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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공산주의 도덕'교과서 살펴보니

 

언제 이렇게 가을이 되었는지 날씨도 청명하고, 여기저기 체육대회도 하고있고

또 시험도 곧 다가옴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가을날입니다.

저는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서 가까운 통일교육원에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요.

그때 교육원 2층에 무언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북한 교과서!

 

 

이 유리관 안에 곱게 놓여진 책들은 말로만 듣던 북한 교과서, 그 중에서도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원수님 어린시절',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대원님 어린시절'이 눈이 띕니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김일성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친모인 '김정숙 어린시절'에 관한 책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북한사람들이 학습하고, 본받고자하는 '우상화'된 일가 이야기 입니다.

 

이 책에는 마치 위인전같이 본받을 만하다는 것을 강조한 김씨 일가의 성장이야기가 쓰여져 있습니다. 겉표지의 건물은 그들이 태어난 집을 그려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도 우리처럼 국,영,수를 중시하지만 이 '어린시절'시리즈 공부가 최우선이기에 이것을 잘 공부하지 못하면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없다고도 하네요.

 

그리고 위 사진에 중학교 3학년 책인 '사회주의 도덕과 법'이라는 책도 우리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책입니다. 교과서 그림도 뭔가 비장한 느낌인데요. 우리나라의 도덕책과는 다르지만, 북한의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일종의 '사상교육'이 들어있습니다.

그게 어떤 건지 다른 교과서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1. 영어교과서

 

 

소학교(초등학교)의 영어 교과서 입니다. 두 학생이 민들레를 들고있는 예쁜 모습인데요. 여학생과 남학생이 빨간 머플러에 뺏지를 달고 영어책을 보고 있습니다.

 

 

 

중학교 영어 교과서에 그려진 건물위에는 붉은 색의 글씨가 보이는데요. '김정일 원수님 고맙습니다.'라고 쓰여있습니다.

 

 

고등중학교(고등학교) 1학년의 영어책을 펴보았습니다. 이것은 사본으로 실제 교과서는 아닌데요. 영어 교과서의 표지도 머플러와 뺏지를 한 학생이 그려져 있습니다. 교과서의 내용은 평범합니다. 남한과 비교해서는 조금 쉬워보이는데요. 두음법칙이 지켜지지 않아서 '녀동생의 것'이라고 쓴게 보입니다. 또 '동무의 것'이라는 우리는 자주 쓰지 않는 단어가 쓰여있네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인쇄상태가 조악해 보입니다.

 

 

 

2. 음악 교과서

 

 

사본의 음악책 입니다. 까까머리 남학생이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있는 표지입니다.

 

 

 

첫장의 노래는 '친애하는 김정일 동지의 노래'라는 곡입니다. 앞부분은 약간 교가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뒤로 갈 수록 강력한 김정일동지의 관한 찬양이 나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 곡이 맨 처음이라는 것과, '김정일'이라는 이름은 굵게 표시되어 나온다는 점입니다.

 

 

 

제목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 곡입니다. '어머님 총을 쏘신 자욱 빛나요'

남한의 교과서에서는, 더군다나 음악책에서는 '어머니'는 있어도 '총'이라는 주제의 음악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단 세 줄의 가사 인데도 강한 인상을 줍니다. 이 곡을 보아 북한 사회가 총을 다루는데 그것은 어머니의 신분에서도 당연한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역사교과서

 

 

역시나 두음법칙이 지켜지지 않은 '조선력사'책입니다. 밑에 주체 91년이라고 쓰여있는데요. 올해가 주체 99년이니 8년전에 출판한 책입니다. 표지는 역사의 한 장면같이 보입니다.

 

 

 

우리가 배웠던 내용중에 '제너럴 셔먼'호 사건을 다룬 내용입니다. 미제국주의에 대한 강한 부정적인 인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눈치 채셨나요? 문단 시작을 꽤 많이 띄고 나서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북한 아나운서들이 발음했던 '철천지 원쑤'라는 말도 보입니다.

 

 

사진의 실린 그림이 익숙하시죠? 김홍도의 '씨름'이라는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작품에 대한 해설은 남한과 거의 동일합니다.

 

 

4. 도덕 교과서

 

 

그냥 도덕이 아닌 '공산주의 도덕'이라고 표기한 것이 눈에 띱니다.

 

 

 

 

제 5과의 '철남이의 뉘우침'편을 살펴보겠습니다.

도덕 교과서에서는 마치 논어처럼 '김일성 교시' 가 달려있고,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기서 '총화모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것은 토요일 마다 한 사람을 세워놓고 반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서있는 아이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시간입니다. 북한은 '생활총화'로 조직생활과 사상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교과서에 나오는 주인공이 철남이 역시 반 아이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동은 북한 정권이 유지되는데 가장 필수적인 '집단생활'을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몇 권의 교과서를 살펴보았는데요, 남한과의 공통점-차이점들이 보이시나요?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과서를 통해서, 우리는 북한의 문화와 북한의 인재상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짜여진 교과서를 공부하면서 사회체제를 굳건히 하고, 그 속에서 순응하며 살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국어, 수학, 생물 등의 교과서를 살펴보면서

북한의 교육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합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