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간의 평양 방문기 ①에서 이어집니다)
Q. 셋째 날 일정은 어땠나요?
A. 셋째 날은 각종 병원 등에 갔어요. 어린이 병원도 있고. 평양에 유방암 연구하는 유산종양연구소라는 데도 갔다오고. 점심은 대동강에서 유람선 식당에서 먹었어요. 그 근처에 김일성광장도 있고 주체사상탑도 있어요. 주체사상탑에도 올라갔다오고, 문수물놀이장 가고, 평양애육원도 들렀어요. 애육원은 고아원 같은 곳이에요.
건설중이었던 병원 ⓒ추재훈
인민대학습당과 김일성광장 ⓒ추재훈
김일성광장(왼쪽)과 주체사상탑(오른쪽) ⓒ추재훈
주체사상탑에 모금한 국가 및 기구를 기록해둔 벽 ⓒ추재훈
주체사상탑 위에서 바라본 서평양(위)과 동평양(아래). 비교적 동평양보다 서평양이 발달된 모습이다 ⓒ추재훈
평양 전경. 북한은 최근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추재훈
인민대학습당과 주체사상탑 위치
대동강 위의 유람선 ‘무지개’에 자리잡은 동석식당 ⓒ추재훈
동석식당에 마련된 음식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입구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문수물놀이장 내부 ⓒ추재훈
평양보다는 지역이 더 궁금하다
Q. 북한에 갈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다른가요?
A. 금강산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새로웠어요. 금강산을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처음 금강산을 방문할 때의 느낌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갖는 기다림이나 설렘과는 뭔가 달랐어요. 버스를 타고 남북 사이의 휴전선, 금강산 지역에서는 휴전선이라고 하지 않고 변경선이라고 해요. 국경도 아니고 휴전선도 아닌 변경선이 있는데, 그걸 넘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어요.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우리나라 군인들이 보이다가, 어느 순간 인민군이 보이고, 이러면서 되게 느낌이 새로웠어요.
Q. 방문했던 북한 지역 중 평양은 어떤가요?
A. 사실 저는 수도 평양보다는, 지역과 지방이 더 궁금해요. 평양은 그냥 여러 북한식 상징으로 가득 찬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에 평양에 갔을 때는 예전처럼 코스가 빡빡하지 않아서 자유롭게 볼 수 있었지만, 그래도 평양이라는 상징성이 주는 무게감이 있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생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데, 개성이나 금강산은 정말 여행가는 기분으로 갔어요. 특히 개성은, 제가 논문을 개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썼기 때문에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나중에 통일이 되면 개성을 더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Q. 개성은 어떤 느낌인가요?
A. 우리나라의 60~70년대 영화 세트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개성이라는 지역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가서 그런지 모르는데, 개성에서 찾아보고 싶은 것이 많죠. 그리고 개성에는 골목이 있어요. 평양은 새롭게 만들어진 신도시 같은 느낌이지만, 개성은 옛날부터 있었던 모습을 잘 유지해서 골목들이 있어요. 재미있는 동네죠. 개성 골목골목에서 이야기도 많이 찾고 싶고, 옛날 모습도 많이 찾고 싶고.
평양애육원 내부 ⓒ추재훈
평양애육원 내부. 사물함에는 아직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자기 칸을 찾을 수 있도록 과일이나 동물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놨다 ⓒ추재훈
평양애육원 내부 ⓒ추재훈
평양애육원 내부 ⓒ추재훈
평양애육원 내부 ⓒ추재훈
평양산원(산부인과)
옥류아동병원 ⓒ추재훈
평양 내부의 대성백화점 ⓒ추재훈
북한의 전부를 안다고 착각해선 안 돼
Q. 북한을 한 번 방문하고 나면 북한을 얼마나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A. 2% 정도? 우리가 다른 사회를 연구하고, 규정한다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우리나라에 몇 번 오지 않은 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연구하고 어떻게 표현할까요? 한국은 분단되어있고, 오랜 군부독재를 겪어서 사회적 자유가 부족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다, 이렇게 규정해버리면 우린 기분이 좋을까요? 아니죠. 우리 사회 안에는 그것 말고도 다양한 모습이 많아요. 어느 사회를 규정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더 깨닫게 되죠.
Q. 얼마 전에 개봉한 <태양아래>, 유튜브에서 외국인이 찍은 북한의 내부 영상들, 그런 것들을 통해서 북한의 일상을 느낄 수 있을까요?
A. 아니요. 저는 미디어라는 매체를 신뢰하지 않아요. 미디어는 만드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 역시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고 생각해요. 물론 사회의 한 단면을 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북한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해요. 이게 전부일까? 아닐 수도 있구나. 많은 정보를 취합해야 하고 스스로도 취사선택을 해야 해요.
회전식 식당 ⓒ추재훈
평양 내 식당에 마련된 각종 음식들 ⓒ추재훈
버스 안에서 웃고 있는 평양의 조선학교 여학생들 ⓒ추재훈
북한도 사람 사는 곳
Q. 박사님에게 북한은 어떤 의미인가요?
A. 남한에서 북한은 덩어리로 인식돼요. 누구나 북한을 하나의 덩어리로 봐요. 마치 북한을 대표하는 사람은 3대 독재자 뿐인 것처럼.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북한에도 여러 사람들의 모습, 다양한 삶의 모습이 많아요. 그런 일상을 봐야해요. 저한테 북한의 일상을 본다는 건, 북한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는 것과 같아요. 북한 주민들도 열심히 삶을 개척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이해해야 북한 주민의 역동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북한학자가 아니라 한국 시민으로서, 북한에 가보지 못한 다른 시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만약 언젠가 북한에 방문할 기회를 가지신다면,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여행을 간다는 건 새로운 것을 보러 간다는 거죠. 여행을 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에요. 무엇을 보든, 무엇을 먹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가죠. 여행을 가면서 나쁜 사람을 만난다던지, 나쁜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북한도 그렇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여행가는 기분으로. 정말 좋은 건, 거긴 말이 다 통하잖아요. 일본이나 중국에 가는 것보다 쉽게, 여행가는 기분으로 북한을 편견 없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북한이 우리와는 좀 다른 세상이긴 하지만, 거기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평양의 거리 ⓒ추재훈
평양보링관(볼링장). 주민들이 이용하는 택시들이 주차되어 있다. ⓒ추재훈
평양의 거리 ⓒ추재훈
평양의 거리 ⓒ추재훈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따끈따끈한 평양의 모습과 박소영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는데요.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주민들의 삶들이 있다는 박소영 박사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언젠가는 직접, 자유롭게 평양과 북한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북한 주민들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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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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