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미 씨는 2007년 탈북하여 2009년에 한국에 입국한 올해 스물 하나의 꽃다운 청년이랍니다. 연미 씨는 북한의 실상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의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이 바뀌길 바라고 사람들이 북한이 바뀌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대중매체에 많이 출연합니다. 하지만 연미 씨에게 한국인들에게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들려주는 것은 충분치 않았습니다. 연미 씨는 전세계에 북한의 상황을 알리고 싶어 1년만에 독학으로 얻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미국의 여러 방송에 출연하여 북한이 개방되는 것에 힘써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연미씨는 지난 5월 25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북한사람들에 대한 보도보다는 북핵, 북한의 지도자 등에만 초점을 맞추는 언론들에게 답답함을 느낀 것이 동기가 되어 칼럼을 썼다고 합니다. 북한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북한 안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이번 칼럼을 통해 북한 사람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럼 연미 씨의 칼럼을 같이 보실까요?(클릭하면 영어로 된 원문이 나옵니다.)
The hopes of North Korea’s ‘Black Market Generation’ The Washington Post
Yeon-mi Park, Published: May 26
Yeon-mi Park is a media fellow at Freedom Factory, a for-profit think tank in Seoul. She wrote this with Casey Lartigue Jr., her co-host on the “Casey and Yeon-mi Show’’ podcast about North Korean issues. They can be reached at anewhumanbeing@gmail.com.
I escaped from North Korea in 2007. Two years later, I arrived in Mongolia, along with my mother and five other people. Armed with knives and prepared to kill ourselves, we begged the soldiers who caught us not to send us back to our native country.
.Like a lot of North Korean refugees, I would not mind visiting a reformed North Korea one day. I have hope for such a place because whil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debates how to help North Koreans, change is happening — from within.
To paraphrase Lenin, things have to get worse before they get better. In the last decades of the 20th century, North Korea’s economy went from bad to worse, hitting rock bottomduring the famines of the 1990s. To survive, North Koreans began to engage inprivate market activity, which today accounts for as much as 80 percent of family income. The public distribution system that has provided North Koreans with rations since the 1950s can’t compete with the spontaneous order of the market.
There are many changes going on, and it is my generation — often called the Jangmadang, or “Black Market Generation” — that will make changes permanent. North Korea’s Black Market Generation has three main characteristics. The first is that it has no devotion to the Kim dynasty. Kim Il Sung founded the country in 1948 and ruled it with an iron fist until his death in July 1994. Born in 1993, I was brainwashed to glorify him and his economic system of “juche,” or national self-reliance — but I have no memory of him. There are some in my generation who profess admiration for him and his progeny, but they just don’t want to lose their “loyal” status under North Korea’s government-imposed “songbun” caste system. They are concerned about themselves, not the Kim dynasty.
The second characteristic: Our Black Market Generation has had wide access to outside media and information. The private market has provided more than food and clothing — it has also provided TVs, bootleg South Korean movies and K-pop videos, USBs and DVDs. As a girl in North Korea, I saw “Titanic,” “Cinderella,” “Pretty Woman” and “Snow White” — not to mention WWE wrestling. As American philosopher Eric Hoffer wrote: “It is not actual suffering but a taste of better things which excites people to revolt.” North Koreans who have grown up watching such entertainments as I did and know they are not as dangerous as the regime has claimed for decades will be unlikely to enforce censorship once they are in positions of influence. Already, seeing movies and music videos from South Korea has inspired many North Korean youngsters to talk openly about wanting to live there. Of course, they will eventually recognize that not all South Koreans live like those they see on screen — but they will find that even lower-class South Koreans live better than most North Koreans. Non-governmental organizations and others who have managed to get information and movies into North Korea should be proud of themselves: They have had an impact.
The third characteristic of the Black Market Generation: We are capitalistic and individualistic. We grew up with markets; we have experienced buying and selling. I recall regularly going shopping with my mother. This development of markets is important because it undermines the “songbun” of North Korea. With the government in charge of social classifications and food distribution, it has always determined who could acquire wealth and who would starve. The private market removes that from government control. Members of the Black Market Generation want to be as wealthy as the people they see in foreign movies. Based on reports I have heard from refugees who have recently escaped to South Korea, the late Kim Il Sung would not recognize his country’s economy today. Politically, the regime still cracks down on dissent and issues meaningless edicts about the evils of capitalism. But it must know: Juche has died, and markets are on the rise.
The Black Market Generation of North Koreans will be the one to change the country’s society. We know both halves of Korea well. We can lead change from the bottom up. If I ever return to a reformed North Korea, I will be thrilled to meet my peers, as we attempt to bring wealth and freedom to people who were forced into poverty by the Kim dynasty.
