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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한반도와 전 세계를 뒤흔든다, 북한과 장거리 로켓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사진=연합뉴스)

 2016년 새해가 밝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6일, 북한은 네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앞선 세 차례의 핵실험이 모두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이루어진 것에 비해 네 번째 핵실험이 로켓 발사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월 2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해사기구(IMO) 그리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8일에서 25일 사이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6일에는 발사 예고 기간을 7∼14일로 변경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발사를 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만큼 언제가 되었든 발사체를 쏘아 올릴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는데요. 그러나 발사가 통보기간 첫째 날, 그것도 한민족의 최대 명절 설 연휴 첫 날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기자는 주변의 대학생들에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하고 물었습니다.

  현재 상황을 판단하려고 하는 경제학도의 냉철한 이성과도 조우했고,

 우리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북한 피로감을 전적으로 대변하는 마음을 토로한 분도 계셨습니다.

 똑똑한 철학도는 북한 미사일 발사로 한국 국내 정치가 어떻게 변할지 점쳐보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설득해야 하는 학문을 공부하는 경영학도는 주변 어른들의 의견까지 전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었습니다.

 0과 1만으로 되어 있을 것 같은 전자공학도! 한국 우주과학 발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요. 입대를 앞두고 맞이한 대참사에 그는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지켜줘서 고마워요…, 힘내요…….

 

 반응이 정말 다양하죠? 2016년 2월 7일을 기점으로 그동안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는 모두 여섯 개. 한국인이라면 연령과 관계없이 한번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속보를 들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오늘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사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알아보기에 앞서 전쟁 전력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핵무기,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사진=구글이미지)


 ‘전력’은 크게 대칭전력비대칭전력,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기인 총, 탱크, 전투기, 군함, 포, 미사일 등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전쟁수단으로, 재래식 전력 혹은 대칭전력이라고 합니다. 핵무기,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특수부대 등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비대칭전력으로 분류됩니다.
 대칭전력의 증강과 유지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70년대 이후 경제의 침체기를 겪으며 비대칭전력에 투자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핵,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그리고 특수부대. 모두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내고 있는 무기인데요. 네 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13종, 수천 톤에 달하는 생화학무기는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미사일은 ‘유도장치에 의해 목표에 닿아 폭발할 때까지 유도되는 무기’를 말합니다.

 

미사일의 사거리를 나타낸 그림. (사진=구글이미지)


 그리고 미사일의 한 종류가 탄도미사일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에는 로켓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이 연소되는 중에는 유도장치가 미사일을 유도하고, 로켓 분사가 중지되면 유도 역시 중지되어 그 이후에는 대기권내외를 지구의 인력에 의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정거리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IRBM), 준중거리탄도미사일(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MRBM) 그리고 단거리탄도미사일(Short-Range Ballistic Missile; SRBM)이 있습니다.

 

지난 1월 8일 공개된 영상. (사진=MBN뉴스)


 지난 1월 8일,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을 쏘아 올리는 영상을 공개해 한미 당국의 주목을 끌었는데요. 전문가는 해당 영상의 미사일은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북한은 일단 SLBM을 정상적으로 발사시킬 능력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북한과 미사일

스커드 C형 미사일. (사진=구글이미지)


 북한은 1970년대 후반에 본격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집트에서 제공받은 소련제 미사일 스커드 B형 미사일을 모방한 것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1984년에 이르러 북한은 스커드 B형 미사일의 자체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300㎞로, 대전까지 타격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2년 뒤인 1986년에는 사정거리가 500㎞인 스커드 C형 미사일의 개발에 성공했고, 남한전역을 미사일 사거리 안에 두게 되었습니다.

 노동미사일. (사진=구글이미지)


 스커드 미사일들은 단거리탄도미사일입니다. 단거리 미사일을 제작하는데 성공한 북한은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연장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존의 미사일 추진 체계 여러 개를 묶어 사정거리를 연장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사정거리 1,300~1,500㎞, 탄두중량 600~700㎏인 중거리탄도미사일, 노동미사일입니다.
 이 미사일의 이름 ‘노동’은 일한다는 뜻의 노동(勞動)으로 착각되기 쉬운데요. 사실은 동네이름 노동(蘆洞)이랍니다. 노동이라는 이름은 미군의 정찰위성이 1990년 5월에 처음 이 미사일을 발견한 장소에서 따온 것입니다. 북한에서 노동 1호는 화성 7호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노동 1호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며, 사정거리 상 일본 본토 타격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1993년, 노동 1호를 일본 방향으로 발사했는데요. 이 때문에 일본은 한동안 술렁였다고 합니다. 물론 미사일은 일본에 떨어지지 않았고, 동해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2호, B호, X호라는 개량형도 개발되었고, 노동 1호는 대포동 1호의 1단 추진체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

노동, 대포동 1호, 대포동 2호. (사진=위키피디아)


 대포동 1호는 북한에서는 백두산 1호로 불리는 발사체로, 핵탄두를 실으면 중거리탄도미사일로 사용 가능합니다. 대포동 1호는1998년 8월 31일, 인공위성인 광명성 1호를 싣고 발사되었는데요. 대포동이라는 이름은 정식 명칭이 아니라, 미사일이 발사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옛 이름인 대포동에서 명칭을 따와 외부에서 붙인 코드네임이라고 합니다. 광명성은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이르는 별명입니다.
 대포동 1호는 이후에 발사될 모든 우주발사체들이 그러하듯이 3단 분리방식의 로켓으로, 액체와 고체연료를 동시에 사용했습니다. 사거리는 최대 2,200km로, 일본 오키나와가 사정권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3단 로켓의 점화 및 분리에 실패해 추락했습니다. 북한은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요.

