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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은 폐쇄적인 국가이다? 그것도 옛말! 점점 개방되는 북한

폐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한 북한. 지금도 그럴까요? 지난달 말 미디어리서치에서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북한 거주 시 남한 콘텐츠 접촉 경험이 있는 사람이 70.5%에 달한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도 외부 세계를 잘 모른다는 것은 옛말이지 않을까요?

북한은 1984년 합영법을 제정, 공업 및 건설, 운수, 과학기술, 관광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합영할 수 있음을 공포했습니다. 외국 기업과 합영을 통해서 외자를 유치하고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수출 산업을 육성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가동한 합영 기업 66개사 중에서 56개가 조총련 계열의 일본 동포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마저도 1990년대 이후 문을 닫기 시작해 현재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2000년 8월 남한과 개성공단 조성에 합의를 합니다. 개성공단은 현재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의 일방적 폐쇄 위험으로 불안정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이후 2002년 7월 북한은 7.1경제관리개선조치(이하 7.1조치)라는 큰 시도를 합니다. 7.1조치는 계획경제의 틀 안에서 시장 경제 기능을 일부 도입하자는 내용으로, 생산물의 시장 판매 허용, 개인 투자 합법화 등이 골자였습니다. 이 조치로 시장 활동이 확대되고, 국영상점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 시장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2005년 물가 인상 등 부작용을 내세워 시장억제정책으로 선회합니다.

7.1조치 이후 2002년 9월 홍콩식으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특구를 시도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의주특별행정구입니다. 신의주를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여 국제적인 금융, 무역, 상업, 공업, 첨단과학, 오락, 관광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북한은 중국 어우야그룹 양빈 회장을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하고 특구 개발모형을 공개하였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경제특구인 선진특구를 모방하여 신의주와 단둥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묶고, 최종적으로는 중국 상하이의 푸둥지구와 같은 새로운 경제지역으로 키워나갈 목적으로 신의주특별행정구를 지정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양빈이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음에 따라 행정장관 자리에서 해임되는 등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결국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무리가 됩니다.

2011년 나선, 황금평, 위화도 특구법제를 개정했습니다. 러시아, 중국 등과 연계한 산업 특구를 지정하였지만 나선은 정상 운영이 되고 있고, 황금평, 위화도는 큰 진척이 없습니다.

▲ 황금평 청사 착공식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집권 첫 해인 2012년 '6.28조치'를 시행합니다. 농업 분조제를 도입하여 가족농을 사실상 허락하고 생산물도 농민과 국가가 7대 3으로 분배하도록 하였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입니다. 또 기업소에 생산 계획 및 분배의 자율성을 확대함으로써 성과에 따른 분배를 강화하였습니다. 농업 생산량이 일부 증가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당 간부 등 기득권층의 반발로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어 제도 정착이 불투명해 보입니다. 

2013년 5월에는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특구 14개를 설치해 소규모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압록강, 온성섬관광개발구 등 일부 지역은 공사에 이미 착수한 상태입니다. 개성, 나진 등 철조망을 두르고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모기장' 특구와는 다른 방식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외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 같은 개혁·개방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권이 감당할 만한 개혁만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개혁·개방으로 확대된 시장경제가 북한 체제를 위협하고, 북한 당국은 다시 시장을 통제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남한 TV 시청권 주민은 1200만 명, 휴대전화 보급 대수는 300만 대(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추정치)에 이르는 북한은 당국에서는 개혁·개방을 꺼리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개방이 되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북한도 조금씩 열리고 있으니 통일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 유은실 기자였습니다.



* 내용 참조 : 조선일보 '통일이 미래다' 기획기사 2부 : <2>北 개혁.개방 現 주소 (2013년 2월 11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