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통일부 제 8기 대학생 기자단 양주호기자입니다! 저는 요즘 외출을 할 때 입고나갈 옷이 없어서 걱정이랍니다. 그래서 옷을 구매하고자 인터넷을 찾아보던 중, 신기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6~7년 전에 유행했던 운동화가 똑같은 디자인 그대로 현재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죠. 역시 패션은 돌고 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 ‘과연 북한의 시대 별 의상은 어떻게 바뀔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를 그린 영화를 보면 그 당시 한창 유행이었던 의상을 확인해 볼 수 있듯이, 북한도 각 시기마다 유행했던 특정 트렌드가 있을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조사해봤습니다! 지금부터 북한의 각 시대별 옷의 패션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시기[1947-1959] : 검소한 옷차림과 우리민족 의복 고수
<당시 유행했던 북한의 한복>
이 시기에 유행했던 옷은 1948년 1월 12일 ‘강계군 각 정당, 사회단체 열성자회의’에서 한 김일성의 연설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의 옷차림에 관해 언급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 사람들 가운데는 모르고도 아는 체하며 없고도 있는체하는 버릇이 아직 남아있는데 이것이 큰 탈입니다. 무명옷에 짚신도 지 형편에서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인민학교 학생들도 양복에 고무신이 아니면 학교에 못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약하여 생산을 더 올리고 근로자들의 생활을 더 빨리 개 선할 수 있는 여지가 대단히 많습니다. 한 푼의 자이라도 조그마한 자재라도 아껴 쓰며 약한 모든 것을 부강한 조국 건설에 바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성한 의무이며 이것이 바로 건국사상입니다.』
이렇게 당시 김일성의 연설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이 시기 북한의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의 인민들이 잘 차려진 옷을 입는 것보다 무명옷을 입고 짚신을 신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근검절약과 자원을 아껴 경제력을 높이기 위함이겠지요. 또한 이 같은 지시는 경찰과 검찰일군 및 간부, 당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인민들만 검소한 옷차림으로 생활하고, 나머지 고위직 간부들은 양복과 같은 고급 옷을 입고 다닌다면 인민들이 차별감을 느낌으로서 반발이 생길 것을 우려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같은 원인은 아무래도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도입하여 옷 입는 방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남한의 국민들에 비하여, 북한의 인민들은 사회주의체제 아래에서 당국의 지시로 인민들의 패션이 좌지우지 됐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제2시기[1961-1964]: 노동과 생활에 편리한 옷차림
<당시 인민들은 위와 같은 노동복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60년에 들어서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의 몸차림과 거주 환경, 작업환경에 대하여 ‘문화 위생적’으로 할 것을 처음으로 언급합니다. 당시 김일성은 솜저고리도 제대로 입지 않고 머리도 깍지 않고 목욕도 제대로 하지 않는 노동자들을 지적하면서, “옷차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집과 마을도 문화 위생적이지 못한 가운데서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겠냐”고 반문하기에 이릅니다. 즉 김일성은 문화 위생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한 노동자들은 업무능력도 좋지 못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고, 이에 대하여 노동자들의 업무능력과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의복에 대한 발언이 이어서 나타납니다.
『의복제도도 천리마시대에 맞게 고쳐야 합니다. 요즘 일부 녀성들이 입고 다니는 짧은 치마는 보기에도 좋고 활동에도 편리하며 천도 많이 절약됩니다. 녀성들의 치마뿐 아니라 다른 의복들도 우리 인민들의 생활감정과 시대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생활양식에 맞게 해 입어야 합니다.』
북한은 노동 및 활동에 편리한 옷차림을 주장하였는데, 특히 여성이 작업할 편리한 옷차림을 언급합니다. 즉, 여성이 활동에 편리하도록 치마의 길이를 줄여 입을 것을 지시하였고 또한 여성이 작업에 편리하다면 바지를 착용하거나 짧은 머리, 파마머리를 해도 괜찮다고 말한 것이죠. 하지만 특이하게도, 바지의 착용은 작업을 하는 동안에만 입도록 하고 이를 제외한 회의, 모임을 가거나 길을 다닐 때에는 치마를 입도록 하는 것으로 제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적인 바지 착용의 허용은 인민들의 노동 편리성을 높여주고 생산 능률성을 높이려는 목적과 동시에 여성들에 대한 의복은 단정해야 한다는 북한 당국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3시기[1961-1980]: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
<깔끔하고 단정한 노동복>
사실 1960년 전반기 북한당국의 옷차림에 대한 지시는 두 개의 노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던 편리한 옷차림의 강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입니다.
