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주도권 회복을 위한 대응방안

by 북한학과 장은지

(편의상 출처와 각주는 삭제하였습니다)


남북은 분단의 당사국이자 향후 평화통일의 주도국으로서 한반도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그려나가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남북 각 지역에 대한 미군과 소련군의 점령 및 한국전쟁에서의 외세의 개입과 더불어 동북아 내에서의 한반도의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한반도 문제는 국제 정치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주변국들이 동북아 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날에도 이러한 양상은 지속되고 있는 데 중국의 G2로서의 부상으로 인해 아시아의 경제 및 안보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 또한 국제사회의 주요 논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할 한국은 주도국으로서의 역할과 위치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한국의 주도권 확보는 남북관계의 개선 및 향후 남북 주도의 통일과 통일 이후 야기될 문제에 대한 주체적 해결을 위한 주요 기재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당사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한반도 문제 중에서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여타의 문제들에 비해 비교적 논의 과정에서 남산이 소외되었던 북한 핵문제와 평화협정을 중심으로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해 서술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는 이유를 고찰해보고 당사국으로서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 - 북핵문제


북한의 핵문제는 제1차 북핵위기라 일컬어지는 1993년 3월 북한의 NPT(핵확산 방지조약) 탈퇴 선언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북한은 1985년 12월 NPT에 가입한 이후 1992년 1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고 IAEA규정에 의거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IAEA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초 북한이 신고한 내용과 달리 북한 내에서 최소 세 차례의 핵 활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IAEA는 북한에 핵 시설 특별사찰을 요구하였으나 북한이 이를 거절하고 NPT탈퇴를 선언하였습니다. 이러한 1차 북핵위기는 북미 간의 긴장을 고조시켰고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공격설이 대두되었으며 이는 북한에게 대단히 민감한 사안으로 수용되었습니다.


이에 북한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여 유화적인 태도로 선회하여 평화회담을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1993년 6월과 7월, 1994년 8월에 걸쳐 북미고위급회담이 세 차례 이루어졌고 1994년 9월 23일에서 10월 21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된 ‘전반적인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체결하였습니다. 제네바 합의를 통해 미국은 대북 경수로 제공,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경수로 완성 때까지 매년 50만 톤의 중유 제공 등을 북한에 약속하였습니다.

 

제네바 합의 이후 고조되었던 북미 간의 위기가 점차 완화되었으나 2001년 1월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등장하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북강경책을 시행하면서 북미 간의 긴장이 다시 악화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시 2차 북핵위기인 북한의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어 미국은 북한의 제네바 합의 위반은 근거로 중유공급을 중단하였고 이에 북한은 2002년 10월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하였습니다. 이후 2002년 12월 북한이 핵동결을 해지하고 핵시설을 가동할 것을 선언하고 2003년 1월 NPT를 탈퇴한 후 2005년 핵 보유를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주요 문제로 재등장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8월 이후 개최된 6자회담에 이어 2004년 6월까지 세 차례 회담이 개최되는 가운데 핵 문제에 관한 북미 간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던 중 2005년 9월 제4차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 및 이행 원칙을 담은 9.19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자금 동결로 인해 6자회담이 진행되지 않던 가운데 북한은 2006년 10월 제1차 핵실험을 강행하였습니다. 이에 2006년 10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가 채택되었습니다. 이후 2007년 2월 제5차 6자회담을 통해 2.13 합의가 체결되고 동년 10월 제6차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은 2007년 말까지 북한 내 모든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함께 핵기술 이전 금지를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2009년 5월 북한은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하였고 이에 유엔안보리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제1874호를 채택하였습니다. 나아가 김정일 사망이후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 정권은 2012년 2월 북미 간의 협상을 개체하여 합의를 이루었으나 4월 헌법 개정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북미 간의 긴장관계를 다시 유발하였습니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안보리는 유엔 대북제제 결의한 제2094호를 채택하였습니다. 이후 북한은 2016년 1월 제4차 핵실험을 시행하고 이후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제2270호의 채택을 통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7차 당대회의 사업총화보고에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천명하였습니다. 또한 연이어 9월에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북한 핵문제의 국제 문제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의 핵문제는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갈등과 합의의 반복이라는 전개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핵 문제를 사회주의권의 붕괴 및 경제적 어려움 등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한 체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다는 점에서 타국의 개입이 불가피하지만 한반도의 문제이자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당사국의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 수행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과거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핵문제는 북미 간의 주요 논제로 여겨지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합의 등도 대부분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배제된 채 북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즉 국제사회의 주목받는 문제 중 하나인 북한 핵문제에 있어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한국이 오히려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 - 평화협정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 약화는 비단 북한 핵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핵문제와 함께 논의되어온 평화협정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평화협정은 정전협정을 기반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의 전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전협정은 군사적 문제와 정치적 문제 중 전자 만 논의하고자 하였으나 실제로는 정치적 문제 또한 포함되었으며 그 주요 내용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 지대확정 및 한반도 문제와 외국군 철수 등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이후 1954년 제네바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및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한 평화협정이 논의되었으나 남북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접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제적 데탕트 시기인 1970년대에 들어서 남북은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7·4공동 성명을 통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기점에 들어습니다. 그러나 이는 박정희의 유신체제와 김일성이 유일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지속되지 못하였으며 이후 남북 관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진전되지 못하였습니다.


