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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체제의 본질 <주체사상>, <수령체제> 들여다보기

북한의 이념과 체제


여러분은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해 얼마큼 알고 계시나요? 북한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수령제' 정치체제와 절대적인 통치체제인 '주체사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체제들은 북한 사회에서 자리매김한지 반 세기 이상이 흐른 만큼 그 뿌리가 매우 깊답니다.  

듣기만 해도 따분해지는 '정치체제' 혹은 '이념'에 대한 이해가 왜 필요할까요? 바로 한 국가의 이념은 그 나라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념은 사회의 발전방향, 속도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침반이자 수행의 준거 틀(framework)이죠. 나아가 국민 개개인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의 기반이 됩니다. 

이념, 즉 그 국가의 본질에 관해 깊이 이해할수록 우리가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필요한 대안들을 모색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념과 체제라는 측면에서 북한 사회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북한의 최고 통치이념 <주체사상>은 무엇일까 

 북한에서 '주체'라는 말은 1950년대부터 사용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제는 고유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주성을 가진 사회적 존재인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자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를 주장해서 언뜻 보면 굉장히 인류중심적일 것 같지만, 실상 주체라는 개념은 김일성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의 사회주의 헌법 제4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조선로동당의 주체사상을 자기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당규약 전문 "조선로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는 규정에서 공식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2010년 개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다."

조선노동당 규약(2010년 개정)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을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하는 주체형의 혁명적 당이다."

 

김일성 주체사상은 북한의 유일한 통치이념입니다. 북한에서 유일무이한 사상이자 북한 정부가 세계 모든 타종교를 배척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요. 1972년 북한 사회주의 헌법이 제정되면서 주체사상은 공식 통치이데올로기로 규정되었습니다. 주체사상은 북한의 사회·경제·정치·외교·문화 등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이면서 김일성 일가의 절대적 지배체제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과 당 규약에서 주체사상과 수령의 절대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신격화시킨 1인을 정점에 두고 국가의 모든 영역을 지배합니다. 수령제의 이러한 종교적인 특수성 때문에 사회 전반에 걸친 체계, 국민성, 교육정책, 기관 및 상징물 등에서도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심이며 머리 <수령>

 수령이란 고려·조선 시대 주(州)·부(府)·군(郡)·현(縣)의 각 고을을 맡아 다스리던 지방관의 총칭을 일컫는 말입니다. 북한에서 수령이라는 개념은 북한의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심이며 머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지금과 같은 수령체제가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당내에서 김일성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반대 세력이 제거되면서부터입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김일성에 대한 우상화가 노골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죠.  


북한의 이념과 체제▲ 북한 3대 세습(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한은 3대째 권력 세습을 이어오면서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 지위를 이어받아 군권과 당권, 국가권력을 모두 장악한 최고 사령관으로 추대되었습니다. 북한은 수령인 김일성이 일제의 압제로부터 인민을 해방시키고 구원했다는 일종의 구원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키고, 중앙집권적인 유일영도체계를 더 치밀하게 구축해올 수 있었던 것이죠. 김정일 사후 북한 정권은 김정은에게 '영원한 국방위원장', '영원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라는 명칭을 부여하면서 주민들에게 환타지적 감성을 자극하며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은 똑같다는 인식을 주입시켜 왔습니다.  


 김정은의 집▲ 김정은의 집, 15호 관저. 사진 <영국 텔레그래프>

 

과장된 신화를 바탕으로 민족의 태양 등으로 추앙받고 있는 수령의 손자, 김정은의 집은 어디일까요? 평양 중심부에 있는 초호화 저택 '15호 관저'라 불리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을 위한 이 주택과 집무실 건설에는 약 1734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김일성 일가는 북한 전역 내 최소 33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28곳은 가족 전용 철도역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진 속 그 방대한 규모와 투입된 예산의 규모만으로도 짐작이 되지만, 절대적인 1인의 초월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체제를 상징하는 건물들과 기념일 

 수령을 상징하는 건물은 그 수와 규모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평양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탑인 170 m 짜리 주체사상탑이 있습니다. 북한 전역에는 또한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약 38,000여 개나 있습니다. 약 1조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만든 금수산기념궁전 안에는 김일성 부자의 시체가 안치되어 있습니다.(시체 관리 비용은 1년에 11억 원) 얼마나 거창한지 정문과 울타리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졌고 궁전 내부로 들어가면 시체보관실까지 무빙워크가 끝도 없게 이어진다고 합니다. 

매년 김일성·김정일의 생일인 태양절, 광명성절이 찾아올 때마다 김정은은 이곳을 참배합니다. 주민들도 역시 김일성 부자의 동상 앞에 모여 참배합니다. 북한 정권은 사적지, 박물관, 동상 등을 통해 수령을 우상화하면서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며 신정정치의 토대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렇듯 수령제는 수많은 상징물들을 만들고, 참배라는 양식을 통해 주민들의 삶 속에 이데올로기를 침투시켰고, 강화시켰다는 점에서도 종교와 비슷합니다.


