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다섯 명의 학생기자는 개성공단 폐쇄사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개성공단은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당국이 '공업지구에 개발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면서 그 개념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2003년 시범단지에서 스테인레스 냄비를 생산하며 시동을 걸었고, 2004년 12월 본격 생산에 들어갑니다. 2015년 기준 약 120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였고, 5억 달러에 이르는 생산액을 자랑하는 공업단지였습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 후 5.24조치로 신규투자가 금지되었고, 2013년 4월 북한의 핵실험에 우리 정부가 강력 반발하자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 및 근로자 전원철수를 단행한 일이 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남북경협의 모범사례로 공단은 이런 저런 국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동을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이번('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전면중단을 결정하고, 이에 북한이 폐쇄를 통보하면서 개성공단은 10여년 만에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에 대해서 '국가 위기상황이므로 불가피한 결정이다.' '공단 임금이 핵개발에 전용된 정황증거가 있다'며 찬성하는 측과,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마지막 카드다.' '입주기업에게 일방 통보한 군사작전식 결정은 문제가 크다'며 반대하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태입니다. 과연 이날 토론에 참석한 8기 기자단 세 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통일부 홍용표 장관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하는 모습_KBS


- 1. 개성공단 전면중단에 대한 입장을 간단하게 밝혀 주기를 바란다.


이웅(웅)=

좋았다. 본래 개성공단 자체가 이해가 안 됐다. 북한이 도발할 때 우리나라가 제재를 가하면서 개성공단을 통해 현금이 공급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진작에 폐쇄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주헌(헌)=

남북 화해의 상징물이 사라졌다. 이제 우리나라가 통일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신수아(솨)=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북한 붕괴론'에 입각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북한은 조기에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고, 그러므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붕괴론' 이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조기에 붕괴되어 급작스러운 흡수통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

 김일성 사망 이후 대두되기 시작했다.


'북한붕괴론'의 언급사례_ 동아시아연구원



- 2. 개성공단 임금이 핵개발에 전용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성공단에 들어간 돈이 북한에서 미사일/핵개발에 쓰였다고 말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이 지불되었고, 돈을 받은 북한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무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개성공단이 폐쇄되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으로 인해서 우리나라가 북한에서 경제적인 지분을 늘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중국에게 경제적인 지분을 잠식당할 것이다. 지금은 개성공단이 작게 되어 있었지만 원래는 훨씬 크게 계획되어 있었다. 북한은 어떻게든 외화확보를 위해 노동력을 수출할 것이고, 오히려 이집트나 러시아 같은 파견노동자가 개성공단 노동자보다 많은 외화를 벌어온다.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서) 우리가 입을 손실은 크고, 북한이 입을 손실을 금세 보충 가능해 보인다.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 현황_동아일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 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엄청난 강경한 반응인데, 통일을 추진한다는 전제를 했을 때, 어찌됐든 통일이 파트너는 남과 북이 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을 제재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돈이 없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른 해외에서 돈을 구할 거고, 오히려 통일추진과정에서 우리의 경제적 지분을 축소시키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의 파트너가 남과 북이라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한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통일 과정에서 가지게 될 의미는 '통일을 위해서 이만큼 노력했다'는 정도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정은 정권과는 통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가 통일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과 친해져야만 통일이 가능하기에 경제협력 등에 찬성하고, 반대로 나같이(강경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가 통일에 대해서 통일된 단 하나의 모습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에 대한 비전,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만약에 정말로 북한 조기붕괴론에 입각해서 정책들을 입안하고 있다면, 북한이 어떻게 붕괴될 것이고 어떻게 통일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나와서 생산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것 아닌가.



입주기업들의 불만_MBN


- 3. 이번 개성공단 중단 시에 입주기업들에게 협력을 구하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이에 대해서 국가 위기상황이므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사전에 협력을 구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또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고위험/고수익을 예견하고 입주했으므로 세심한 배/보상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매우 저렴한 노동력을 기대하고 입주한 것인데, 그걸 왜 위험상황을 판단하고 긴급조치를 결정한 국가가 배/보상을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개별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것에 대해서 일부 언론에서 비인간적이라고 비판을 하는데, 그렇다면 만약에 개성공단 관리 인력들이 인질이 되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왜 같은 강도의 비판을 하지 않나.


기업들이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적국의 땅에 경제활동을 하러 간 것은 국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입주기업들은 이익추구 활동뿐만 아니라 무형의 정치/사회적인 역할도 중요하게 해내고 있었다. 이를 존중해야 한다.


연평도 포격 때도 '신규투자금지'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지금은 영토에 대한 직접침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물론 안보위기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정부의 대북제재가 입주기업이 예측하기에는 비례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도발의 수위에 비례하는 제재조치가 있어야 입주기업들이 예측가능한 사업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인명피해가 있기 전에 선제적으로 중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에 대해 아쉽고 급한 사람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라고 생각한다. 아쉽고 급한 쪽이 먼저 다가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보인다. 통일은 남녀의 결혼과 같아서 꾸준한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만나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자금으로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만드는 건 물론 골치 아픈 일이다. 그러나 더 큰 차원에서 개성공단은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대북제재에 대한 주요당사국의 입장, 안보리 만장일치 결의가 예상되고 있다. _세계일보


- 4. 개성공단 중단 조치가 '강경한 입장을 국제사회에 천명함으로써 제재동참을 호소하려는 결정'이었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성공단 폐쇄가 국제사회의 제재동참을 독려하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


압박하는 카드로 기능한다기 보다는 명분이 된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개성공단에 이해가 걸린 것도 아닌데 어떤 압박으로 작용할지는 모르겠다. '강수'인 것은 맞는데, 그 강수가 어떤 기능을 할지 면밀히 따져본 것인지 의문이고 타이밍도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

- 5.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일단 기정사실이 되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웅

이제 국제사회의 제재에 발맞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큰 방향에서 대화를 중단하고 북한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헌

재가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폐쇄가 된 상황이므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왼쪽 위 부터 김명종, 신수아, 김주헌, 이웅 8기 학생기자._ 사진 : 하준호 학생기자

- 6. 이상으로 통일부 8기 대학생 기자들이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현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이것으로 기사를 마칠텐데요. 참여한 세 기자는 이번 토론을 마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신수아

토론에서 부딪혔던 전제는 두 가지였던 것 같다. 견제하며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제재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 입장의 논거를 따져볼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자단 내에서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정파적인 프레임이 아닌 냉철한 분석이 이뤄지는 공론장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길 희망한다. 


▶이웅 

 토론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안과 밖의 여러 문제들을 돌아보며, 이 나라에서 어떤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 해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분단 이후 70년간 단 한 번도 유효한적 없는 북한정권과의 대화나 교류 협력 따위에서 대한민국 통일의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에 경악했고, 큰 사람이 되어서 대한민국이 바람직한 진짜 통일을 꿈꾸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생각과 다른 또래 친구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고 취업준비를 하며 답답하게 독서실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까 상쾌했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김명종, 하준호 기자에게 고맙다.


▶김주

평소에 지방에 있어서 참석을 잘 하지 못하는데 이번 기회에 몇몇 기자들과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의 생각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적해(optimal solution)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러한 토론이 대학생들에게도 더 퍼져 통일을 이끌어나갈 리더로서의 자질 및,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http://www.eai.or.kr/type_k/panelView.asp?bytag=n&code=kor_eaiinmedia&idx=12036&page=1

http://news.donga.com/Politics/3/00/20110511/37113895/1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01/14/201601140048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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