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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한국전쟁의 아픔이 담긴 청주 '수암골' 탐방기

  안녕하세요. 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입니다. 이전에 올라온 감천문화마을 관련 기사 기억나시나요? 아름다운 지중해의 해안 마을을 닮은 감천동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한국전쟁의 피란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은 마을이었던 감천동이 예술가와 부산시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마을로 변신하여, 지금은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작은 변화가 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청주 수암골에 설치된 예술작품.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이 많다.△ 청주 수암골에 설치된 예술작품.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이 많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비단 감천동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수암골도 예술가의 손길을 거치면서 아름답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등 인기리에 방영된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들이 수암골에서 촬영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수암골의 인기 속엔 한국전쟁의 아픔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담긴 그 곳, 하지만 지금은 예술 작품으로 둘러싸인 곳인 수암골에 대해서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담고 있는 청주 수암골


△ 청주 수암골의 골목 모습△ 청주 수암골의 골목 모습

△ 과거의 허름했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수암골△ 과거의 허름했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수암골

  청주 수암골은 한국전쟁의 피란민들이 만든 작은 마을입니다. 6·25 전쟁 직후에 이주민들이 남한으로 피난을 오면서 전국 각지에 피란민들에 의해 다양한 마을들이 형성됩니다이북땅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많은 피란민들이 한국전쟁을 피해 충북 청주시로 내려와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암골이라는 마을을 만들게 됩니다. 1950년대에는 수암골에 존재한 집들이 대개 판잣집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는 마을이 형성된 초기에는 마을 주변을 정비할 여력이 없었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 재료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청주 수암골에 거주하는 윤여정 통장은 당시의 모습이 마치 난민촌의 분위기와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집집마다 정상적인 대문도 없었고, 집 주변에 울타리나 돌담도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과거에 비해 많이 복구된 편이지만 과거에는 대개 허름한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난민촌으로 시작한 수암골은 60년이라는 세월동안 피란민들의 피난처로서 오랫동안 존재했습니다.



 거리미술의 대표적인 마을로 변화를 겪는 수암골


△ 수암골은 예술가와 청주시, 그리고 시민들에 의해서 변화를 겪고 있다.△ 수암골은 예술가와 청주시, 그리고 시민들에 의해서 예술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

△ 슬퍼하고 있는 소녀 곁에 있는 연탄. '괜찮아 다 잘될거야!'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 슬퍼하고 있는 소녀 곁에 있는 연탄. '괜찮아 다 잘될거야!'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수암골이 거리미술로 뒤덮이게 된 것은 10년 전에 있었던 우연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청주 수암골은 2005년을 기점으로 예술가들의 마을로 변모하게 됩니다. 청주시는 2005년에 수암골을 도시환경개선지구로 선정하여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계기로 마을 주변의 도로를 비롯한 마을 정비사업이 실시됩니다. 특히 도시환경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예술가들과 청주시의 시민들이 직접 수암골을 찾아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거리미술은 허름했던 수암골을 서서히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마을의 변화를 목격한 사진작가들이 골목 어귀에 그려진 다양한 예술 작품을 직접 촬영하고 홍보하면서 수암골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2005년을 기점으로 수암골은 과거의 허름한 모습을 벗어나 예술 작품이 즐비한 마을로 변화하였고, 관광객들이 찾는 청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로 유명하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였던 청주 수암골의 모습

△ 청주 수암골의 거리미술을 상징하는 '연탄예술' 작품들. △ 청주 수암골의 거리미술을 상징하는 '연탄예술' 작품들.

  수암골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대표적으로 2009년에 방영된 카인과 아벨2010년에 방영된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를 꼽을 수 있습니다. 당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는 모두 이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벽화로 구성된 마을을 배경으로 한 덕분에 카인과 아벨’, 그리고 제빵왕 김탁구를 비롯한 다수의 드라마들이 국민들의 인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암골은 드라마와 사진 촬영, 그리고 예술 작가들의 거리미술 전시 등 예술이 살아 숨쉬는 마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청주 수암골의 현재와 미래


△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다양한 작품들△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다양한 작품들

△ 마을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마을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현재 수암골은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에 의해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과거 난민촌의 모습은 걷어내고, 거리미술(Street Art)로 대표되는 예술 마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바로 과거 피란민 1세대 주민들이 점차 마을을 떠나거나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전쟁의 역사를 몸소 경험했던 피란민 1세대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고, 새롭게 유입된 인구들이 수암골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청주에서 50년 이상을 거주했던 윤여정 통장은 현재 수암골의 거주하는 인구가 약 500가구(1000여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 중에서 피란민 1세대 주민들은 거의 마을을 떠나고, 주로 피란민 2세대 주민들과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북에 고향을 두고 있는 1세대 주민들을 통해 수암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청주 수암골이 거리미술의 대표적인 마을로 변모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지만, 한국전쟁 피난민들의 고향이라는 역사가 담겨있는 동네의 모습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모습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국전쟁 피란민들의 고향, 그리고 거리미술이 즐비한 예술 마을인 수암골은 항상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습니다. 마을 주변에 그려진 다양한 예술 작품들은 관광객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국전쟁으로 만들어진 수암골의 원래 모습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아픔의 역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전쟁 피란민들의 피난처라는 과거의 역사를 발판삼아 청주 수암골이 한반도의 통일, 그리고 남북의 통일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마을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 기자였습니다.



※ 청주 수암골에 방문하고 싶다면?!


△ 청주 수암골을 안내하는 표지판. 이 표지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수암골을 만날 수 있다.△ 청주 수암골을 안내하는 표지판. 이 표지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수암골을 만날 수 있다.

  청주 수암골은 청주시청과 청주대학교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5번 버스를 타고, 우암초등학교 또는 청주대학교 근처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청주 수암골은 청주대학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길을 모르시는 분들은 청주대학교 방향으로 걸어가시면 수암골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지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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