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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DMZ 60년 사진전,"평화는 사람과 자연을 아름답게 만든다"

 DMZ 60년 사진전, "평화는 사람과 자연을 아름답게 만든다"

 안녕하세요. 이숙미 기자 입니다. 올해는 정전협정을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정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에 체결되었으며, 이와 함께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각주:1], 이하 디엠지)가 설정되었습니다. 디엠지는 무장이 금지된 지역으로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현재 디엠지는 '비무장지대'라는 말의 의미가 무색할 만큼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저는 정전협정의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남북의 분단현실을 기억하고자 서울 꿈의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DMZ 60년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본 전시에는 유명 보도사진가로 구성된 자유 보도사진 작가그룹 '매그넘'의 회원작가, 1888년 '인류의 지리 지식 확장을 위하여'라는 가치 아래 설립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유명한 사진 전문지 '라이프(Life)' 지의 사진작가, 그리고 이경모, 임응식 등 한국 역사의 순간을 기록해온 유명 사진작가들이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평화는 사람과 자연을 아름답게 만든다"라는 주제 아래 크게 4가지 이야기 1.화해와 생명의 땅 디엠지, 2.이데올로기와 휴머니즘, 3.대립의 평행선, 4.전쟁과 디엠지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1. 화해와 생명의 땅, 디엠지

 남북의 발이 묶인 지 60년이 되었고, 디엠지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생태천국으로 변했습니다. 수많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모습이 발견되었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는 디엠지 서부지역에서 강원도 철원평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엠지가 아무리 아름다운 생태의 천국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그 땅을 자유롭게 밟을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한반도 허리에 위치한 아름다운 자연천국에 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또 한번 분단의 현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아래 사진은 디엠지의 저수지에 나무들이 잠겨있는 모습입니다. 디엠지를 사이에 두고 남북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직 이 지역만은 평화롭고 평안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남쪽에 있는 나무들과 북쪽에 있는 나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고, 저수지의 물은 남쪽으로 북쪽으로 제약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평안한 자연의 모습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남북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디엠지의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도 제약 없이 남쪽으로 북쪽으로 오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종우 2010.5

2. 이데올로기와 휴머니즘

 3년간의 한국전쟁 동안 약 100만의 민간인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국군 사상자는 15만 명에 이르고 미군을 포함한 유엔군 전사자도 1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북으로 갈린 휴전선 때문에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실향민과 이산가족이 생겨났습니다. 헤어진 가족과 연락을 하지도, 얼굴도 보지도 못하는 슬픔의 비극 역시 올해로 60년째가 됩니다. 언제쯤 헤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나서 손을 잡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이분들의 슬픔과 고통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길 소망해봅니다.

▲김녕만 1993.1.23

3.대립의 평행선

  디엠지의 자연과 생명은 푸르게 물결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분단의 회색 철색은 그 푸르름을 시기하는 듯 쳐다보고 있고, 대한민국의 태극기와 북한의 인공기가 팽팽한 긴장감으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회색의 긴장감과 대립이 사라지고 디엠지의 푸르름이 남북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두 사진은 '평화로운 자연'과 '안타까운 분단현실'을 대립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같습니다. 코스모스는 땅을 밀어내고 활짝 피어 세상에 나왔지만 그 땅에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과 공포가 남아있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푸르지만 그 아래에 있는 것은 어느 이름 모르는 전쟁용사의 흔적입니다. 물론 디엠지에는 많은 동식물들과 아름다운 자연이 존재하지만 또한 이렇게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디엠지에 남겨진 전쟁의 상처와 아픔들을 치유하고, 자연의 생명력과 평화가 가득해지는 날이 하루빨리 와야 할 것입니다.


▲최병관 1997(왼쪽), 최병관 1998(오른쪽)


4.전쟁과 디엠지

 1950년 6월 25일 새벽, 6.25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듬해인 1951년 7월, 미국과 소련은 정전회담을 시작하게 되고,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1개월이 되던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됩니다. 그리고 그날 밤 10시를 기준으로 모든 전선에서 전투가 중지되었습니다. 총성은 멈췄지만 우리 앞에는 한반도의 허리를 두 동강 낸 250km의 휴전선과 민간인은 접근할 수 없는 디엠지가 남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포스터의 모티브가 된 사진이라고 합니다. 북한측을 바라보며 두손을 불끈 쥐고 꼿꼿이 선 모습에서 위엄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적이자 동족인 사람들과 1년 365일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하며 서있는 모습을 생각해 볼 때 그들의 슬픔과 분통함이 느껴집니다.


김녕만 1992.9.30

 

 "DMZ는 역사의 아픔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DMZ는 다양한 표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평화롭게 합니다. 인간의 탐욕과 갈등은 이 땅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겼지만, 땅은 본연의 생명력으로 그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이제는 상처받은 인간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보면서 디엠지가 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놀라기도 했고 또 그 평화로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디엠지가 생겨나게 된 배경에는 슬픈 전쟁의 역사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디엠지의 아름다움이 남북을 갈라놓는 경계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본 사진전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처럼 우리는 지금 디엠지의 생명력을 통해 전쟁과 남북분단의 상처를 치유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정전협정 60주년의 의미를 생각하며 사진전에 들러 남북분단의 상처를 기억하고, 평화와 통일을 그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숙미(동국대학교 북한학과 /sougmi4131@hanmail.net)

  1. DMZ의 남북한 경계선은 남쪽은 남방한계선, 북쪽은 북방한계선으로 각각 불리며 DMZ는 정전협정 규정상 각각 군사분계선에서 2㎞씩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휴전 이후 남북 대결과 갈등, 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면서 남북 모두 전진 배치, 2㎞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