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다시 얼어붙었습니다. 지난해 9월 추석을 계기로 열렸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아주 먼 과거의 일 같네요. 시작은 여느 때와 같이 북한의 도발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에는 장거리 미사일(로켓) 광명성 4호를 발사했습니다. 당장 국제사회는 전보다 포괄적이고 강력한 대북제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죠. 이 과정에서 대응의 방법과 수위를 놓고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新) 냉전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대북제재안을 채택했습니다. 지난 4차 핵실험 이후 57일만입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우선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긴장이 여전하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정부는 남북경협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11년 만에 전면 중단시켰죠. 북한도 이에 맞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군 통제구역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또 남북 당국 간 연락채널을 사실상 전부 끊어버렸는데요. 이 때문에 남북관계가 남북기본합의서가 탄생한 1992년 이전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엔 장거리 미사일(로켓) '광명성 4호'를 쏘아올렸다. (사진=연합뉴스)△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엔 장거리 미사일(로켓) '광명성 4호'를 쏘아올렸다. (사진=연합뉴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입니다. 북한은 이미 2013년 3월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했습니다. 헌법에는 ‘핵보유국’을 명시했습니다.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거겠죠. 북한의 핵개발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려 역내 군비 경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우리는 상당한 안보적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핵무기는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입니다. 그 어떤 강력한 재래식 무기도 핵 앞에선 무용지물입니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어떻게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까닭이죠.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은 이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봤습니다.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고, 관련 이슈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 온 세 명의 대학생 기자가 모였습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단장인 이웅(고려대 북한학과 4학년), 기사1부의 신수아(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그리고 사진부장 김주헌(영남대 국사학과 4학년) 대학생 기자입니다. 세 대학생 기자는 앞서 언급한 북핵문제부터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과 외교, 최근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핵무장론’까지 다양한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록 아직은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이지만 토론에 임하는 자세와 눈빛만큼은 전문가 못지않았습니다.


이웅 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단장/ 하준호 대학생 기자△이웅 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단장(사진 오른쪽)은 "북한의 핵 위협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대학생 기자



-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배경은 무엇일까.

이웅(웅)=북한의 4차에 걸친 핵실험은 그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미국이나 중국 등에 사전에 통보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습적으로 했다.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는 북한의 선택이 점점 예측 불가능하도록 만든다. 북한이 심심찮게 공언하는 대로 남한이나 미국, 일본 등을 공격할 요량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주헌(헌)=북한이 실제로 우리나 미국을 타격할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체제 선전과 내부결속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내부의 체제 결집이 아직 덜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제 결속을 마무리 한 뒤라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지는 의문이다. 협상카드로서의 활용도도 무시할 수 없고, 훗날 김정은도 후계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신수아(솨)=이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한이 특히 더 주변 정세를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북해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않았나. 나름대로 자기의 군사적 입지를 확보하려고 하는 행동 같다. 김정은이 주장하는 핵·경제 병진노선은 정말 예측 불가능한 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이 3월 3일(한국시간)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에 반입되거나 북한에서 반출되는 화물을 무조건 검색하고, 북한산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역대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이 3월 3일(한국시간)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에 반입되거나 북한에서 반출되는 화물을 무조건 검색하고, 북한산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역대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결의안을 논의하고 있다(2월 19일 당시). 특히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크다. 우리 외교의 방향은 어때야 할까.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안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3월 3일 0시에 15개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됐습니다.)

=정치와 경제를 따로 봐야 한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대중관계에 먹구름이 끼었다. 하지만 이것이 경제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 미국의 경우 2월 19일 아침(한국시간)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을 담은 대북제재법안을 발효했다고 한다. 혹시 우리가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 게 이와 관련된 게 아닐까. 우리가 그 기반을 마련해준 것이거나 함께 보조를 맞추려고 한 것 같다.

=일단 중국을 보는 시각을 확실히 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와 이념이 다르다. 대북제재를 논의할 때마다 북한을 감싸고도는 것이나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보면 중국의 속내를 알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우선시하기 보다는 자국의 세력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논란이 되는 사드 배치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미·중 간 패권싸움에서 우리가 공개적으로 미국에 편승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 미·중은 물론이고 다른 주변 강대국들이 어떤 논의를 할 때 우리의 눈치를 볼 수 있게끔 외교를 해야 한다. 우리가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지금보다는 애매하게 끌고 갈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로 강수를 두기 보단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가 캐스팅보트를 쥐는 길이다.

=우리가 미국 편이라고 ‘선언’하자는 게 아니다. 사드 배치 문제는 우리 국방부가 결정할 주권의 문제다. 여기에 중국이 간섭해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Security Council)=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유엔 내 기구입니다. 5개의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됩니다. ▷유엔 회원국의 자격 정지 또는 추방 ▷평화·안보의 유지와 회복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 채택 등의 권한을 가집니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 있어 ‘1국 1표’를 원칙으로 하는 총회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김주헌 사진부장/ 하준호 대학생 기자△김주헌 사진부장(사진)은 "중국은 북한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준호 대학생 기자


- 사드 배치 논의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의 반응이 굉장히 예민하다.

