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 20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충무로역 대한극장에서 북한인권학생연대와 올바른북한인권법통과를위한모임(올인모)가 주최하는 영화 <신이 보낸 사람> 상영회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이벤트 프로그램은 영화 시작 10분 전에 <신이 보낸 사람> 영화소개와 올인모에 대한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영화상영이 끝난 뒤에는 감독 및 배우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천현빈 기자와 곽호기 기자는 본 이벤트가 모두 끝난 뒤 <신이 보낸 사람> 김진무 감독과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현재(2월 20일 기준) 누적 관객 수 약 21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2월 13일 개봉 이후 영화 순위 5~7위를 오르내리는 등 선전을 보이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직접 김진무 감독을 만나 영화 <신이 보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놓았습니다.
(좌)김진무 감독, (우)천현빈 기자
Q.1
감독님이 모태신앙이라고 들었습니다. 원래 북한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지, 아니면 특별한 계기로 영화제작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영화에 심취하게 된 계기가 사회파 영화를 보게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20대에 들어서는 <휴일>이라는 영화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에 속했던 선교단체에서 갔던 선교 현장을 보면서 사회현실과 인권에 대한 충격과 임팩트가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재와 문제의식을 영화로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을 담아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번 <신이 보낸 사람>도 이런 영화를 제작해야겠다는 그 자체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권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을 바탕으로 여러 탈북자분들을 만나면서 인터뷰를 했고 그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따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2
지난 2월 5일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서 북한의 지하교회성도를 통하여 한국 교회의 각성을 위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감독님께서 관객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화를 통해 크리스천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먼저 북한인권 차원에서 볼 때, 사회적 담론이 서로 부딪혀서 시너지를 만들고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결국에는 한반도에서 한민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고 각성하길 원했습니다. 남한에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발현되기를 원했습니다. 얼마 전, 사업의 실패로 자살하려고 했던 분께서 영화를 보고 얼마나 좋은 곳에서 내가 살고 있는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권이라는 문제는 사회 한 부분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차원의 휴머니즘적 관점으로 접근하기를 원한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남한의 크리스천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습니다. 선교단체 통하여 인도네시아로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 곳에서는 800만 원이면 교회를 세울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구제받고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금의 남한 교회의 양적 팽창을 보면서, 그것의 극히 적은 일부분만 썼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구제 받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인권도 같은 문제입니다. 북한의 지하교인들을 만나고, 그들에 비춰 거울보기를 해보았습니다. '통일이 되었을 때 누가 더 올바른 가치관으로 살았는가' , '하나님께서 남한과 북한 가운데 어디를 보고 더 슬퍼하실까'라는 것입니다. 지금 교회가 세상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데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분명 그들을 보면서 자각하고 각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철호가 말하는 대사 중에 '남한이 가나안 땅이냐'고 묻는 것을 두고, 우리 남한사회가 진정 가나안 땅과 같이 축복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일반 대중들과 크리스천들에게 반성과 성찰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Q.3
북한 지하교인들의 인권유린의 실상을 잘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삶 속에서 희망적인 모습을 더 보여주는 것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에서 목사님이 만든 <믿음의 승부>라는 영화가 엄청나게 이슈화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미식축구의 한 팀이 꼴찌 팀인데 열심히 하면서 기도했더니 우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성공주의 신학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기복신앙이 있었고, 기독교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자연스레 미국의 성공주의 신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서의 잘됨이 과연 하나님을 드러내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희생의 역사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얻는 것은 세상적인 관점에서의 구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내용이 절망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절망을 목도한 관객들이 '왜 희망이 없어?'라고 말할지라도 해피엔딩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진정한 헤피엔딩을 어떻게 맞아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가 탈북을 해서 한반도에 희망을 안겨주느냐 안겨주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희망, 진정한 희망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Q.4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어느 영역에서든 주어진 자리에서 '통일 대한민국'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기에 대학생들과 같은 젊은 청년들이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하는 자세가 필요할까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팀과 함께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통독된 베를린을 보면서 남북의 분단현실과 JSA를 연결 짓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요,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서독과 동독을 내려다보니 동독과 서독의 건축 양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또한 동독과 서독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니 그 사람들의 삶의 양식과 형편이 완전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동독과 서독의 사람들이 친해지기 쉽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그 중에 인상적인 인터뷰 내용이 기억이 납니다. '독일이 물리적인 통일이 되었겠지만 실질적이고 진정한 통일이 되려면 1세대 이상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통일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통일에 대해 염원하는 세대들은 많이 돌아가시기도 하셨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다음세대로서 어떤 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들에게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한민족으로서의 연대의식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촉구하고 싶다. 말로서 쉽지만, 그것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전 세대들의 분단의 아픔과는 다른 경향을 가질 수 있지만,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한민족으로서의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가자'는 용기어린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통일에 대해 한민족이라는 사명감과 의식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공식적인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신이 보낸 사람'이라는 제목의 배경에 대해 물었습니다.
Q. '신이 보낸 사람'이라는 제목이 원래는 '사도'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이 보낸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그 함축적 의미가 무엇인가요?
처음에 영화 이름을 '사도'라고 하니까 '정의의 사도'를 떠올리며 무사 영화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알기 쉽게 '사도'의 사전적 의미를 풀어 쓴 것이 바로 '신이 보낸 사람'입니다. 신이 보낸 사람이 주인인공 '주철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꼭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원이 '사도'이기 때문에 사도를 두고 이야기해보면, 사도면 거룩해야하고 복음전하는 사람, 타협하지 않는 정의로움을 보여줘야 하지만, 거기에 있는 사도들도 넘어졌고 약함을 인정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도 실패를 거듭나면서 성장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묻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러자 베드로는 “오 주님, 당신만이 아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것은 자기 입으로 뱉은 것이지만 예수님을 영접했기에 자아부인을 통한 진정한 고백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베드로로 성장통을 통해서 사도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주철호가 죽기 직전에 했던 고백이 영적 깨달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도로서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깨닫고 각성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신이 보낸 사람’처럼 살기를 원하는 마음에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입니다.
이렇게 영화 <신이 보낸 사람> 김진무 감독과의 인터뷰를 마무리 했습니다. 김진무 감독은 영화를 통해 북한인권의 실상을 보여주면서 그것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통일을 살아가야하는 자로서의 책임의식과 연대의식을 갖기를 소원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풍요로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까?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없이 죽어가는 북한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더하여서 한반도에 대한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통일로 가는 올바른 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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