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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남북의 자동차 산업


 




이 사진을 보시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찰리 채플린? 현대 문명? 저는 이 사진을 보면 현대 산업이 생각나는데요, 오늘은 수많은 현대 산업들 중에서도 자동차에 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지금 이 시간도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고 있을 자동차들이, 북한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상생기자단 석인, 노민영 기자와 함께 북한의 자동차 산업을 낱낱이 알아보러 출발!

 

 

북한의 자동차산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에너지 정책은 기본적으로 자급자족이 원칙입니다. 이에 따라 보유 자원인 석탄과, 수력발전의 비중이 크고, 석유는 전량 수입이기 때문에 석유 사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수송 산업에도 영향을 끼쳐, 수송 분야에서 석유 이외의 연료를 이용하는 기관차나 철로 수송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여파로 인하여, 북한의 자동차 산업은 대한민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그 발전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특히나, 1990년을 전후로 하여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중국의 지원이 급감하게 따라 북한은 에너지난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북한의 자동차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자동차 생산량 및 선박 건조량 中,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한국조선협회, 통계청 -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듯이, 1965년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자동차 생산량이 월등하였으나, 이후 북한의 자동차 산업은 1985년을 기점으로 하여 하향세를 그려, 현재는 1965년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한의 합계는 남한의 자동차 생산량과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앞서 설명드린 북한의 에너지 정책(석유 사용량을 최소화하는)의 영향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경제 침체에 기인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눈에 띄는 사실은, 1998년, IMF 경제위기때, 남한의 자동차 생산량은 급감한 반면, 1999년 북한의 자동차 생산량은 일시적으로 증가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은 남북한의 자동차 등록 및 보유 대수에 대한 자료입니다.

 

 생산량과 등록 및 보유 대수를 통해 생각해보면, 앞선 생산량 통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남한의 생산량이 북한의 그것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생산량과 등록 대수와의 관계를 따져보면, 남한은 국내 생산량이 국내에서 소진되고 또 국외 수출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반면,(등록대수는 누적이니 당연히 당해 생산량보다 작겠지요. 보통 차량 수명이 10년 내외라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출량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등록된 자동차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도로 총연장 및 고속도로 길이에 대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남한의 도로 총연장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에, 북한의 경우 도로 총연장의 변화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그만큼 자동차의 활용도가 적다는 것이지요.

 그럼 남북한 자동차 생산 공장을 비교해볼까요?

 

 

 

<경향신문, 대북사업 마지막 끈 ‘평화자동차의 힘’  - 김준기 에서 재인용>

 

<2011. 8월 자동차산업 총괄표 -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두 자료의 범주가 다소 다르긴 하지만, 북한에서 가장 큰 평화자동차공장의 한해 생산량이 2,000대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국내의 한 달 자동차 생산량이 32만대에 이른다는 것으로 보아도, 남북한의 자동차 산업의 격차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북한의 경우, 자력으로 연구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우, 경기도 남양에만 10,000명 규모의 연구소가 운영되고, 해외 곳곳에 연구소가 있다는 점에서 그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자동차공장도 남북 합작으로 세워졌고, 또한 "남북한 산업협력 기본 전략과 실행방안"(이석기 오영석 외 7명, 산업연구원 연구보서 제 523호, 2007년 12월)에서 볼 수 있듯이(아래), 남북한의 자동차 산업에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더욱 넓고 깊은 협력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자동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식으로 협력이 이루어지고, 이루어질 것인지 살펴보았는데요, 마지막으로 북한의 운전문화에 대해 알아볼까요?

 



 

 북한의 도로에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사진속의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네, 타이어를 직접 손보고 있는 차 주인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북한에서는 정비공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차가 고장 났을 경우 운전자가 직접 수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동차 수리시설이 없어서 자전거펌프로 타이어 공기압을 맞추고 있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큰 고장이 나서 운전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 어떻게 할까요? 가지고 다니는 부품으로 손볼 수 없는 고장이 나면 한 사람이 차를 지키고, 다른 사람이 부품을 가지러 갔다 온다고 하네요.

 

 그리고 북한은 지리적으로 우리보다 위쪽에 있어 추운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목도리를 많이 하고 다니는데요, 목도리로 온 얼굴을 감싸고 다니기 때문에 소리를 잘 듣지 못해 클랙션을 우리보다 더 자주 울린다고 하네요. 오히려 자주 울리지 않으면 많지 않은 자동차에 적응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놀라기 때문에 클랙션을 자주 울리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요. 또한 도로가 거의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흙탕물이 잘 튀어서 비오는 날 사람들은 차가 지나가며 튀기는 물을 피하기 위해 도망가기도 한다고 하네요. 자동차가 뿌리고 지나가는 빗물을 피하려는 모습들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죠?

 

 또한 북한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택시가 있는데요, 이 영업용 택시는 영업이 끝나면 윈도우 브러시-와이퍼를 빼서 집안으로 가지고 간다고 합니다. 와이퍼가 자동차에 있는 부품들 중 맨손으로 빼기 제일 쉽기에 사람들이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북한의 택시는 이것을 빼고 끼우는 것이 일과의 시작과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또한 와이퍼 이외에도 차 안의 배터리, 카오디오, 타이어, 심지어 기름까지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부품도둑은 북한의 무력부와 인민보안성이 지키고 있지만 계속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네요. 자동차를 마음 편히 두지도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지금까지 북한의 자동차산업과 자동차 문화, 잘 살펴보셨나요? 어렵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자동차가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서로의 산업을 비교하기만 했지만, 북한의 자동차와 우리의 자동차가 같은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오늘의 기사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올린 사진들 출처

첫 사진-영화, '모던 타임즈'

둘째 사진-책, 리만근 사진 다큐멘터리 30년 사진인생, 북한을 담다. 시대정신. 이만근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