=사드 포대에 포함된 X밴드레이더(AN/TPY-2)가 중국 대륙을 감시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이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한 거다. 적어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하다.

=X밴드레이더를 통한 감시는 중국이 아닌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한·미 당국이 거듭 밝혔다. 북한의 위협이 전혀 없다면 모른다. 하지만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됐다. 그걸 중국 감시용이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다. 중국도 나름의 무기체계를 통해 한반도 전역을 감시하고 있지 않나.

=사드를 배치한다는 건 한·미·일 삼각공조 틀 안으로 들어간다는 거다. 우선 사드 배치를 제외한 다른 안보적 차원의 삼각공조를 통해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더 큰 이익을 위해서 사드 배치라는 수()를 아껴뒀다면 어땠을까. 북한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인데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

=동의하지 않는다. 이제라도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해서 다행이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중국이 이전과 다르게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에게 카드가 생겼다는 걸 증명하는 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미·중 패권다툼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은 동북아 지역의 패권을 잡아 미국에게 도전하려 한다. 미국도 동북아에서의 패권을 장악해야 세계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한·미·일 삼각공조체제를 갖추려 하는 것이다. 그 핵심적인 키워드가 사드라고 본다. 중국은 북한을 ‘방파제’로 여기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미·일이 손을 잡고 중국의 행동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외교적으로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안보적 이익을 위한 사드 배치에도 동의한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심사숙고했으면 한다.


△한반도 사드(THAAD) 배치 논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3월 4일 공식 출범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최근 한중관계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반도 사드(THAAD) 배치 논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3월 4일 공식 출범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최근 한중관계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드가 북한의 핵을 억제하는데 필수적일까.

=핵에 대응할 수 있는 건 핵뿐이다. 북한은 핵을 개발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의 핵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사드는 결정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핵은 어차피 비대칭 전력이다. 우리가 핵이 없다면 아무리 다른 데 돈을 쓴들 계속 손해만 볼 뿐이다. 물론 그 비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지만 핵무장론을 너무 터부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일각에서 제기한 핵무장론에 찬성하는 건가. 실제 핵무장론에 찬성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안보 위기가 예전보다 커졌다. 그만큼 우리 스스로 자주적으로 강해지려는 바람이 아닐까. 우리의 군사·안보적 측면에서는 찬성한다. 하지만 우선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했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검토해야 한다. 정말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면 그 이후엔 우리가 외교적으로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핵을 가지면 국제사회에서 낙오되고 북한처럼 제재를 받는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 때가 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의 현실정치에서는 당위적으로 안 된다고들 하지만 난 연구를 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도발하는 이상 남북 간 군사적 비대칭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우리의 핵무장은 불가능하다. 미국이 허락하지 않는다. 또 대외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도 클 것이다. 동북아의 핵도미노 우려도 크다.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필요 시 미국의 핵우산과 전략무기 전개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과거엔 적이 칼을 들었다고 해서 같이 칼을 든다면 한 쪽이 죽거나 공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점차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차악(次惡)의 수단으로 미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이끌어내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핵무장은 동북아 핵도미노 현상이 우려되므로 고려해선 안 된다. 최선은 동맹인 미국과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동북아의 핵도미노 현상=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동북아 지역에서 한 국가가 핵 개발에 나서면 다른 국가도 순차적으로 핵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각국이 자신의 안보를 위해 군비를 확장하면 역설적으로 역내 안보적 긴장이 더 격화된다는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 현상을 말합니다.


신수아 기사1부 대학생 기자/ 하준호 대학생 기자△신수아 기사 1부 대학생 기자(사진)는 "정부가 좀 더 자세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준호 대학생 기자


- 미국의 핵우산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미국의 핵우산이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겠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의 핵무기가 가지는 심각성을 모르는 거 같다. 단순히 협상용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보면 전보다 안보적 위기가 심각한 건 확실하다. 여기에 대응할 카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한 거 같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 충분치 않다. 중국이 반발하니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 하는 거라는 말만 반복한다. 전문가 그룹도 우리 정부가 신중해야 한다고만 할 뿐 그 이상의 설득력 있는 대안이 없는 것 같다. 이후의 사태를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고민이 없어 보인다. 정부의 바람과는 다르게 사드 배치를 비롯해 북핵문제를 둘러싼 국론이 사분오열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군사적 강경 대응부터 해버리니 당연히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똑같은 설명, 똑같은 분석만 내놓지 말고 정말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논리로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득해야 한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들, 북핵문제를 논하다②로 이어집니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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