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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4일 간의 평양 방문기 ①


작년에 평양에 다녀오셨다구요?


평양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2015년의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요? 날이 막 더워지던 2016년 5월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작년 겨울 평양에 다녀온 동국대 박소영 박사를 만나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방문 간에는 촬영이 금지되지 않아서, 평양의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 하시는 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강사를 맡고 있는 박소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공부를 하면서, 단순히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각종 남북교류 사업 활동을 함께 했어요. 공부랑 사업의 두 가지 활동을 같이 했기 때문에, 몇 가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 중 하나가 북한을 방문한 거예요. 


박소영 박사는 대학 학부생 시절 전공이 사학이었고, 현대사에 관심이 많아 현대한국사를 전공으로 했습니다. 그는 한국사를 배우면서 남한의 현대사는 꾸준히 배우지만 북한 현대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없어, 북한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공부하며 학문적 갈증을 풀기 위해, 대학원에서 북한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에 몇 번이나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Q. 북한에 몇 번 다녀오셨나요?

A. 총 7번 정도 북한에 방문했어요. 2007년과 작년에 평양을 방문했고, 금강산은 2007년에 두 번, 2008년에 한 번 방문했습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개성에도 두 차례 다녀왔구요. 2007년에는 묘향산과 북한을 통해 백두산에도 다녀왔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그 때는 백두산에 비행기를 타고 갔어요. 평양공항에서 이륙해서 백두산 근처 삼지연공항에서 내렸죠. 그 때는 남북 분위기가 좋아서, 북한이 백두산을 공개할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삼지연공항을 정비해서, 남한 사람들을 직접 비행기로 실어주고, 백두산 관광 코스를 짰던 것 같은데 잘 안됐죠.


Q. 평양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들어가셨나요?

A. 2007년에는 북한에서 전세기가 와서 인천공항에서 평양공항으로 갔어요. 당시에는 평양공항이 아니라 순안공항이었죠. 이번 방문에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서 중국 심양을 거쳐서 갔는데, 고려항공이 심양에 아침 일찍 한 번, 오후에 한 번 총 하루 2회 운항을 해요. 비행기를 타면 인천에서 심양까지 2시간, 심양에서 평양까지 1시간 30분 가량 걸려요. 그런데 시간을 맞추다 보면 4시간 정도를 심양공항에서 버리게 돼요. 바로 가면 2시간 거리인데, 아침 7시에 출발해서 평양 도착하니 저녁이었어요. 



심양공항, 평양행 고려항공 ⓒ추재훈


바로 가면 2시간 거리를 멀리 돌아가야 했다


평양공항 ⓒ추재훈


평양공항 내부 ⓒ추재훈


평양공항 내부 ⓒ추재훈


평양공항 내부 ⓒ추재훈


평양공항 내부 ⓒ추재훈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북한


Q. 작년 평양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A. 우리와 별 다를 바가 없어요. 2007년에는 평양 거리를 잘 볼 수 없었어요. 버스를 타고 가도 사진 찍지 말라 그러고, 커튼 치라 그러고, 그래서 거리의 풍경이나 사람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자유롭게 사진도 찍고, 김일성 광장에서 내려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그랬어요.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Q. 제일 인상 깊었던 점이 뭔가요?

A. 그들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 과거와 달랐어요. 2007년에 평양에 방문했을 때는 가는 곳이 뻔했거든요. 만경대, 개선문, 그냥 이런 것들이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것을 보여줬어요. 미림승마구락부(승마장)나 문수물놀이장, 이런 것처럼 자신들이 인민을 위해 애쓰고 있다, 자신들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Q. 첫날 일정은 어땠나요?

A. 첫날은 그냥 평양 시내를 둘러보고, 개선문도 지나고 해서 숙소에 갔어요. 숙소는 양각도 호텔이었어요. 첫날은 이렇게 보냈어요. 방금 말씀드렸지만 너무 늦어서 이 날은 잠만 잤어요. 4박 5일 일정이었지만,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평양에서 실제로 지낸 건 3박 4일이예요.


