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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아시아 속 북한을 만나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북한선수단


지난 10월 24일 폐막한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모두 보셨나요? 최초로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였던 대회였는데요. 특별히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북한과 함께해서 뜻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는 모두 끝났지만, 지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나누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만난 아시아 속 북한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뉴스에 나온 소식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함께 살펴볼까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북한 사상 최초 참가

2014년 10월 18일,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23개 종목, 41개국 6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1975년 장애인 AG 창설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같이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된 것은 ‘Passion of Asia 2014’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는 스포츠 약소국가 8개국에게 체재비, 항공료 등 1억3천200만원을 지원하여, 비회원국인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회원국 전원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더불어,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 이후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 가지 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북한선수단

그것은 바로 북한이 사상 최초로 참가한 장애인아시안게임 이라는 점입니다. 이제껏 북한에서는 장애인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번 대회에 선수단을 정식으로 참가시킴으로써 변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선수단은 육상 1명, 양궁 1명, 탁구 4명, 수영 3명 등 총 4개 종목 9명의 선수, 24명의 임원 등 총 33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날 1991년 현정화 선수와 함께 남북 단일팀으로 탁구 부문에서 우승을 이뤘던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도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9월 평양에서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상을 입어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참가국 가운데 가장 먼저 선수촌에 입촌했습니다. 

10월 14일 오전 11시 인천 구월아시아드선수촌아파트의 국기광장에서 입촌식을 가졌으며, 북한 선수단의 입촌식 행사는 라오스, 시리아, 싱가포르, 인도, 대만 등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현 북한 선수단장은 선물 교환식에서 황연대 선수촌장에 개성 고려인삼을 건넸습니다. 황 선수촌장도 정현 선수단장에 공예작품을 선물하며 화목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북 선수단 경기마다 남북공동응원단과 시민서포터즈가 떴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이 발족했습니다. 공동응원단은 10월 1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장애인아시안게임에 사상 최초로 참가한 북한 선수단을 환영한다.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아시아의 모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하는 평화의 축제가 되고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장애, 비장애를 넘어 모두의 마음을 잇는 화합의 장이 되듯이 오늘 발족하는 남북공동응원단의 뜨거운 열정과 함성이 남북관계의 회복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라고 했습니다.


남북공동응원단과 시민서포터즈

또한 인천에서 시민 1만5,000여명, 청년 20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서포터즈’를 운영하였습니다. 이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소외국가들을 향해서도 뜨거운 응원 활동을 펼쳤습니다. 각국 선수단 입국 때 공항에서 선수단들을 반갑게 맞이하였고, 특히 북한선수단 입국 때와 그들의 경기에서 열렬한 응원으로 동포애를 발휘해 큰 감동을 줬습니다. 또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등 3개 단체 1,000여명은 경기장 곳곳에서 북한선수단을 응원하며 선수들의 경기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의 찬란한 개막

'열정의 물결, 이제 시작이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대회는 10월 18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펼쳐졌습니다. 개회식에는‘Impossible Drives Us(불가능이 우리를 이끈다)’라는 주제로 박칼린 감독이 연출한 공연과 성화 점화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최종 성화 점화는 2009년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인 수영신동 김세진군과 어머니 양정숙씨가 하셨습니다. 공연을 통해 정말 불가능을 새로운 가능으로 이끌어 낸 노력과 창의성, 그리고 그 도전에 대한 수고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고, 마지막 점화대로 올라가는 두 모자를 보며 모두가 감동에 박수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개막식을 마무리 하고 이어서 각국 선수들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

첫 경기는 휠체어 농구 경기로 시작되었고, 마지막 경기 순서까지 뜨거운 열기와 감동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한편, 한국의 박홍규선수와 북한의 전주현 선수가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 남자단식 TT6(서서 경기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중증인 등급) 준결승전에서 만났습니다. 

