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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민간 보양식

 

녕하세요 4기 상생기자 금경희입니다.

여러분들 무더운 삼복(三伏) 무사히 보내셨나요? 올해는 기나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이번 여름은 무지막지한 찜통 더위구만!"하는 분은 별로 없으실텐데요. 그래도 여름은 여름! 우리 몸은 지칠 수 있는데요. 저 역시 전국 일주하랴 이곳 저곳 취재하러 다니랴 몸이 허해졌지만, 온 국민의 보양식인 삼계탕과 장어를 먹고 건강하게 여름을 나고 있답니다^^

 

그러면 우리 북한 동포들은 이 여름을 어떻게 나고 있을까요?

 

지난 6월에 상생기자단 전동규 기자가 쓴 북한의 보양식 기사에 따르면 거북이 요리나 철갑상어 요리, 메추라기요리 같은 보양식은 대개 고위급 간부들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 '북한의 보양식' 전동규 기자(http://blog.daum.net/mounification/8768744)

 

특히 지난번에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소개한 북한의 '단고기(개고기)'와 '자라요리'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매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 북한이탈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런 음식들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거의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북한의 최고급 요리식당 '옥류관'의 한상차림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조선신보는 옥류관의 보양음식을 선전하면서 북한의 최고 단고기집의 운영방식을 소개하고, 단고기와 함께 인기가 많은 보양식인 자라 요리도 소개했습니다. ’자라 일식요리’는 살아있는 자라 한 마리를 요리해 코스요리로 내놓는 건데요. "4명이 푸짐히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리의 주 소비층은 역시나 고위 간부층입니다.

 

실제로 식량난으로 인해 북한주민들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져가고 있는 반면, 평양시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는 북한 돈 10만 원에 달하는 값비싼 ‘애완용 단고기(개고기)’ 요리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선 영양실조에 걸려 쓰러진 후에야 겨우 보양식을 먹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복날마다 삼계탕집이며 보신탕 집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한국의 모습은 생소할 뿐"이라고 합니다. 세 끼를 매일 해결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보양식까지 챙겨 먹는다는 것은 북한에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배부른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반 북한 주민들이 '보양'의 목적이 아닌 '생존' 목적으로 먹는 보양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몇 년새 잦은 가뭄과 홍수로 고질적인 식량 부족사태를 겪고 있는 북한이지만, 영양실조로부터 북한의 주민들을 구하고, 약으로도 쓰이는 토끼곰이나 닭곰, 염소엿 등과 같은 민간 보양식은 북한 주민들의 여름나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닭곰 요리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jjhao/130113349473)

 

 

북한에서는 '삼계탕'의 의미로 불리는 '닭곰'은 닭을 고아서 만든 음식인데요. 우리가 아는 삼계탕과는 달리 닭을 통째로 찐 음식이라 국물이 없으며, 인삼 등을 넣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대신 어떤 체질의 사람도 상관없이 먹을 수 있도록 황기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 밖에 염소 등을 삶아 물엿에다 담가 먹는 '엿'요리도 있습니다.

 

또한 '토끼곰 요리'는 토끼고기 안에 밤, 대추, 검은콩, 황기 등을 넣고 삶아 먹는 요리로, 1970년대 북한의 '꼬마 계획'이후 대중화 된 보양식입니다. 외화 벌이용 '꼬마 계획'에 의해 북한 주민들은 매년 정해진 양의 토끼 가죽을 바치기 위해 집집마다 토끼를 길러야 했는데요. 토끼는 번식력이 좋고 사육하는 데에 특별히 돈이 들지 않아 북한 주민들의 대중적인 보양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부위별로 요리하는 한국의 토끼고기와는 달리, 북한에서는 토끼를 통째로 삶아 먹으며, 고기를 발라 먹은 뒤에도 토끼 뼈를 계속 우려내 사골 국물처럼 먹는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표 보양식 토끼곰 요리(사진 출처 : 데일리NK)

 

이밖에도 북한에서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은 '콩물'과 '콩비지'입니다. 한 북한이탈주민은 텃밭 등에서 재배한 콩을 삶아 만든 국물인 콩물과 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비지를 북한주민들이 가장 널리 먹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콩물(사진 출처 : http://civitan04.blog.me/90093634827)

 

 

지금까지 북한의 보양식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만이 겨우 먹을 수 있는 호화로운 보양식부터 일반 주민들이 먹는 '생존식'까지 그 종류 역시 다양했습니다. 저는 '북한의 보양식'하면 바로 옥류관의 냉면이 떠올랐지만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이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들으니 다시 한 번 마음이 편치 않은데요. 서로의 음식문화를 공유함으로써 북한 주민들도 손쉽게, 자주 먹을 수 있는 보양 음식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