 모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자.”는 신용한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통일공감토크>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과 홍용표 장관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한층 정겹고 푸근한 공기가 강의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앞으로 대학생들과 대화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는 장관님의 다짐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페이스북 계정을 소개하며 기사를 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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