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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쫑알쫑알 수다방

외국인 친구들이 느끼는 남북통일의 필요성과 걸림돌

외국인 남북통일


찌는 듯 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한창입니다. 여러분은 더운 여름에 맞서 무엇을 계획하셨나요? 바다나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기도 하고,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방방곡곡으로 여행을 가기도 하거나, 혹은 해외여행을 떠나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돌아온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초원 기자 또한 이번 방학을 어떤 식으로 알차게 보낼까 곰곰이 생각하다 교내에서 진행하는 외국인 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에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초원 기자가 재학 중인 충남대학교에서는 '국제여름학교(International Summer School)'라는 프로그램을 9년 째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시작된 국제여름학교에는 9개국 14개의 자매대학에서 26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충남대학교를 찾아 주었습니다. 이들은 3주간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데, 전주한옥마을 투어·태권도 체험·사물놀이 감상 이외에도 남과 북의 관계와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특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평소 다른 나라에서 어떤 시선으로 남북관계와 통일을 바라보는지에 대해 궁금했던 찰나, 이런 프로그램 덕분에 외국인 친구들의 생각이 어떤지 조금이나마 살펴볼 기회가 되어 들뜬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외국인 남북통일▲김병주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의 모습

 

특강은 지난 7월 30일 수요일 충남대학교 경상대의 한 강의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에서 재직 중인 김병주 교수이며, 「Inter-Korean Relations―Historical Perspective & Future Outlook」이라는 제목으로 두 시간에 걸쳐 강의를 하였습니다. 김 교수는 한국 청년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해방 이래 남북의 역사와 남북 관계, 통일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 남북관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시선 등의 내용을 외국인 학생들에게 쉽고 유익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강연 주제를 다소 지루해 할까 걱정 했으나, 모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강연을 잘 들어주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김 교수가 모든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날 정도로 학생들은 열정을 다해 평소 북한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강연이 끝난 이후, 특히 관련 주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몇몇 학생들을 대상으로 메신저를 통해 아래 네 가지의 공통된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이들은 모두 성심성의껏 답변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비록 한두 사람이 자국을 대변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나라 밖에서 바라보는 통일에 대한 시선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어 답변을 살펴보는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 우리 한 번 외국인 친구들의 생각을 잠깐 엿보도록 할까요? 



1.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된다면, 당신이 사는 나라 또는 세계에 어떤 이득이 될 것 같나요? 

  좋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통일이 된다면, 세계평화가 이루어질 거예요. (Binta Anjasni, Indonesia) 

  통일을 하게 되면 세계에, 특히 대한민국의 주변국가에 평화가 찾아올 거예요. (Zheng Qingshuo, China)

  러시아는 남북한 두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요. 북한과는 경계를 맞대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한반도의 안정적인 상황은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해요. 통일이 되면 러시아는 남한과 무역을 하는 데 있어서 지금처럼 선박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교역을 할 수 있을 거예요. (Yevgeniy Smagin, Russia) 

  물론, 전 세계에 엄청난 혜택이 있을 거예요. 한반도의 통일로 인해 북한이 현재 불법적으로 다루고 있는 무기의 사용이 중단된다면 세상이 더 안전해질 거예요. 게다가, 통일이 되고 나면 북한에는 도로나 발전소 등과 같은 새로운 사회간접자본이 건설되어야 하겠죠. 이 때 다른 나라들이 그들의 기술을 통일된 한국에 제공함으로써 한국은 남북 간의 기술 격차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다른 나라와의 경제적인 관계를 도모할 수도 있어요. (Matthias Schope, Germany)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경제적인 의존도가 약하기 때문에 통일이 되어도 인도네시아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한국의 통일은 남한과 북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들이나 세계에 이득을 주긴 할 것 같아요. 제 생각에, 통일로 인한 주요 혜택은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위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에요. 통일이 된다는 건 북한이 세계를, 특히 남한을 향한 신뢰의 마음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Nela Navida, Indonesia)

  두 나라의 통일은 각국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분야의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Bi Feng, China)


2. 남북이 통일하는 데에 가장 주된 장애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군사, 경제, 국제 구조에 있어서 두 나라간의 격차가 커요. 각자가 추구하는 사명과 비전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Binta Anjasni, Indonesia) 

  남북한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식도 다르고 살아가는 배경도 다르잖아요. 그게 가장 큰 장애물이에요. (Li Shu, China)

  아무래도 두 나라간의 큰 격차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요. 서로간의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요. (Zheng Qingshuo, China)

  남한과 북한은 현재 정신적으로 너무 달라졌어요. 경제, 교육, 의료체계 뿐만 아니라 언어도 달라지고 있어요. 통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너무나도 다른 두 정치체제가 문제에요. 남한이 북한의 통치체계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죠.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말이에요. 북한의 엘리트 문제는 또 어떤가요?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그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지위를 절대 놓고 싶어 하지 않잖아요. (Yevgeniy Smagin, Russia) 

