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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맛 탐방 이야기 ④ 북한의 아이스크림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지난 기사에서 북한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음식들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는 맥주, 빙수, 보양식이었지요.

오늘은 이에 더하여 마지막으로 여름철 먹거리를 알아보고, 북한의 모습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여름의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하는 가장 친근한 음식은 무엇일까요? 앞서 소개한 여러 음식들이 있지만 단연 '아이스크림'이 부동의 1위가 아닐까 합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더운 날씨에 수업이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릴 때면 어김없이 "선생님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하며 졸라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여름철 더위에 지쳤을 때 아이스크림 하나로 잠시 동안 지친 마음을 달래곤 하지요.

북한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 '아이스크림', '까까오', '에스키모' 등으로 부르며, 북한 주민들 역시 여름에 아이스크림으로 무더위를 잊곤 한답니다. '에스키모'는 북한 아이스크림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럼 북한 주민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잊다.

북한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장마당에서 오이냉국이나 얼음, 까까오 등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까까오’ 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데, 북한에서는 컵에 담아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는 반면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까까오’라고 부릅니다. 우유, 설탕, 물, 사카린 등을 섞어 까까오를 만들 수 있다고 하네요.


#임혜민▲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인민군 병사의 모습(출처:뉴시스)

위의 사진에서 인민군 병사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군인이라고 하면 무섭고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사진 속의 인민군 병사는 여느 주민들처럼 아이스크림 하나로 더위를 떨치려는 모습이 정겹게까지 느껴집니다. 기강이 엄격한 인민군 병사 또한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아이스크림은 누구나 즐겨 찾을 수 있는 여름철 간식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남과 북으로 대치하고 있어서 가까이 여길 수 없는 인민군이지만, 통일 미래에는 이들도 모두 같은 국민으로서 같은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겠지요.


 북한에 이색 아이스크림이 있다?

#임혜민▲ 평신합작회사가 생산한 아이스크림 "에스키모"(출처:연합뉴스) #임혜민▲ 북한에서 스피룰리나를 첨가한 아이스크림과 사탕 등이 출시됐다.(출처:연합뉴스)

북한의 아이스크림은 단순히 우유맛, 과일맛 등 간단한 맛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북한에서도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하여 내놓고 있다고 합니다.

평양유성식료공장은 해조류인 스피룰리나를 배양해서 식료품 생산에 활용하는 공정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스피룰리나를 첨가한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영양 사탕, 영양 암 가루(물에 풀어 이유식 등 암죽으로 만드는 가루)를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스피룰리나에는 특유의 맛과 향이 있는데,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에는 이를 없애서 어린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이후 북한에서는 스피룰리나를 만병통치약이자 천연단백질 원천으로서 연구하고 배양하고 있는데, 이는 육류 섭취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또한 여름철을 맞아 평양에서는 연두부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두부 역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이스크림에 이를 넣은 것이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영양’을 내세운 아이스크림을 보며 여유 있는 일부 북한 주민들에게는 한국처럼 ‘웰빙’을 고려한 간식이 인기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상업과학연구소는 고구마 아이스크림을 개발하여 ‘건강식품’으로서 내세웠습니다. 고구마 아이스크림은 제조 방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구마 아이스크림은 고구마의 향기와 맛이 나고, 색깔 또한 고구마처럼 노르스름하다고 합니다.


#임혜민▲ 롯데푸드는 지난 해 10월 고구마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출처:EBN)

우리나라에서도 한 식품회사에서 고구마 모양을 잘 살린 고구마 아이스크림을 내놓아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 모두 고구마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것을 보면 고구마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많은 것 같습니다. 고구마를 즐겨 먹는 대학생 기자로서 북한의 고구마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면 두 개의 아이스크림을 비교하는 기사를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스크림에서 엿보는 북한 주민의 애환

그러나 모든 북한 주민에게 아이스크림이 달콤한 간식인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으로 인해서 쌀 대신 아이스크림으로 끼니를 연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쌀값이 비싸서 밥을 먹지 못할 때 사과 하나를 사는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는 북한이탈주민의 증언은 어려운 북한의 현실을 짐작케 합니다.

밀가루 5kg당 약 1500개의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까까오를 만드는 데에 밀가루 반죽과 우유, 설탕, 색소가 들어가고 밀가루 반죽의 양이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든 까까오는 단맛이 나지 않으며 제조시설이 열악하고 사카린을 다량 첨가하여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를 먹은 북한 주민들은 위염, 급성대장염 등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앞서 살펴본 '건강식품'으로서의 아이스크림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처럼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북한의 계층과 그에 따른 생활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 북한의 무더위를 날려주는 맛 탐방 이야기 기사를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독자들 또한 혹서의 날씨를 이러한 먹거리로 극복해왔을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여름철 먹거리들이 북한에서는 어떤 모습이며, 북한 주민들의 삶은 어떠한지를 함께 생각해본다면 통일의 당위성이나 통일 미래의 식문화 또한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대학생 기자 임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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