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문화재 반환을 위해 남북이 하나로 뭉치다 - 오구라 컬렉션 반환운동

오구라 컬렉션


여러분은 '오구라 컬렉션'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생소해하실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오구라 컬렉션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수많은 문화재가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던 때에 오구라 다케노스케라는 한 일본인에 의해 그의 수집품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문화재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남북이 제출한 오구라 컬렉션의 보관 중지 및 향후 반환 요청을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오구라 컬렉션에는 어떤 문화재들이 속해있는지, 이를 진정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저와 함께 이야기해볼까요.


  한국문화재 약탈의 3대장 중 하나인 '오구라 다케노스케'

이토 히로부미’,  ‘가루베 지온’,  ‘오구라 다케노스케’  이 세 사람은 일제강점기 문화재 약탈의 3대장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이 중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문화재 도굴의 왕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해간 장본인이며 그가 수집한 유물은 무려 1천여 점에 달합니다

경부철도 대구출장소의 경리주임으로 일본에서 건너온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한 고리대부동산업 등을 시작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그는 자신의 부를 이용하여 1921년부터 전 한반도에 걸친 광대한 문화재 수집을 진행하였는데이는 단순한 문화재 수집에서 벗어나 약탈 및 도굴까지 동반한 방법으로 당시 한반도에 존재하던 엄청난 양의 문화재들을 자신의 개인 수집품으로 삼았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이토 히로부미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가루베 지온▲ 가루베 지온 (출처: 조선일보)             오구라 다케노스케▲ 오구라 다케노스케 (출처: 위키피디아)

오구라 다케노스케의 불법적인 문화재 수집 행각은 그의 수집품들 중 하나인 조선왕실 풍혈반의 수집 과정에서만 보더라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1981년 오구라 컬렉션이 도쿄박물관에 기증될 때 제출된 목록서를 보면 명성황후 시해현장에서 반출이라고 이전에 오구라가 수집품 목록에 기재한 부분이 있어 결국에는 이것이 정당한 수집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총독부는 유물의 소지와 신고를 단속하는 '고적 및 유물 보존규칙령' 이라는 것을 제정해 도굴행위 및 출토품의 신고, 유물의 이전과 처분에 있어서 경찰서장을 거쳐 총독부의 허가를 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런 제재와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한국문화재 반환 목록에서 '오구라 컬렉션'이 제외된 이유는 무엇인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한 이후, 오구라 다케노스케는 자신이 수집한 물품들을 가지고 일본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이후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주도한 한일 협정 당시 민간분야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문화재를 반환하도록 일본 정부가 장려한다.”는 내용이 의사록에 들어가 있지만 우리 정부가 강력히 반환을 요구했던 오구라 다케노스케의 수집품들은 결국 문화재 반환 목록에서 제외됩니다

그 이유는 개인이 소장한 것을 국가 차원에서 반환할 수는 없다.”라는 일본 정부의 역설적인 입장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국보개념과 비슷한 중요 문화재라는 것을 만들어 중요 유물들이 국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일제가 약탈해간 우리의 문화재를 찾기 위해선, 남북한이 하나로 뭉쳐야.. 

하지만 오구라의 수집품들 중 백제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통일신라 시대 금동비로자나불입상’, ‘가야 금관’, 그리고 조선대원수투구’ 같은 유물들은 물론 다른 수백여 종의 물품들 역시 우리 민족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중요한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문화재입니다

따라서 혜문스님을 필두로 한 남한의 시민단체 문화재 제자리 찾기와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은 지난 11월 5일 차금련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장의 명의로 일본이 약탈해간 오구라 컬렉션의 반환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일본 측에 제출했습니다


금동비로자나불입상▲ 금동비로자나불입상 (출처: 불교신문)               조선대원수투구▲ 조선대원수투구 (출처: 한겨레)        

 

하지만 일본 측의 결정은 철저한 거부였습니다. 우리 측의 문화재 조정 및 보관 정지 신청에 대하여 도쿄 간이재판소에서 열린 조정기일에 출석한 행정법인 국립문화재기구와 도쿄국립박물관 관련자는도굴물품 소장 의혹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일관하며 공식적인 대답을 회피함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 정부가 아닌 개인이 오구라 컬렉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당사자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조정불성립으로 결론지었는데요

이와 같은 일본의 대응은 10여 년 전 남북한 연합의 북관대첩비 반환운동 당시 북관대첩비 반환을 위해서는 남북간 조정이 필요하며 신사에 반환을 강제할 수 없다.”, “비석은 원래 북한의 길주에 있었던 것이니, 남북이 통일되면 돌려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던 것과 상당히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한발자국 더 나아가 남북한의 공동 요청을 개인의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점에서 옹졸한 책임회피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남북 공동 성명서▲ 조불련 측이 전달한 남북 공동 성명서 (출처: 아시아경제)

 

 북관대첩비 사례나 이번의 오구라 컬렉션 반환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본 또는 조선의 문화재를 약탈해간 서양 국가들에 대한 우리 측의 반환 요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반환운동들은 지난날에 남과 북이 별개로 진행했던 사업에서 점차 서로 연대하고 제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오구라 컬렉션 반환운동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북관대첩비 반환의 성공 경험을 거울삼아 남북한의 국민들이 서로 힘을 합친다면 과거의 쾌거를 다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 7기 대학생 기자단 이태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통일부기자단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글 내용에 공감하셨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