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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세대 차이 극복을 위한 통일대화

 



오늘날 분단의 과정을 직접 경험한 세대 그렇지 않은 세대 사이의 통일 인식에 대한 차이가 클 것이다. 하지만 차이는 다가오는 통일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세대 간의 인식 차이를 알아보고 더 나아가 그 원인에 대해 검토해 보며, 그러한 차이들을 수렴하고 극복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것은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30살 이상 차이가 나는 부모님 세대와 우리 세대 사이의 통일에 대한 인식차 또한 클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 세대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역사적인 날, 나는 부모님과 약 한 시간 동안 통일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부모님과 나는 통일에 있어서 많은 견해차를 보였다. 대화 중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나는 한 민족, 북한 인권과 같은 당위적인 측면을 가장 중요시했지만 아버지께서는 경제적인 측면을 이야기 하셨다. 특히, 어머니께서 통일에 대해 긍정적이시지 않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이 밖에도 다른 통일문제에 대해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인식 차이는 크다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진행된 2011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로 통일 및 북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다. 




                 (▲  한국경제,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
부모님과의 통일 대화]

(아버지의 답변은 , 어머니의 답변은 으로 표시했다. 두 분의 입장이 같은 경우는 그러한 표시를 생략했다.)

o 19, 김정일의 사망 보도로 남한 전체가 시끌벅적합니다. 그것은 향후 북한 체제 및 남북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 때문일 것일 텐데요. 남북한의 전쟁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험성이 있다. 북한 정권 승계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혼란이 올 것 같다. 전쟁은 파괴적이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남북한 모두 큰 피해가 될 것이며 어느 누구도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국방력을 강화시키고 북한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o 북한 핵 보유가 남한에 미치는 위협 정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핵 보유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사실 이해도 되는 입장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지켜보면서 북한은 핵을 가지면 군사적 개입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 핵이 없었다면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개입을 했을 것이고 한반도 전체에 소용돌이가 오지 않았을까. 
위협적이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핵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o 통일에 대한 관심도는 어떻습니까?

통일에 대해 관심이 있다. 신문이나 뉴스에 통일 관련 기사가 나오면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별로 없는 것 같다. 분단이 고착화 되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


 

O 저는 통일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많은 편인데요, 부모님께서는 제 나이 때 통일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셨나요?

사실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때는 전두환 정권의 독재 시기였다. 우리나라 자체도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통일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우리나라가 독재의 억압에서 풀려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o 통일은 남북이 원래 한민족, 한 국가였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도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러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하다.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을 결합해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다. 통일 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통일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일이 된다면 이념과 갈등의 차이로 많은 혼란이 올 것이다. 현재 남북 차이보다 더 작은 동서독 차이를 갖고 있는 독일도 통일 후 많은 후유증을 겪었다.


 

o 통일에 대한 견해를 묻고 싶은데요, ‘통일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통일보다는 현재대로가 낫다’ ‘통일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중에 어떤 입장이세요?

통일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진적인 통일은 남북 모두에게 타격이 클 것이다. 북한이 개혁 개방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안정되면서, 단계적으로 남과 북이 평화적 통일 과정을 밟아 나아가야 한다.

 

O 한국사회에 있는 탈북자 수는 2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탈북자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탈북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북한 체제에 불만 있어서, 살기 위해서 남한으로 오는 탈북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복지 지원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

 

o 결혼상대자로 탈북이주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로 마음이 맞는다면 괜찮다.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결혼 상대자로는 힘들 것 같다.


o 통일 가능성 및 시기

통일이 어려운 문제이긴 해도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에는 통일이 힘들지 않을까.

 

o 통일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나라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중국이다. 현재, 중국은 북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어렸을 때 북한 관련 교육은 어땠나요?

과거 학창시절 반공교육을 받았다. 지금과는 달리 교과서나 학교 수업에서 반공교육을 중요하게 다뤘다. 6·25 노래도 많이 불렀고, 대피소 훈련도 많이 했다.

  북한을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북한인권문제입니다. 한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유엔과 같은 세계기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 내부의 자체적인 힘만으로는, 남한의 도움으로는 북한인권이 개선되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통일과 대북정책에 관해 차기 정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북 관계가 진전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현재 통일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은 교육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교육 시스템에 통일 관련 교육을 확대해서 통일에 대해서 고취시켜야 한다.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 서점을 찾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각자 책을 보고 있다. 한국일보, 김주영기자 will@hk.co.kr)
 


차이의 원인은 접해 온 남북 관계의 차이, 교육의 차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세대 간 통일의 대화 부재가 아닐까. 오늘날 통일에 대해 대화를 하는 가족들을 보기는 힘들다. 연평도 사건이나 김정일의 죽음들과 같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서야 말이다. 그 이유는 분단이 고착화 되면서 통일이 점점 더 먼 이야기가 되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전에는 솔직히 통일과 북한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통일은 추상적인 것이고 언젠가는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정치적 무관심이 내 또래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그리고 부모 세대도 마찬가지다. 통일이나 북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말이다.

그렇다면 통일 문제에 대한 세대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통일 교육 밖에 없을 것 같다. 우선, 통일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국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일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도덕이나 사회과목을 배우지 않는 청년과 장년층에게도 말이다. 이후 가정에서 대화를 통한 통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통일 대화를 통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서로에 대한 생각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많은 가정에서 식사를 하면서 통일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오게 되면 그 때는 통일이 정말 가까워 왔을 것 같다. 그러한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통일한국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