  첫째, 정보의 부족과 두려움의 문제가 있어요. 북한의 주민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거의 알고 있지 않은데다가, 그들의 정부에 대해 두려움을 안고 있어요. 이런 상황은 독일이 통일하기 직전의 상황과 비교해 보았을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동독은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Wir sind das Volk(우리가 인민/국민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소위 월요 시위(Monday Demonstration)를 통해 서독과의 통일을 요구해 나갔답니다. 둘째, 현재 북한의 지도자는 그다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정은은 나라를 통치해 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게 제 의견이에요. 게다가 그의 정치는 남북 간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잖아요.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남한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런 문제가 통일의 주요 장애물인 것 같아요. (Matthias Schope, Germany) 

 북한의 지도자였던 김일성과 김정일이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내세웠던 이념이 가장 큰 문제에요. (Nela Navida, Indonesia)

  남한과 북한의 정치리더십이 통합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문화나 경제적인 차이의 문제점도 있는 것 같아요.  (Bi Feng, China)


3. 요즘 한국의 많은 청년이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해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교육부와 같은 기관에서 남북한 간의 청년포럼을 주최하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Binta Anjasni, Indonesia)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통일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건데, 이에 대해서는 역사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를 그저 가르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해 또한 시켜야 한다는 뜻이에요. 또한, 일상생활 내에서 기성세대와 젊은 층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소통을 해보는 것이 좋을 거예요. (Zheng Qingshuo, China)

  대중매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한국어 전공을 하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한국의 언론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쌍하게 살고 있는 수백만의 북한 주민이라던 지, 통일이 된 이후 재건해야 할 경제·정치·사회 체계에 대한 단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다는 거예요. 통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그에 대한 필요성을, 즉 하나의 나라가 되는 것에 대한 장점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전쟁의 위협이 없는 새로운 삶이라던 지, 또는 국가경쟁력을 확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야 할 거예요. (Oleg Smagin, Russia) 

  대중매체가 청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잖아요. 통일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는 대중매체의 활동은 남한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대중적인 토론을 하도록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Matthias Schope, Germany)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 혜택에 대한 정보의 부족이 원인인지도 몰라요. "왜" 통일이 중요한지 아는 것도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해요.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제가 하나 제안하자면, 남한의 청년들에게 "왜" 통일이 중요한지, 그리고 "무엇"이 통일로 인한 혜택인지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요. (Nela Navida,Indonesia)

  한국의 청년들은 국가의 통일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기르기 위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Bi Feng, China)


4. 통일이 되어야만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개인적으로는 통일에 동의하지는 않아요. 두 나라의 상황을 봤을 때, 최선의 해결책은 서로를 존중해주는 거예요. 각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두는 거죠. 중요한 것은 그 관계를 더욱 평화적으로 유지하는 거예요. 다양성 속의 조화라고나 할까요. (Binta Anjasni, Indonesia) 

  전에 한 나라였잖아요. (Li Shu, China)

  통일이 되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다른 나라들 간의 협력을 잘 이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Zheng Qingshuo, China)

  한반도의 주변에는 일본과 중국이 있는데, 이 두 나라는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에요. 경쟁하기에 힘이 들잖아요. 통일이 된 한국은 경제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스포츠, 과학,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선진국과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Yevgeniy Smagin, Russia)   

  남북통일이 되어야만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생각나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제시할게요. 북한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의 자유, 한국의 경제력 상승,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들어볼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건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통일은 꼭 되어야만 해요. (Matthias Schope, Germany) 

  글쎄, 전 남과 북이 통일이 될 수 없다고 95% 확신해요. 두 나라의 이념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힘들 것 같아요. (Nela Navida,Indonesia)

  한반도의 발전, 평화, 안정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Bi Feng, China)


  친구들과 나누었던 생각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통일 이후 북한에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함에 따라 부족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통일을 이룩해 나가는 과정이나 통일 이후의 상황에 대해 항상 남북한만을 중심으로 생각했는데, 다른 나라의 협력을 통해 통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통일이 된다는 것은 북한이 남한에 대한 신뢰의 마음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한 인도네시아 친구의 말도 한 번 되새겨 볼 만 합니다. 이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도 부합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꾸준히 북한을 향해 신뢰를 보여줄 때, 북한 또한 우리나라를 향해 마음을 열어줄 것이고 이것이 곧 평화통일을 향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이에 제안하고 싶은 점을 물어 보았는데, 공통적인 내용은 통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역사 교육과 대중매체의 중요성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60여년 이라는 세월을 다른 나라로 살아오기는 했지만, 분단 이전까지만 해도 반만 년의 역사를 공유해온 한 민족입니다. 남북한의 청년들에게 이런 유구한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대중매체의 올바른 정보전달 또한 청년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에 제7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고 느껴집니다. 

  마지막 질문을 통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들 사이에도 통일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통일에 동의하지 않는 친구, 자신이 사는 나라에 이득이 될 테니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친구, 전쟁의 위험이 없으니 평화가 찾아올 것 같다는 친구 등 각자가 남북통일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라, 언어, 문화가 다르고 심지어 각자가 공부하는 전공과목도 다르지만 국제여름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해 준 모든 외국인 친구들이 대한민국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고, 북한과 남북통일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밖에서도 남북통일 문제가 이렇게 많은 흥미를 이끌어 내고 있는데, 이제는 통일의 주역이 되어야 할 우리나라 청년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서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나누어도 보고, 다른 나라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통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등 평화통일에 더욱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습니다! 이상 제7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이초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