평양의 밤거리. 사진이 좀 흔들렸다 ⓒ추재훈


양각도 호텔 ⓒ추재훈


양각도 호텔 위치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본 미래과학자거리 ⓒ추재훈


양각도 호텔 로비 ⓒ추재훈


양각도 호텔 객실 내부 ⓒ추재훈


양각도 호텔에서 판매하던 북한 과자 ⓒ추재훈


양각도 호텔에서 판매하던 북한 담배 ⓒ추재훈


호텔 아침 식사 디저트 ⓒ추재훈


Q. 둘째 날 일정은 어땠나요?

A. 둘째 날은 가장 먼저 북한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만경대에 들렀어요. 그 다음에 김일성종합대학교에 갔어요. 내부에 전자도서관을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그리고 쑥섬, 우리나라 한강 중간에 여의도처럼 평양 대동강 중간에 쑥섬이 있어요. 쑥섬에는 통일전선탑이 있어요. 1947년에 통일전선이라고 김구, 김규식 등이 김일성이랑 대화한 남북연석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탑이 서있어요. 그 다음에는 미림승마구락부에 가서 말 좀 타고, 그러고 왔죠.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전경 ⓒ추재훈


양각도 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전경 ⓒ추재훈


평양의 길거리 ⓒ추재훈


평양의 길거리 ⓒ추재훈


서평양에 마련된 기술자들의 주거지구. 북한은 최근 기술자를 크게 대우하고 있다 ⓒ추재훈


만경대 근처에서 판매하던 사이다 ⓒ추재훈


올해 1월에 완성된 평양 쑥섬의 과학기술전당. 북한이 과학분야 육성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재훈


평양 쑥섬에 있는 통일전선탑 ⓒ추재훈

평양 쑥섬 위치


북한에 직접 가야만 느낄 수 있는 것


Q. 북한이나 통일에 관심이 있으면 주로 컴퓨터나 책으로 공부하는데, 평양에 직접 가는 것이 큰 의미가 있나요?

A. 당연하죠.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갈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저는 박사논문을 개성 지역에 대해서 썼어요. 개성이 분단 직후에는 남한 땅이었는데 전쟁 후에는 북한 땅이 된 곳이에요. 제가 개성에 2번 방문하면서 선죽교에 들렀어요. 제 학부 시절 전공이 사학이기 때문에 선죽교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러면서 어떤 기대가 있었어요. 크기에 대해서도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 직접 보니 생각보다 너무 작았어요. 그런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있어요. 남한에서 북한에 대해 연구하는 건, 실체는 있으나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곳을 연구해야한다는 점에서 당황스러운 일이죠.


Q.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남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북한이라는 국가, 북한이라는 사회에 대한 상(像)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요. 그게 많이 달라지죠. 우리가 상상하는 북한이라는 상에는 사람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직접 가서 보면 사람의 모습이 보여요. 거기에 사람들이 살고 있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고민하는 것들이 별반 다르지 않은,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데 그런 모습은 직접 가서 봐야만 알 수 있죠. 남한에서 북한을 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 중앙집권적 체제, 이런 것 이상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그건 북한 사회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는 거죠. 그런 것들은 직접 가서 보고 느낄 수 있어요.


평양의 정구(테니스)장 ⓒ추재훈


평양 길거리의 꼬마 여학생들 ⓒ추재훈


평양 길거리의 푸른 잔디. 북한은 최근 추위에도 시들지 않는 잔디를 개발했다 ⓒ추재훈


김일성종합대학 본관에서 바라본 평양 모습(위)과 내부(아래) ⓒ추재훈


김일성종합대학 내부 전자도서관 모습 ⓒ추재훈


김일성종합대학 위치


미림승마구락부 내부. 김정은은 집권 후 평양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각종 편의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추재훈


여러 식당에서 제공되는 식후다과(디저트)가 다채롭다 ⓒ추재훈


각종 북한 음식 ⓒ추재훈


(4일 간의 평양 방문기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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