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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북한이탈주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재미탈북민연대(NkinUS)



조진혜▲ 조진혜 씨가 유엔 인권조사단에게 기아로 죽어간 남동생 이야기를 하고 있다.(출처:뉴시스)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여러분은 미국에 난민으로서 공식적으로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몇 명인지 알고 계시나요? 미국에서 2004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이후 171명의 탈북민들이 난민으로 미국에 정착하였습니다. 어떤 곳에서든 소수 집단에 속할 경우 일반인이 누리는 권리를 찾는 것,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171명이라는 극소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이 거대한 미국 영토에서 살아가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재미 탈북민 연대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북한이탈주민 조진혜 씨는 중국 소재 수용소에 1년 이상 억류되어 있다가 지난 2006년 베이징의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를 통하여 미국에 입국한 이후 재미탈북민연대 설립을 주도하였습니다. 

조 씨 또한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이 굶주려 목숨을 잃은 뒤 중국으로 탈출했으나 두 차례나 공안에 의해 강제 북송되어 고문을 받았고,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유엔 인권조사단에게 자신의 품에서 기아로 죽어간 남동생 이야기 등 본인의 경험을 증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겪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이 무사히 미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조 씨는 뜻이 맞는 탈북민들과 함께 재미탈북민연대를 설립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하나원'의 역할을 자처하는 재미탈북민연대

재미탈북민연대는 청년지도자 양성을 위한 한미 양국의 ‘WEST 프로그램’을 통하여 미국에서 연수중인 한국 내 탈북 대학생 10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탈북 학생들이 미국 문화를 접하며 겪는 어려움을 함께 살피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하네요.

재미탈북민연대는 탈북 학생뿐만 아니라 북한에 있는 어린이를 구출하는 일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정된 `2012 북한 어린이 복지법안 (North Korean Child Welfare Act of 2012)’에 힘입어 북한을 간접 체험하는 북한마을과 북한 어린이 교육기관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단체의 고문을 맡은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의장은 재미탈북민연대가 미국사회에서 한국의 ‘하나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탈북민▲ 흑인 강도단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차에 매달려 중상을 입은 탈북민(출처:연합뉴스)

재미탈북민연대는 미국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후원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현지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탈북민 조 모 씨가 주유소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쓰고 돌려주지 않은 채 달아나는 흑인 일가족의 차량에 매달려 끌려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도로 위에 넘어져 머리 등 온몸에 상처를 입고 의식을 잃기도 하였으나 의료보험이 없어 응급실에서 사흘 만에 퇴원하여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그는 평소 재미탈북민연대 회원으로서 다른 북한이탈주민을 도와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재미탈북민연대 대표 조진혜 씨는 페이스북에 '탈북민 형제를 도와 주세요'(Please Help a North Korean Defector)라는 페이지를 개설하여 SNS 상에서 후원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이틀 만에 수백 달러가 모이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재미탈북민연대는 미국 사회에서 생활하는 북한이탈주민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느라 정착이 늦어지는 점을 고려하여 후원금을 전달하여 미국 정착을 돕기도 합니다.

 

 문화 공연, 대학 강연,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시위 등의 다양한 활동

탈북자 피아니스트 김철웅▲ '마중' 콘서트에서 연주 중인 탈북자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출처:미국의 소리)

작년 봄 재미탈북민연대는 버지니아에서 ‘마중’ 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주민 돕기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대북 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의장과 탈북민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이 자리에 참석하여 북한 인권에 대해 연설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주민 돕기 콘서트는 공연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재미탈북민연대는 여러 차례 통일 음악회를 개최하여 문화와 통일을 접목시켜 미국 사회에 작은 울림을 주고 있으며, 버지니아 죠지메이슨 대학, UCLA 대학, 메릴랜드 대학 등에서 강연을 통하여 북한인권의 실상을 알려왔습니다. 이외에도 북한 장마당 음식 바자회, 마음의 통일 컨퍼런스,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시위 등을 개최하여 다양한 경로로 북한의 실태를 알리고 한국의 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171명의 재미 탈북민, 인구 3억이 넘는 미국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박연미▲ ‘2014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북한 인권현실을 고발한 박연미 양(출처:YTN) 박연미▲ LiNK 홈페이지에 있는 '장마당 세대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글은 "You all know Yeonmi"라고 박연미 양을 소개하며, 많은 미국인들이 그녀의 활동을 종종 접해 왔다는 점을 시사한다(출처:LiNK)

앞서 미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171명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소수집단이 미국 사회에서 아무리 강연을 하고 북한인권 실태를 진술한다 하더라도 큰 변화를 이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단 한 명의 증언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을 이미 목격하셨을 것입니다. 최근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열린 '2014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박연미 양이 북한인권 실태를 고발했던 것이 그 사례입니다. 박연미 양은 이번 연설을 하기 이전에도 팟캐스트 방송을 통하여 북한인권 실태를 알리는 일을 해 왔다고 합니다. 


저는 10월 초에 페이스북을 통하여 북한인권 동아리 LiNK 활동을 하는 미국인 친구들이 박연미 양을 태그하여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았고, 이를 계기로 박연미 양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인 저와 여러분이 모르고 있을 때에도 많은 미국인들은 이미 그녀의 활동을 접했고, 북한의 현실을 전해 들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사례를 보며 북한이탈주민 한 명 한 명의 적극적인 노력이 충분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단 한 명의 대학생이 내는 목소리가 이렇게나 큰 것을 보면, 171명의 재미 탈북민들이 앞으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재미탈북민연대가 가진 힘이며,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활동이 앞으로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주어서 북한인권 현실 또한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기대됩니다. 이상 미국과 한국의 교량이 되고 싶은 대학생 기자 임혜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