『 어른들 가운데도 작업복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일할 때에는 작업복을 입지만 거리에 나갈 때에는 깨끗한 옷을 입고 다니도록 하여야 합니다. 민청과 녀맹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옷을 잘 입고 다니도록 강한 투쟁을 해야 하겠습니다.』
『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다 문화적으로 생활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문화적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지난날 지주나 자본가들처럼 호화롭고 방탕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있는 것을 가지고 깨끗하고 알뜰하게 거두고 살면 됩니다.』
1963년부터 1964년의 교시는 위와 같이 편리한 옷차림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작업복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지 말고 깨끗한 옷을 입고 다닐 것, 아이들에게 옷을 깨끗하게 입힐 것, 평양시민들은 문화 위생적으로 가꾸고 옷을 고상하게 입을 것을 함께 언급하였습니다.
결국 1960년 전반기의 패션정책은 ‘편리한 옷차림’과 ‘깨끗한 옷차림’의 두 가지 목표로 보이는데요, 이는 곧 노동의 능률을 높이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업무능력,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업무능력을 저해하는 여성의 옷차림을 지적하면서 문화 위생적인 생활문화를 강조하는 것이죠.
그리고 1960년 전반기의 이어서 1960년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는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강조하면서 비문화적인 생활습성을 버리고 사회주의적 생활문화를 확립하라고 지시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 당국이 실용성을 중시함과 동시에 격식을 차리는 것 또한 중요시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4시기[1980-1989]: 다양한 옷차림
<각양각색의 다양한 옷차림>
김일성은 1980년에도 평양 시민의 옷차림에 대하여 지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평양 시민의 옷차림이 화려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다양성을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1970년까지는 평양 시민의 옷차림이 깨끗하고 단정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것에서 변화된 것이죠. 이는 다음 문구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평양시민들의 옷차림이 화려하지 못합니다. 평양시민들이 화려하고 맵시있는 옷을 입지 않고 옷차림을 되는대로 하고 다니기 때문에 도시가 환하지 못합니다. 남자들은 여러 가지 색깔의 천으로 양복을 해 입지 않고 거의 다 검은색이나 곤색 천으로 양복을 해 입기 때문에 거리에 나가보아도 시커멓고 회의장에 가보아도 시커멓습니다. 평양시민들의 신발도 다양하지 못 합니다 .신발도 빨간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신발을 배합하여 신지 않고 거의 다 검은색신발만 신고 다닙니다.』
이렇게 김일성은 여성과 남성 모두 여러 가지 색깔과 형식으로 옷을 차려입고 신발을 신을 것을 지시합니다. 여성들은 옷 이외에도 몸매와 계절에 맞게 모자와 수건을 쓰고 꽃 양산을 쓰고 다니는 것도 좋으며 화장도 하고 다녀야 한다고 말합니다. 헤어스타일의 경우에도 “생김새와 나이, 직업에 맞게 다양하게 해야지, 천편일률적으로 같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심지어는 몸단장을 제대로 하지 않고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은 “도덕으로 실례되는 일”이라고 표현할 정도이죠. 그래서 1970년에 세웠던 목표는 생활한경이 깨끗하며 단정한 옷차림 생활환경의 조성을 의미한 반면, 1980년에는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추어 옷차림과 몸단장을 다양하게 할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이 갑자기 당국의 패션에 대한 트렌드가 바뀐 이유는, 1980년대에 북한이 '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과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 공연단의 방문' 등 해외 언론에 의해 북한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노출될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북한주민들의 옷차림을 통해서 경제적 상황이 해외로 노출될 것을 대비하여 다양하고 화사한 옷차림으로 활기찬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제5시기[1989-2004]: 조선옷 착용 장려
<북한의 다양한 한복>
마지막 1980년대는 현대적 미감에 맞는 다양한 옷차림을 제시하고 이를 입을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옷을 미감에 맞게 다양하게 해 입으면서도 우리 민족의고유한 특성을 옳게 살리도록”할 것을 강조하는데요, 이 때 우리 민족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는 것은 조선옷과 연관 지어서 설명합니다. 이는 김정일이 1989년 1월 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대화에서 알 수가 있습니다.
