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남북경협②]남북 경협의 중요성과 발전방향

 

남북 경협의 중요성과 향후 발전 방향 

 

물론 한국은행에서 추정한 1인당 국민소득을 보면 북한이 남한의 1/12에 불과하다. 그러나 독일 통일 당시 구동독의 국민소득은 구서독의 1/3 수준으로 한국에 비해 격차가 작았다. 또한 구동독의 인구는 구서독의 25% 정도에 불과한데 반해 북한의 인구는 남한 인구의 47%에 달한다. 통일 이전 단계에서의 남북한간 경제교류가 독일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지고 북한기업들의 생산성도 매우 낮다는 점은 북한의 자생적 경제회복의 기대를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남북경협의 확대는 당장의 경제적 실리추구 차원뿐만 아니라 추후 통일한국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는 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동독정부는 가까운 장래에 통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하에 서독과의 경제교류를 통해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는 데 힘썼다. 서독은 동독의 교역상대국으로서 여러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동서독 교역에서는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으며 동서독이 지리적으로 근접하여 수송비가 적게 드는 이점을 갖고 있었다. 또한 같은 민족으로서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통일 이전까지 동서독 교역량이 꾸준히 증가했던 것은 주로 동독측의 경제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상황은 남북경협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적으로 피폐한 북한으로서는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마다할 형편이 아니다. 다만 북한정권은 ‘체제유지’라는 대전제를 절대로 저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자,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경협의 중요성

현재 전세계적인 소버린사태  및 유로존사태로 인한 경기위축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이러한 통일비용의 막대한 지출은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남북 경협을 통한 북한 지역의 개발은 장기적으로 통일비용에 대한 비용을 줄여서, 더욱더 탄력적인 정책 선택이 가능케 하지 않을까.

 또한 남북한 경협을 통하여 점차적으로 북한 경제에 대해 영향력을 높인다면 북한의 돌발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만일, 경제에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북한이 돌발행동을 한다면, 남북한 관계가 다시 경색될 것이고, 이에 북한은 막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의 발전방향

 

그렇다면 향후 남북 경협 사업은 어떻게 발전되어야 할까?

 

1) 대북교역 확대에 주력하라

독일이 통일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으로 굴곡도 많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꾸준한 교류가 있었다. 동서독간 경제교류에는 기본적으로 교역이 주를 이루었다. 구서독과 구동독간의 경제체제 차이, 결제방식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독간 교역은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지속적이고 확대지향적인 교류야말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장차 도래할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2) 투자진출을 축적하라

교역이 확대되고 신뢰가 구축되면 기업간 투자진출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협력이 가능하다. 독일에서도 양독간 무역이 확대된 바탕 위에서 다양한 형태의 경제협력이 이뤄졌다. 서독 브란트 수상의 적극적인 통일정책이 천명된 1970년대 이후 서독기업들은 동독지역에 교통시설 설치, 중화학공업에 대한 직접투자 또는 동독과의 공동생산 등을 추진했다. 통일 이전까지 서독측에서 약 7천개 이상의 기업이 동독과의 경제교류에 참가했으며 이들에 의해 약 4만 5천건의 개별계약이 체결됐다. 동독측과의 설비계약은 주로 화학과 금속분야에 집중됐으며 단일계약규모가 12억DM에 달하는 BunaⅡ 계약과 같은 거대 프로젝트도 존재했다.

 이러한 경험은 지금 현재 개성공단을 비롯하여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규모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독일에 비해 미진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더 남북 교역을 통한 투자 진출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협력관계를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3) 초기 합작투자에서 점차 인수합병으로
지난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1990년 10월 통일에 이르는 과도기에 구서독기업은 구동독기업과 협력하는 차원에서 합작투자와 지분참여 형태를 크게 선호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점차 인수·합병(M&A)이 중요한 진출방안으로 등장했다. 여기에는 투자대상기업에 대해 완전한 관리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었다. 이때 매수대상이 되는 생산설비를 분리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한 경우도 많았다.

 남북경협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우리기업들도 북한지역에서 경영권 장악에는 다소 못미치는 선에서 합영기업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과는 달리 우리의 대기업 가운데 북한에 연고를 둔 기업은 거의 없지만 합작에 대한 참여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기업이 북한기업과 합영기업을 설립하는 것은 북한의 투자분위기를 익히는 전단계로서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북한내에서 생산경험을 가졌던 기업이라면 적어도 북한에서 어떤 것이 시급히 필요하고 투자시 유의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몸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이 된다고 모든 기업이 즉시 북한에 진출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정통하고 있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진출할 여지가 있을 것이며 이런 점에서 통일이전부터 북한기업과 거래 내지 제휴관계가 있었던 기업은 매우 유리한 입장일 것으로 보여진다.

 
4) 사회간접자본 정비가 우선순위

통독 이후 기업들의 구동독지역에 대한 투자진출시 가장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었던 것은 사회간접자본의 미비였다. 통신과 도로시설의 부족으로 원활한 투자활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는데 특히 은행·유통업체의 경우 70∼80%가 이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 

 상품과 노동력, 정보의 이동을 원활케 하는 통신, 운송 등 사회간접자본은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에 대한 금융지원이 요망되며 아울러 기업들의 투자진출시 정부차원에서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남북경협을 넘어서 통일 한국을 이루 었을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또한 독일의 예를 보아 미리미리 선행하여 준비해 놓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5) 산업구조조정문제 미리 구상하라

통독 이후의 경험을 보면 경제통합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활발한 진출상을 보인 것은 유통과 건설, 금융분야였다. 특별한 제조업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분야가 가장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유통과 건설업이 북한지역에 신속히 정착할 경우 이는 북한경제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유통업의 발달은 주민들의 소비생활을 풍부히 할 뿐 아니라 북한주민들에 대해 시장경제를 체득시키는 교육효과도 있을 것이다

 다만,  투자가 지나치게 특정 분야로 치우치게 되는 경우로서 특정부문에 대한 과소 혹은 중복투자에 의한 과다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비용이 과다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여야 하겠다.

 남북경협사업은 어쩌하든간에 피 할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왜냐하면 첫번째 우리의 최종 목표는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 적인데, 경협만큼 효율적인 수단은 없으리라 본다.

 또한 북한의 경제상황이 지극히 안좋은 면에서 그동안의 일방적인 원조의 예보다는 북한의 노동력에 대한 적당한 대가를 임금의 형태로 지원하는 형태가 서로간이 윈윈 할 수 있는 그러한 포지티브 전략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객관적으로도 북한의 노동력 가치는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은 그동안 우리 경제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 왔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 자원을 잘만 결합한다면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을까. '20년 동안 남북경협이 70배로 성장했다'는 데이터도 있듯이, 지속적인 남북한 경협은 남과 북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 이처럼 남북경협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남과 북이 함께 발전하고 통일한국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계속적으로 내딛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