더불어 북한은 남한의 유엔동시가입 제의에 대해 비난하며 남북대화의 중단을 선언하고 1973년 12월 북미 평화협정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시기부터 북한은 기존의 남북 간의 평화협정 체결 제안에서 변경하여 북미 간의 평화협정을 지속적으로 제안하였습니다. 이후 미국의 카터 대통령은 남한과 북한, 미국의 3자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러나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로 인해 외교적 수세에 몰린 북한은 다시 3자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북미 간에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 간에는 불가침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하였습니다.


이후 노태우 정부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존의 대상으로 인정한 통일방안인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발표하였고 김일성도 고려연방제를 수정하여 ‘느슨한 연방제’ 통일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남북이 평화 통일 방안에서 상호 수렴한 것입니다. 또한 남북은 남북 화해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남북 기본합의서를 1991년 12월 채택하였습니다. 또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자주적 통일 등의 내용을 담은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었으며 노무현 정권은 2007년 10월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해 10.4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북미 평화협정을 주장하는 가운데 남북 간에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핵실험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남북 간의 대화 진전과 함께 북한 핵문제로 인해 북미 간의 대화도 증대하였습니다. 앞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서술한 바와 같이 1차 북핵위기와 제네바 합의, 2차 북핵위기, 9.19공동성명 등의 갈등과 완화의 반복되는 과정 가운데 북한은 1~5차의 핵실험을 강행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제2270호를 기반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되는 가운데 또 다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북한이 북미 간의 평화협정을 제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또한 북한의 비핵화는 평화협정이 병행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한국전쟁 이후 남북 간에 이루어지던 평화협정에 관한 논의가 1973년을 기점으로 하여 현재에는 북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미 간의 북한 핵문제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남한을 제외한 북미 간의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한국의 위상 또한 격하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미 간의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남한의 소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남한 소외는 결국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남한이 오히려 주변국의 지위로 추락하여 주체적인 문제 해결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소외되는 이유


앞서 북한의 핵문제와 평화협정을 기반으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해 서술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당사국으로서 주도적 지위를 갖지 못하며 오히려 소외받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당사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대응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를 제시하기에 앞서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소외되는 이유를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의 부재가 그 이유입니다. 북한 체제와 정책의 흐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의 부재로 인해 북한의 지도자가 사망하거나 외부의 제재가 가해질 경우 체제가 위태로워지고 곧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등의 단순한 논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남한의 관점에서 비롯한 북한 체제에 대한 단순한 논리는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 유지를 불가능하게 하여 향후 북한 체제의 변화양상 파악을 저해하고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파악·예측하고 해소·대비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북한에 대한 객관적 시각의 부재가 한반도 문제를 객관적 파악을 어렵게 하고 이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남한 만의 대응방법을 구축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독자적인 기준 없이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조하게 되어 한반도 문제에 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어려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의 부재의 원인 중 하나는 분단과 한국전쟁을 경험한 이후 한국사회의 지배이데올로기로 자리한 ‘반공주의’입니다. 반공주의는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악이자 적으로 단순히 규정하게끔 하여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장애요소로 작동하였습니다. 이러한 반공주의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잔존하여 북한을 인식함에 있어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로 언론이나 대중매체 등에 의해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예로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추측성 보도를 통해 북한 체제에 대한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다른 보도에 비해 비교적 지나치게 단정적이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일관적이지 못한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의 단절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차이를 보여 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이명박,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으로의 변화가 바로 그 예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시행한 반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강경적인 대북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한 정권 하에서도 대북정책의 기조가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가 그 예입니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일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집권 초 통일대박이라는 대북정책의 기조와는 상반되는 개성공단의 잠정적 중단이 아닌 급작스러운 폐쇄를 시행하여 현재 남북관계가 냉각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일관적이지 못한 대북정책은 결국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나아가 단절을 야기합니다. 또한 남북관계의 악화는 한반도 문제의 두 주체로서 문제해결을 위한 양국의 협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개입을 야기하여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주도적으로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합니다.


