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우상화의 상징, '김일성/김정일화(花)'

 

 

우상화의 상징, 김일성/김정일화(花)

 

 차가운 공기가 어느덧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뀌는 요즈음. 목련을 시작으로 연둣빛의 새싹들과 가지각색의 꽃망울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다. 생김새도 향기도 각각 다른 꽃들은 꽃말이라는 고유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아름다운 꽃과 함께 하는 것 같다. 

 

 이처럼 아름다움과 행복함이 담겨져 있는 꽃 이름을 사람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반면, 특정인의 이름이 꽃 이름으로 된 경우도 있다. 한 예로 아시아에서 크게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배우 배용준씨와 권상우씨의 이름을 딴 난이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에 전시되어 있어 아시아 각국의 관광객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보타닉가든에서는 이벤트성으로 싱가포르에 방문하는 유명인사의 이름을 따서 난의 이름을 짓고 있다.

 

 이러한 취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북한에도 사람 이름을 딴 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겠지만 김일성화(花), 김정일화(花)가 바로 그것이다. 꽃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주로 그들의 존재를 대표시키고 대중문화에 있어 그들을 상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꽃이지만 조금은 두려운 꽃, 김일성화(花)와 김정일화(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 김일성화(花)

 

 

 

 난(蘭)과에 속하는 열대식물로서 김일성을 상징하는 우상화(花)인 김일성화는 1965년 초 인도네시아 식물학자인 마카사르가 식물원에서 처음 발견했다. 발견 후 이름을 붙이지 않았는데 1965년 4월 당시 보고르 식물원을 방문한 김일성 주석이 그 난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고, 동행한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이 이에 김일성 주석의 이름을 올리겠다고 말해 김일성화로 불리게 되었다. 이 일이 있은 지 10년 뒤 1975년 김일성화가 평양에 보내졌고, 김일성 주석의 65회 생일인 1977년 4월에 북한주민들에게 처음 소개되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주로 충성의 꽃, 김일성주의 혁명의 꽃 등으로 불린다. 특히 붉은 자주색의 김일성꽃은 김일성이라는 존재를 상징하게 되면서 김일성 찬양내용의 시와 가요 등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게 됐다. 1981년에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식물단체가 이 난초의 이름을 덴드로븀 김일성란(蘭)으로 등록해 학회에서는 이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북측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에 바친 조화에는

진분홍색의 김일성화와 붉은색의 김정일화가 함께 박혀 있었다. ⓒ 스포츠칸

 

 

 김일성화는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줄기높이 30~70cm, 직경 1~1.5cm이고 보통 6~8개의 마디로 되어 있다. 마디마디 하나씩 나며 잎모양은 버드나무잎 모양으로서 길이 12-18cm, 너비 2.5~4cm이다. 꽃대는 잎이 6~8개 있는 새 줄기의 끝에서 1~2개가 나와 20~25cm 정도 자라며 3~15개의 꽃송이들이 핀다. 꽃잎 3개, 꽃받침이 3개이며 크기는 7~8cm이고 꽃색은 진분홍보라색이며 꽃받침의 선단에 약간 흰색을 나타내는 것이 기본특징이다.

 

 

 

 

2) 김정일화(花)

 

 김정일화 역시 김정일 위원장을 상징하는 우상화(花)로써 1988년 2월 그의 46회 생일 때부터 소개되기 시작했다. 불멸의 꽃으로도 불리는 김정일화는 일본의 원예학자인 가모 모도데루가 남미가 원산지인 베고니아의 뿌리를 20년 동안 연구해 개량한 품종을 김정일에 바친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 선전 매체들에 의하면 가모 모도데루가 “조선 인민과 일본 인민들 사이의 우호와 연대성, 세계평화위업에 공헌하고 계시는 친애하는 김정일 동지를 흠모하여 그의 존함과 결부시켜 꽃의 이름을 김정일화로 명명하고 1988년 2월 16일(김정일의 46회 생일선물)에 즈음하여 그 꽃을 김정일 동지께 바치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화와 마찬가지로 김정일화 역시 이를 소재로 그를 찬양하는 시와 노래가 많이 알려져 있다. 박미성 작곡/우정희 작사의 김정일화라는 노래가 대표적인 것으로

 

 

그리워 달려가는 우리의 마음처럼/

이 강산에 붉게 붉게 피어난 꽃송이/

아 붉고 붉은 충성의 김정일화/

송이송이 어려있네 따르는 한마음

 

와 같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베고니아과의 다년생식물인 김정일화는 크기가 보통 10∼20cm이며 다섯번째와 여섯번째 잎사귀에서 첫꽃이 핀 다음 차례로 피어 올라가면서 10∼15개의 꽃이 4달이상이나 지속적으로 핀다. 꽃은 진한 붉은색이며 한포기에서 수꽃과 암꽃이 따로 핀다.

 

지난 2월에 열린 제15회 김정일화축전 ⓒ 연합뉴스

 

 김정일화는 1997년부터 김정일 위원장 생일행사의 하나로 첫 김정일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대외적으로 체제선전에 이용되고 있고, 북한 전역에 보급되어 각 식물원 내의 김정일화 온실에서 재배해 보급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생화는 낭비적이고 자본주의적이라는 의식이 강해 이에 관한 연구와 재배가 미비하여, 주로 조화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상화의 하나로 김일성화, 김정일화에 대해한 연구 및 보급화에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각 지역에 전시온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년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을 전후해 경연대회도 펼치고 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북쪽에도 봄바람이 불면 색색의 꽃들이 봄을 알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꽃을 봄의 첫 소식이 아닌 사상이 담겨있는 상징물로 접하는 북쪽의 주민들에게 봄은 여전히 겨울일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 꽃을 보고 그저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 자료출처

두산백과사전

북한의 농업, 부경생, 서울대학교출판부, 2001

 

 

 

 

 

통일부 상생기자단 3기

명세희 기자

earthgirl39@naver.o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