박홍규선수는 2014 베이징장애인세계탁구선수권 3위에 올랐던 경험이 있고, 예선에서 일본, 홍콩, 이라크 선수들과의 경기 등을 모두 이기고 4강에 올랐습니다. 반면 전주현선수는 국제 경기에 처음으로 출전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후보로 올라있던 태국선수를 이기고 준결승에 오르는 대단한 실력을 보였습니다. 1세트와 2세트는 박홍규 선수와 전주현 선수가 각각 승리했지만, 3,4세트는 박홍규 선수의 승리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경기 후, 박홍규는 전주현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고, 두 손을 맞잡은 양 선수를 바라보는 관중들과 북한 선수단의 뜨거운 박수로 그 장면의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남북탁구대결

주최국인 한국에서는 23개 전 종목에 역대 가장 많은 474명의 선수단을 파견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메달 72개, 은메달 62개, 동메달 77개라는 풍성한 결과로 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처음으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은 수영과 탁구에서 동메달을 1개씩 따내었고, 종합 공동 29위를 기록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경기에서는 신기록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23일 경기 결과 육상에서 아시아 신기록 27개, 세계신기록 6개, 수영에서 아시아신기록 45개, 세계신기록 1개, 싸이클에서 아시아 신기록 3개, 역도에서 아시아신기록 23개, 세계신기록 7개, 사격에서 아시아 신기록 14개, 세계신기록 7개로 총 아시아신기록은 112개, 세계신기록은 23개가 수립되었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의 폐막

10월 24일,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를 주제로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박칼린 교수가 총감독을 맡았고,'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연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는 선수, 감독, 코치, 가족, 조력자 등 기쁨과 영광의 날을 함께 만들어낸 이들과의 지난날들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폐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 선수들은 지난 7일간의 시간들을 추억하며 감격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4년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재회를 약속했습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


  게임 기간동안 북한 선수단의 모습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거부하며 단절된 관계로 지냈습니다. 언론과의 모든 인터뷰뿐만 아니라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각국 선수단과도 교류하지 못하며,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한 장애인조직위조차 북한 선수단과 연락을 하려면 북한 담당 실무자가 아닌 신원이 불명확한 ‘정부지원단’이라는 부서를 거쳐야 했습니다. 북한 선수단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며, 다음번에는 더 가까이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경기 후 전하는 한국의 마음  

10월 31일, 한국 통일부는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의 공식 요청에 응하여 북한 선수단의 체류비용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는 것을 결정했고, 최대 9만2천 달러를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부담하는 항공료 등을 제외한 체류비용이며, 최종 정산작업 후에 실제 집행 규모가 확정될 예정입니다.


  만남 자체로 기쁘고 감격스러운 마음, 통일 is coming soon

북한 선수단과 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그들이 남한에 입국하여 보낸 시간들,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를 치르며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기까지 이 땅에서 생활하였다는 것 자체에 참 기쁘고 감격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비록 남북한이 한 팀으로 출전하지 않았고, 서로 관계를 쌓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눌 시간은 없었을지라도 남북한 선수들을 비롯한 코치, 감독들 및 관중들에겐 특별한 감동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통일에 대한 소망을 더욱 실제적으로 염원하며 꿈꾸게 되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우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모습으로 이루어지진 않더라도, 이렇게 하나씩 북한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장들을 가질 때, 서로의 눈빛을 통해 마음이 전해지고 진심어린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그리고 꿈꿔봅니다.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생기고, 그럴 때 마다 더욱 친밀한 관계로 맺어져, 아직 걸음으로는 왕래할 수 없지만, 마음과 생각으로는 서로 만나는 사이가 되기를. 그래서 통일의 문이 열렸을 때, 얼싸안고 기뻐하는 그 날이 오기를. 오늘도 통일의 발자국을 함께 내딛어 봅시다. 오늘이 모여 그 날이 될 것입니다. 통일 is coming soon!

[이미지 출처 :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