세 번째는 동북아 내에서의 이권 경쟁을 위한 주변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입니다. 한반도는 동북아 내에서 지리적으로 주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과거부터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주변국들의 개입이 이어져 왔습니다. 해방 직후의 분단 또한 사실상 자의적인 분단이 아닌 소련군과 미군에 의한 점령이 분단의 시작이었다는 점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변국의 개입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견지하고 있으나 국가의 특성상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남북을 중심으로 한 평화체제 구축과 나아가 통일이라는 한국의 최종적 지향목표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주변국이지만 동시에 세계의 강대국인 이들의 한반도 문제 개입으로 인해 한국은 당사국으로서의 주도적 권한이 약화되고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이라는 최종적 지향목표를 주체적으로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이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대응방안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소외되는 이유 및 당사국으로서 주도적 위치를 회복하기 위한 대응방안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객관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연구·분석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 부재가 당사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약화시킨 만큼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의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틀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객관적 관점에서의 북한에 대한 연구·분석이라는 기반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에 대한 객관적 연구가 시행되면서 현재에 이르러서도 연구는 활발히 수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연구 방법 또한 비교공산주의적 접근 및 내재적, 외재적 접근 등으로 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연구 중 앞서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부재의 원인 중 하나로 반공주의에 의한 우리의 관점에서 비롯한 북한 체제에 대한 단순한 논리를 지적한 만큼 내재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내재적 접근이란 “북한을 바로알자”라는 구호와 함께 제시된 북한연구방법으로 사회주의를 자유민주주의나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북한의 내재적인 사회작동원리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방법입니다. 북한 연구에 있어 내재적 접근방법을 통해 북한 체제를 우리의 관점이 아닌 그들 내부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북한을 인식함에 있어 객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기조와 최소한의 남북의 대화 및 교류의 창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될 경우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남북의 협력이 중단되고 이는 결국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의 주체적 역량을 감소시킨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대북정책을 일관적인 기조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정책을 일관적인 기조로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내적 차원에서 평화통일이라는 최종적 지향목표를 중점으로 여야 간의 합의를 통한 대북정책의 기본적 골격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대북정책의 기조가 변화하는 이유는 여야 간의 대북정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심판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북정책이 일관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함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는 국민의 관심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의 기조가 적절한지에 대한 관찰이 지속되어 대북정책이 급변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헌법 제1조 제2항에 명시되어있듯이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공감과 지지는 정책에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쉽게 변경할 수 없게끔 예방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최근 북한 핵문제로 인한 대북제재 등의 국제적 상황과 북한의 군사적 도발 등 특정 상황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긴장수위가 고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두 당사국의 관계 악화로 인해 교류가 중단될 경우 주변국의 개입으로 인해 당사국들의 주도적 권한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남북이 대화와 교류를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창은 폐쇄되어서는 안됩니다.


세 번째는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한 주체적 인식 및 한국 주도의 동북아 정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음을 먼저 인식하고 주변국의 개입의 여지가 강한 안보와 경제적인 측면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끔 그 역량을 순차적으로 개발해나가야 합니다. 분단 이후 한국은 미군정 시기로 인해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고 또한 높은 대외무역의존도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타국과의 무역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자신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당사국으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을 경우 안보나 경제를 이유로 주변국의 한반도 개입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 은행) 등을 사례로 하여 동북아 내에서 다자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협정 체결을 주도하여 동북아 내에서의 한국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적 권한을 선점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해 북한 핵문제와 평화협정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며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위치에 자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파악하였습니다. 나아가 어째서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당사국으로서의 위상을 갖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유로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부재, 일관적이지 못한 대북정책 및 남북관계의 단절, 동북아 내에서의 이권 경쟁을 위한 주변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을 제시하였습니다. 더불어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 객관적인 관점을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연구·분석 시행과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기조와 최소한의 남북의 대화 및 교류의 창 유지, 한반도 문제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대한 주체적 인식 및 한국 주도의 동북아 정책 시행을 서술하였습니다. 


분단과 한국전쟁 과정에서의 미국과 소련이라는 외세의 개입을 비롯하여 현대사회의 세계화로 인한 한반도 문제의 국제정치화라는 현실에 마주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문제는 당사국인 남북의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시점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분단의 당사국이자 향후 평화통일의 당사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의 주체성을 바탕으로 주도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째서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주도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기반으로 이에 대한 대응방안 내지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회 각 분야의 다각적인 측면의 연구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2016 제2회 동국대학교 북한.통일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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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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