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의 카드섹션
2002년 뜨거웠던 월드컵의 열기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6강을 확정지었던 박지성의 골,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이뤄낸 안정환의 골 이외에도
한국인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장면은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이 매 경기마다 붉은 악마가 만들어낸 카드섹션이 아닐까 합니다.
유럽의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의 경기때는 <AGAIN 1966>이라는 카드섹션을 펼치며
1966년 북한에게 일격을 당했던 이탈리아의 기억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에게 힘을 실었는데요.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올랐던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카드섹션으로 4강 신화를 이뤄낸 국민 모두의 소망을 담기도 했습니다.
집단이 만들어낸 단합의 결과물은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이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이도
뜨겁게 하는 무언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단으로 하는 맨손체조 혹은 체조연기를 [매스게임]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북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인
북한의 집단체조 매스게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북한 예술의 특징부터 살펴볼까요?
사회주의 국가에서 문화예술은 절대적으로 정치적인 문제이며
해당 사회의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당선전 선동부라는 기관이 따로 있으며
조선노동당의 이념을 작품에 구현하였는지,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작품에 대변하였는지,
인민들에게 호응을 받았는지를
중점을 두고 기획ㆍ제작합니다.
▲집단체조를 연습하고 있는 북한 학생들
다음은 북한 백과사전에 명시된 '집단체조'에 관한 내용입니다.
첫째, 예술성과 사상성 체육의 기교가 결합된 종합적이며 대중적인 종합 체육형식이다.
둘째, 체조와 무용 율동을 기본 표현 수단으로 하여
체조대와 배경대를 이용한 음악 등의 예술적인 매치로 이루어진다.
셋째,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과 주체사상이라는 이념적인 내용을
서사시적인 배경 미술과 율동을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주려한다.
조직성과, 규율성, 집단주의와 그 주체사상을 강조하기 위해 효과적인 기능으로 구성요소를 둔다.
넷째는, 청소년들의 정서와 체력증진을 키워주는데 중요한 의의를 두고 있다.
대부분의 항목에 명시된 '사상'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데요.
이렇듯, 북한에서의 집단체조는 단순히 예술을 뛰어넘어 인민을 단합시키고
주체사상을 고취시키기 위한 하나의 대대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가 한덩어리가 되어 이루어지는 매스게임은 연대감이나 집단적 표현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북한과 같이 공동체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인민을 선동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보시다시피 위의 사진에 있는 고 김일성 사진이 걸려진 부분도
벽화가 아닌 한사람 한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하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질만큼 놀랍습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ufJJEqHbGoA
북한의 집단체조를 보여주는 영화 <어떤나라> 일부
처음 북한의 집단체조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을 때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들었습니다.
아직 초등학교에도 입학하지 않았을 것 같은 어린 아이들이 텀블링을 자유자제로 하며
수천명의 학생들이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자세를 맞추는 모습은
마치 누군가 그들을 조종하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몇날 며칠을 고된 훈련과 연습을 해왔을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아려오다가도
오직 김정일을 위해 그 고통들을 참아내는 북한의 소녀들을 보고 있으니
직접적인 피해만이 국가폭력이 아닌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망각하게 하는 것도 국가폭력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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