북한의 이념과 체제▲ 김일성 동상을 참배하는 주민들/평양 금수산기념궁전.

 

북한은 수령과 관련된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치릅니다.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이 있는 2월부터 태양절(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까지 2개월 동안은 축제기간으로 해서 갖가지 기념행사가 이어집니다. 북한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태양절의 2012년 행사비용은 약 2조 2,000억 원으로 사용내역을 보면 김일성 일가 초상화 1,700만 개 교체, 영생탑 4,000여 개 건립, 류경호텔과 만수대지구 초고층 아파트, 평양 민속공원, 만경대 물놀이장 건설 등 각종 선전용 토목공사, 50 km에 달하는 수로공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4월 친선의 봄 예술축전', 군 열병식 행사 등 다양한 국가급 행사가 평양에서 열립니다.


태양절▲ 태양절 축하 합창공연. 사진 : 중앙일보

  

  어떠한 경우에도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세계

  아시다시피 북한사회는 수령제에 대한 비판을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북한에는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이라는 매우 독재적인 강령이 있습니다. 이 법은 교전(敎典)에 가까운데 핵심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권위를 절대화하여야 한다(제3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사상을 신념으로 삼고 수령님의 교시를 신조화하여야 한다(제4조)". 특히 제3조 세칙 6항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초상화, 석고상, 동상, 초상휘장, 수령님의 초상화를 모신 출판물, 수령님을 형상화한 미술작품, 수령님의 현지교시판, 당의 기본구호들을 정중히 모시고 다루며 철저히 보위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수령의 교시를 언제나 정중히 인용할 것과 이에 어긋나게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을 분명하게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념과 체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사진 : 뉴시스>

 

이 법이 존속되는 한,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억압받는 현실에 대해 어떠한 반박 의견도 낼 수 없으며 항의 글도 작성할 수 없습니다.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와 배지 및 우상화 작품들을 얼마나 잘 모셨는지('보위 사업'이라고 함)에 따라 주민들이 평가받는 이유, 북한의 사상교육에 불복종하거나 불성실할 경우 수용소에 감금되거나 연좌제 처벌을 받는 이유, 자신들이 굶어 죽어도 최고권력자만은 보위해야 한다고 철저히 믿는 이유가 바로 이 법에 있습니다. 이 법이 속히 폐기되는 것이 북한이 열리는 길이며, 북한이 사는 길입니다. 

수령제, 문희수▲ 북한의 수령제 (도표제작)

 

  인간의 존엄성과 공존할 수 없는 체제

 

 수령님을 위하여서는 청춘도 생명도 기꺼이 바치며

-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 제2조 세칙 2항 -

 

 2년 전 쯤에 북한의 14살 소녀가 산사태로 인해 집에 물이 차올라 당장 대피를 해야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를 지키려다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사생관(死生觀)까지도 수령에 의해 규정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민들은 유일사상 10대 원칙에 따라 수령과 관련된 모든 우상화 물건들을 목숨처럼 지키도록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받습니다. 수령에게 절대 복종과 충성을 강요당하는 사회에서는 최악의 상황일지라도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김일성 주체사상, 어떠한 경우에도 늘 옳고 비판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세계. 이처럼 신화와 현실세계를 접목시킨 세계관을 통치 원리로 삼은 나라의 모습,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UNICEF 통계에 따르면 현재 북한 전체 어린이 40%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전기가 모자라 얼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며, 북한 정부의 인권탄압을 피해 탈북한 약 1만 여명의 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되거나, 임신한 뒤 강제 북송될 경우 낙태를 강요받기도 합니다. 그곳에서는 강제 고문과 처형, 영유아 살인도 비일비재합니다.[각주:1] 천문학적인 국가의 예산이 절대자 1인을 신격화·우상화하는데 쓰이는 와중에 수없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 했으며 그 희생은 여전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 사실과 직면하지 않고서 본질적인 통일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은 북한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보자는 일차원적 논리가 아니라 북한 체제의 본질적인 부분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북한 사회의 본질은 수령제에 있으며, 북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적인 문제들은 '본질'을 다룰 때 최선의 대안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체제가 모든 인간이 존엄할 수 있는 권리, 고귀한 생명의 가치를 보장할 수 있습니까? 자유와 인권, 평등, 평화, 정의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수령체제는 결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이상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7기 문희수 기자였습니다.

 

<참고자료>

정은찬, <최근 북한 동향과 변화 전망>, 통일부 통일교육원

네이버 지식백과 "주체사상"

2014 美국무부 인신매매보고서 (Trafficking in Persons Report 2014) 

김일성 태양절 악마의 축제,뉴데일리


 <사진 출처 : 1, 2, 4>

  1. ‘2014 美국무부 인신매매보고서’ 자료 정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