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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어느 탈북 대학생과의 토크콘서트 - 일곱 번째 통일의 만찬

통일의 만찬


지난 11월 26일 부산에 위치한 장대현 직업교육원에서 일곱 번째 통일의 만찬 행사가 열렸습니다. 통일의 만찬은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 실천운동연합(이사장 임창호, 이하 북민실)이 주최 하고 남북하나재단이 후원하는 행사로서 북한이탈주민들과 부산 시민들이 모여 함께 만찬을 즐기고 북한 인권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행사입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열린 통일의 만찬 소식을 제가 지금까지 전달해드렸는데요, 이번 행사는 2014년 마지막 행사였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과 부산 시민 약 100명이 모여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한국에 와서 대학 생활을 하는 탈북 대학생 2명(장은아, 장옥진)을 초대하여 대화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되었는데요, 이들은 청년 탈북 대학생들이 아니라 남편과 자녀들을 가진 어머니 탈북 대학생들이었습니다.

행사는 먼저, 북민실 재단의 이사장인 임창호 이사장의 재단소개와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임창호 이사장은 “2014년 한 해 동안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시어 감사드리고, 그동안 열린 통일의 만찬에 참석해주시어 매우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의 말과 함께“내년에도 더욱 알찬 프로그램들을 준비하여 부산 시민들이 북한인권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이 계속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는 2015년의 각오를 말하였습니다.

 

북민실 재단 임창호 이사장▲ 인사말을 전하는 북민실 재단 임창호 이사장

임창호 이사장의 인사말이 끝난 뒤, 만찬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과 부산 시민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익명의 북한이탈주민은“그동안 열린 통일의 만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부산 시민들이 이렇게 우리들에게 관심이 많았는지 느끼게 되었고, 함께 이야기하며 밥을 먹을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었다.”며 통일에 만찬에 대한 느낌을 전하였습니다.


북한이탈주민▲ 만찬을 즐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과 부산 시민들

 

화기애애한 만찬이 끝나고 본격적인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북민실 재단에서 사전에 조사한 질문들을 정리하였는데요, 허준영 북민실 사무국장이 두 탈북 대학생들에게 질문하고 그에 맞는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제가 요약해보았습니다.




탈북 대학생▲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Q. 어렸을 때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장옥진  저의 어렸을 때 꿈은 간호사였습니다. 간호사의 꿈을 가진 첫 번째 이유는 제가 형제가 4명이고 둘째인데 저는 어릴 때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병원 신세를 오랫동안 지게 되었는데 그때 북한의 병원 사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의료기술도 열악하고, 몇 명 되지 않는 간호사들이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다보니 죽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특히 저는 소아과 병동에 있었는데 하루에 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희 아버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일 년동안 지켜보면서입니다. 아버지가 앓으시던 병은 큰 병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병도 북한에서는 고치지 못해 아버지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한국에 와서 간호학과에 다닌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장은아  저의 어렸을 때 꿈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저의 어렸을 때 꿈은 제 꿈이 아니라 아버지의 꿈이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의사가 되길 바라셨거든요. 아버지께서는 의사에 대한 꿈 때문에 결혼도 한의사이시던 어머니와 결혼을 하셨어요. 제가 또 장녀이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유치원에 다닐 때도, 소학교에 다닐 때도, 중학교에 다닐 때도 계속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의사가 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저의 어렸을 때 꿈은 의사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Q. 북한에서 살고 계시던 지역의 특색을 자랑해주세요.

장은아  저의 고양은 평양이라서 지방과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평양이야기는 제가 말 안 해도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을 하게 되면서 남편이 있던 양강도 해산으로 가게 되었어요. 90년대 중반부터 찾아온 경제난과 어려움 때문에 장사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희 부부는 금 장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어느 날 어떤 집에서 금을 사가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어요. 저희 부부는 속으로 “집에 금이 얼마나 많길래 금을 사라는 연락을 하지?” 라고 하며 그 집을 찾아갔어요. 그 집에 찾아가 대문을 지났는데 깊게 땅이 파져있었어요. 

집주인에게 “이 웅덩이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하니 그 집주인이 우리 집에서 금이 나오는 것 같은데 진짜 금인지 한 번 봐줄 수 있냐고 감별요청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금 감정법대로 감정을 했죠. 그런데 이 금들이 진짜 금이었어요. 그래서 그 집 주인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고, 저희도 보상으로 금을 받았습니다. 제가 살았던 지역은 이렇게 금이 많았습니다.


장옥진  북한산들이 대부분 민둥산으로 알고 계시는데 북한에도 나무들이 많은 깊은 산이 있어요. 한국에서 송이버섯이 귀하죠? 제가 살던 곳에 있는 산을 한 번 돌고 오면 송이버섯을 주머니에 가득 채우다 못해 목에 주렁주렁 걸고 와요. 그래서 저는 송이버섯이 산에만 가면 있는 것으로 알았어요. 그리고 앞에서 장은아 강사님이 말씀 하셨듯이 북한에는 광산이 많아요. 

특히 금이 매장되어 있는 산이 많은데요. 어렸을 때 동네 아저씨들이 선물로 주던 것이 작은 금돌이었어요. 북한에는 장난감이 따로 없으니 돌이나 나뭇가지들을 가지고 놀았는데 저희는 금돌을 가지고 공기놀이도 하고 놀았어요. 그 정도로 북한에는 금도 많고 다양한 자원들이 많이 매장되어있어요. 그러나 북한에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그 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요. 그래서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남한의 기술로 그 자원들을 올바르게 사용하였으면 합니다.

 

Q. 언제 통일이 될 것 같나요? 그리고 우리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장옥진  통일은 우리에게 멀지 않고, 눈앞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이제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혼란만 가져오기 때문에 우리가 모두 준비해야하는 것입니다. 통일의 만찬과 같은 통일 행사에 참여하고 지식을 쌓으며 우리 모두가 준비한다면 통일은 빨리 찾아올 것입니다.

장은아  제가 탈북을 하는 과정 중에 통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탈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어찌 통일이 안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라고 말이죠. 통일은 금방 올 것 같아요. 탈북하는 사람들은 계속 있고 북한은 계속 어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분들이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따뜻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안아주고 보살펴 주어야 하는 이웃들이구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통일은 남과 북이 같이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 여러분 주위에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돌아보고 도와준다면 바람직한 통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통일의 만찬을 취재하면서 북한이탈주민도 우리의 식구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식구는 말뜻 그대로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인데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하는 만찬의 시간들이식구라는 말뜻을 그대로 잘 전달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이상 제7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하진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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