 

 ◆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
 그 다음 발사된 것이 대포동 2호입니다. 북한에서 은하 1호라고 불리는 대포동 2호는 앞선 1호와는 달리 핵탄두를 탑재할 시 대륙간탄도미사일 급의 사정거리를 갖습니다. 대포동 2호가 발사될 당시, 미국은 독립기념일을 즐기고 있었고, 이런 날짜선정 때문에 꽤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단 로켓 분리에 실패해 발사 40여초 만에 공중 폭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이 탑재되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대포동 1호와 같이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발사되었습니다. 이전에 발사된 대포동 1호보다 사정거리나 추진력 면에서 확실히 향상되었다고 하는데요. 북한은 역시 대포동 2호의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3달 뒤인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합의를 진행했고, 성과가 있어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고 핵 불능화 조치를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검증할 방법에서 북한과 미국이 합의를 보지 못해 다시 충돌하게 되는데요. 이 상황에서 북한은 강경책을 택합니다.

 

 ◆ 2009년 4월 5일, 은하 2호

발사되는 은하 2호. (사진=Telegraph)


 그 대응이 바로 2009년 4월 5일,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은하 2호입니다. 은하 2호는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탑재했습니다. 3단 로켓 분리에 실패해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사정거리가 3,500~6,000km에 달해 미국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고, 탄두 중량을 줄일 시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하 2호는 앞서 발사된 대포동 2호과 외관이 비슷해 당시 대포동 2호의 재발사 혹은 대포동 3호의 발사로 의견이 나뉘었다고 합니다. 북한은 역시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은하 2호의 발사를 계기로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는데요. 이에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 은하 2호를 발사한지 한 달하고도 20일 후인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 2012년 4월 13일, 은하 3호

은하 3호. (사진=Seradata)

 은하 3호는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계획되었습니다. 비록 1단 분리에 실패해 공중 폭발해버렸지만요.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를 실은 이 발사체는 앞선 세 우주발사체와는 달리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이례적으로 북한당국이 발사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이 실패인정은 또 한 번의 발사를 위한 추진력이었던 걸까요? 북한은 같은 해 12월, 은하 3호의 발사를 재차 계획, 실시합니다.

 

 ◆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 개량형

은하 3호 개량형의 성공을 기리는 벽화. (사진=DR BENJAMIN HABIB)


 은하 3호의 개량형은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와 함께 발사되었습니다. 앞선 네 개의 우주발사체들이 실패한데 반해 은하 3호 개량형은 발사에 성공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사정거리 1만km를 넘어서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되었음을 증명했습니다. 광명성 3호 2호기는 아직까지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는 있으나,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구와 교신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은하 3호 개량형의 발사 성공 네 달 후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핵무기의 ‘소형화, 다종화,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북한이 공개한 광명성호 발사 장면. (사진=KBS1뉴스)


 그리고 지난 2월 7일 오전 9시 30분경에 발사된 것이 여섯 번째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호입니다. 늘 탑재된 인공위성의 이름으로만 쓰이던 광명성이 발사체의 이름으로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탑재된 위성 역시 광명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과 달리 1단 로켓이 떨어지면서 폭발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우리정부가 로켓의 잔해를 수거해 북한의 기술수준, 로켓의 작동원리와 부품 등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을 경계해 의도적으로 폭파시켰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국방부는 이번에 발사된 광명성호가 사실상 3년여 전에 발사된 은하 3호 개량형과 동일한 발사체로, 또렷한 기술발전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정원은 탑재된 위성의 중량이 2배가량 증가한 것이 차이점이라고 밝혔습니다.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인 광명성 4호는 일단 위성궤도에는 진입한 것으로 보이나, 지구와 교신을 하지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YTN뉴스)(사진=YTN뉴스)

 
 북한은 이번 발사가 온전히 북한 자체 기술로 이루어졌으며, 김정은의 업적임을 강조했습니다. 발사 성공을 기념해 평양 시내에서 군중대회를 열고 불꽃놀이를 벌이는 등 대대적인 체제선전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사진=연합뉴스TV)(사진=SBS뉴스)

 국제사회의 반응은 심각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뉴욕 본부 현지시간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중국마저 북한의 움직임을 비난하는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한국정부개성공단 운영 전면 중단을 결정했고, 북한은 공단의 자산을 일방적으로 동결하고 모든 대화 채널을 차단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또한 미국 의회는 우리시간으로 13일 새벽, 강력한 대북제재법안을 찬성 408 대 반대 2로 통과시켰습니다.

 

  오늘은 우주발사체를 중심으로 북한이 만든 미사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1995년생으로 올해 만 20세에 불과한 기자이지만, 대포동 1호부터 꾸준히 위기를 겪어왔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에 흐르기 시작한 냉랭한 기운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위기 상황이 잘 마무리되어 따뜻한 봄과 함께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찾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주) 우주발사체에 핵탄두가 탑재되면 미사일, 인공위성이 탑재되면 로켓이라고 구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포동 1호에서 광명성호에 이르기까지 탑재된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은 한 기를 제외하면 인공위성이 탑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로켓 혹은 (우주)발사체로 표기하였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 개발을 병행하고 있고, 북한 지도부가 보인 그간의 행적을 감안해 로켓이 언제든지 미사일로 용도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서술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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