『녀성들의 옷차림문제가 걸렸습니다. 녀성들은 좋은 천을 가지고 조선옷도 제대로 해 입을 줄 모릅니다. 조선치마저고리는 예로부터 우리 녀성들이 즐겨 입던 고유한 민족옷의 하나입니다. 옛날에 우리 녀성들은 저고리에 긴 치마를 입고 여러 가지 색깔의 고운 코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지금 우리 녀성들이 조선치마를 짧게 해 입기 때문에 민족옷의 고유한 특성이 살아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조선치마를 짧게 해 입으면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녀성들이 조선옷을 민족적인 측면을 살리면서 여러 가지 색깔로 조화를 잘 맞추어 해 입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다양성을 강조한 부분은 1980년대 전반에 걸친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위 같은 발언에서 “조선옷”을 만들도록 하고 1960년 짧게 입던 여성의 치마를 “잔재”라고 표현하면서 다시 긴치마를 입도록 지시합니다. 그리고 1980년 초반에 다양한 헤어스타일이 아닌 인민의 정서와 체질에 맞는 단정하면서도 소박한 머리단장을 권장합니다.
이후 1990년의 복식정책은 조선옷을 보다 강조하는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조선옷을 비롯한 ‘우리식 옷차림’을 강조하는 목적은 변화하였습니다. 이는 곧 당시 젊은이들이 기존이과 다른 양상의 ‘부르주아 풍’ 즉 자본주의 사회의 영향을 받은 옷차림을 선호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자본주의 황색 바람’으로 타 주의가 물드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식옷차림’과 ‘조선옷 착용 강조’가 제기된 것이죠. 이해 되셨나요?
이처럼 북한의 시대별 패션을 살펴보았습니다. 자료상의 문제 때문에 비교적 최신의 패션까지는 분석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북한 또한 남한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패션이라는 체계가 비교적 잡혀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어떤 의복을 입고 다닐까요? 매우 궁금해지네요:)
이상 양주호 기자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뉴포커스, 한복입은 북한여인 흑백사진, 2013.02.28
패션엔, 100년 전 1차 세계대전이 여성복을 '엔드로지너스트'로 만들었다. 2014.07.30
이용수, 北, 노동자 감시 보위부원에 "10만불씩 상납하라",조선일보, 2012.09.27
정창현, 신세대 패션의 변화, 남과 북이 가까워졌다, 통일뉴스, 2013.09.16
전복희, 사회주의+전통유교 뒤섞여 ‘독특한 차별’, 여성신문, 2007.12.14
『북한의 복식정책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김린아, 2012
『20대의 정체성』, 살림출판사, 정성호, 2006. 5
『북한 여성의 헤어스타일에 관한 연구 : 2000년 이후를 중심으로』, 한국인 체예술학회, 박은주, 김민정, 2010
『한국 청소년의 패션의식에 관한 연구 : 1980년대 학생잡지를 중심으로』, 이화 여자대학교 교육원, 박정숙, 1991
『북한의 패션 (Vol.466)』, 북한연구소, 박소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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