북한 '장마당 세대'의 희망- 워싱턴포스트 박연미, 기고일: 5월 26일
박연미는 서울의 한 영리기관인 'Freedom Factory'에서 홍보대사를 맡고있다. 그녀는 북한관련 이슈를 다루는 "Casey and Yeon-mi Show"에서 같이 방송을 하는 Casey와 이 칼럼을 공동으로 작성했다. 이메일: anewhumanbeing@gmail.com --------------------------
나는 2007년에 북한을 탈출했다. 2년 후 나는 엄마와 5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몽골에 도착했다. 우리는 자살하기 위한 칼로 무장한 채로 우리를 잡은 군인들에게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여느 탈북자들이 그렇듯 나도 언젠가 개혁된 북한에 가보고 싶다. 나는 개혁된 북한에 대해 희망을 갖고있다. 북한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 지 국제 공조가 논의 되고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변화가, 북한 안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레닌의 말을 빌려보자면, 어떤 것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더 나빠져야 한다고 한다. 20세기의 지난 몇 십년간 북한의 경제는 1990년대의 기근을 겪으며 나쁨에서 더 나쁨으로 치달았다.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들은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시장수입은 이제 북한 가계 수입의 80%를 차지한다. 1950년대부터 북한사람들의 식량을 공급해주던 배급제도는 자연스러운 시장의 질서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북한에는 많은 변화들이 진행중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 흔히 '장마당 세대'라 불리우는 나의 세대가 그 중심에 있다. 장마당 세대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특징은 김씨 왕조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는 것이다. 김일성은 1948년 북한을 세우고 1994년 7월 죽을때까지 철권통치를 했다. 1993년에 태어난 나는 김일성과 그의 '주체사상','자주국방' 등을 찬양하도록 세뇌당했지만 나는 그의 기억조차없다. 물론 내 세대 중에도 김일성과 그의 자손들을 떠받들자고 주장하는 몇몇이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다 북한의 카스트 제도인 '성분' 체제에서 그들의 귀족의 지위를 잃고싶지 않아서 그럴 뿐이다. 그들은 김씨 왕조가 아니라 자신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의 두번째 특징은 외부의 미디어와 정보에 접근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시장은 우리에게 음식과 옷보다 더 값진 것을 주었다. 텔레비전, 불법 한국영화와 한국가요 비디오, USB와 DVD등 이었다. 북한에 있었던 소녀시절 나는 WWE 레슬링은 두말 할 것 없고 "타이타닉","신데렐라","프리티 우먼","백설공주" 같은 영화를 보며 자랐다. 미국의 철학자 에릭 호퍼는 "실제로 겪는 고초보다는 더 나은 것에 대한 갈망이 사람들을 혁명으로 이끈다"고 했다. 북한 정권에서는 수십년간 외국문물의 위험성을 강조해왔지만 나처럼 외국문물을 접하며 자란 북한 사람들은 외국문물이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우리가 힘을 갖게되면 더이상 외국문물에 대해 검열을 강화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의 영화와 음악을 접한 많은 북한의 젊은이들이 한국에 살고싶다고 말할 정도로 영감을 받은 상태이다. 물론 그들은 나중에 모든 한국인들이 드라마같은 삶을 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못사는 한국사람이라도 대부분의 북한사람보다는 잘 산다는 것을 안다. 북한에 정보와 영화들을 뿌려주려고 노력한 비정부단체들과 모든 분들은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될 것이다. 이렇게 영향을 주었으니 말이다.
세번째 우리 세대의 특징은 자본주의적이고 개인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시장과 함께 성장한 만큼 무언가를 사고 판 경험이 있다. 엄마와 함께 정기적으로 장을 보러가던 기억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시장의 성장은 '출신성분'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기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사회 층위를 정하고 식량을 배급하는 체제 하에서, 누가 부유해지고 누가 굶을 것인지 정하는 쪽은 항상 정부였다. 하지만 시장이 등장하면서 정부의 층위결정권은 사라졌다. 장마당 세대들은 외국영화에 나오는 사람들만큼 부유해지고싶어한다. 최근에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김일성은 지하에서 지금 자기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 정권은 여전히 반대파들을 탄압하고, 무의미하게도 자본주의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야 할 것이다. 주체는 죽었고 시장은 살아나고 있다.
장마당 세대는 북한 사회를 바꿔나갈 세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두 개의 코리아를 잘 알고있고 밑에서부터의 변화를 이끌 것이다. 만약 북한이 개혁되어 내가 다시 돌아게 되면, 가난할 수 밖에 없었던 김씨 왕조의 사람들에게 부와 자유를 가져다 준 우리 세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짜릿할 것이다.
translated by Park Jinsoo
많은 외국인들이 연미 씨의 칼럼을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남한사람들도 북한이 많이 개방되었다 정도만 알았지 이렇게까지 자본주의가 발전해 있고, 신세대들이 외국문물과 잦은 접촉을 하며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연미 씨의 칼럼을 읽고 많은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또, 칼럼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연미 씨가 자유아시아방송(RFA)와 한 인터뷰에서 "제가 어릴 때의 기억은 아침에 눈만 뜨면 수퍼마리오 게임을 했습니다. 게임을 많이 했고, 또 미국의 프로레슬링 프로그램도 보고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도 봤습니다."라고 말했는데, 더 이상 폐쇄적이지 않고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최근동향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연미 씨는 또 "지금까지 북한이라면 고난의 행군 등의 힘든 부분만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의 젊은이가 어떻게 살고 있고 그들의 의식세계가 어떠한지, 즉 북한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세대의 생각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방송을 출연하고 있는 주찬양 씨도 비교적 최근인 2011년도에 북한을 탈출했는데, 최근에 있었던 한 토크콘서트에서 "우리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힘써야하는데 주변에 탈북한 북한 친구들을 보면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앞장서서 북한을 바꿀 힘을 기르기 위해 미국에 유학을 갈 예정이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북한의 울타리에서 나와 외부세계를 몸소 겪으면서 자신들이 북한을 바꾸고 통일에 이바지해야할 세대라는 것을 스스로 의식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말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단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북한의 젊은이들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국의 젊은이들도 잊으면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