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영화 '민우씨 오는 날' 통일부에서 상영되다.

 

민우씨 오는날

지난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직원직무교육이 있었습니다반나절 간 진행된 이 날 일정은 영화 민우씨 오는 날을 보며 눈물로 마무리 되었는데요영화감상을 한 200여 명의 통일부 공무원들에게 이산가족상봉 재성사의 의지를 다지게끔 해주는 계기가 되었길 바래봅니다.


  강제규 감독 '민우씨 오는 날'로 돌아오다 

강재규 감독의  민우씨 오는 날은 직무교육 하루 전 날인 18일에 개봉했으며홍콩국제영화제를 위해 아시아의 유망한 감독 4명에게 자금을 지원한 프로젝트가 계기가 되어 제작되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대국민적 사랑을 받은 강제규 감독이 그 중 한명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인데요강감독이 2011년 마이웨이’ 이후 3년여 만에 첫 개봉한 작품이라 더욱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민우씨 오는날


상영관에서 막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를 정부청사에서 볼 수 있었던 건 가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통일부와 영화배급사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상영에 앞서 영화관계자인 오종환 제작실장이 간단한 무대인사를 하였는데요.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가까이서 공유할 수 있는 통일부에서의 시사에 감사를 표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또한 영화의 엔딩장면에 나오는 마지막 한옥마을 씬(scene)에서 배경에 변화를 주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부분을 주목해서 봐달라고 당부하였습니다.


통일부 민우씨 오는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영화 '민우씨 오는날'을 보고있는 통일부공무원들.

통일부 민우씨 오는날 △'민우씨 오는날' 오종환 제작실장의 무대인사.


여러분은 어떤 대한민국에 살고 계십니까? 가족을 보고 싶어도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그마저도 불확실한 분단국가. 이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문채원씨(최연희 역)는 자신의 기억을 모두 잃어가면서도 60년 간 북에 넘어가 볼 수 없는 남편(배우 고수)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이번엔 오래 안 걸려. 토요일이면 올거야. 이번에 오면 우리 (평양)냉면 먹으러 가.”라고 말하는 고수는 대사로 짐작해 보았을 때, 남북분단 이전에 남북경계선을 넘나들며 활동을 하던 상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를 기다리는 문채원은 센터에서 치매치료교육을 받는 백발노인이지만, 자기자신을 첫 남편과 사랑하던 젊은 여인으로 기억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에도 세세함이 묻어납니다. 문채원이 극중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기억해 내는 것들. ‘숭어국, 오곡밥, 가자미식혜,...’ 이것들 모두가 북한음식입니다. 김치 역시 우리가 먹는 김치와는 사뭇 다른 개성김치이지요.

  민우씨 오는날 △영화 중 나오는 북한식 밥상.

민우씨 오는날 △숭어국만이라도 전해주면 안되느냐고 애원하는 주인공.

 아쉬운 점이자이 영화의 치명적인 실수가 있다면남북관계악화로 민통선을 넘지 못하고 돌아오는 적십자사 남측이산가족상봉단의 장면입니다영화에서는 18차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대표단의 의견차이로무기한 연기되었다고 나왔지만실제로는 18차까지는 성사된 바 있습니다이후 19차 상봉부터 어려움이 따르게 된 것이지요. 

전 남편만을 그리워하며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문채원)으로 인해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난 둘째남편의 딸은 행복하지 못했던 부모님 모습을 보고, 자신은 결혼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날 무렵 자신이 결혼함을 밝히며, 엄마가 축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미국에서 전화를 걸어옵니다.

엄마는 속앓이 하면서 그저 기다리기만 했지만, 그녀의 딸은 남북분단과 같은 비극이 없는 타지에서 새출발을 하는 이야기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이전세대는 이루지 못했던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오랜 소망을 우리들은 이룰 수 있고 이뤄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민우씨 오는날 △이산가족상봉 성사실패로 오열하는 주인공.

한해에 4천 명에서 5천 명의 이산가족상봉희망자이신 어르신들이 돌아가십니다. 현재 7만 여명이 생존해 계시지만, 이 추세로는 3년 후엔 3만 명만 생존해 계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하루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유롭게 실시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문채원씨의 담담한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켠이 저려 오실 겁니다. 통일부 공무원들도 눈물을 훔쳤던 영화 민우씨 오는 날.’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어, 민우씨를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우리국민 7만 명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아픔이 다음 세대에 전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린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민우씨 오는날

 

영화 '민우씨 오는 날' 예고편을 감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