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단 인터뷰, 5년 심경고백... "금강산 관광 재개 우리에게 생존의 문제"
금기협 "개성공단 정상화 환영, 금강산도 정상화 희망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공감"
2013년 8월 27일 화요일, 저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금강산기업인협의회(이하 금기협)를 다녀왔습니다. 금기협을 취재하게 된 계기는 얼마 전 민화협에서 주최한 류길재 통일부장관 초청 강연에서 질의응답시간에 금강산 기업 관계자들의 질문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전화를 해서 취재 계획과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니 바로 인터뷰를 허락해주셨습니다.
우선, 여러분께 금기협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금기협은 국가의 대북사업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적극적인 참여와 동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현대아산의 협력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입니다. 현재 통일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 무렵에는 10개 미만의 업체가 참가했었으나, 현재는 49개 회원사가 모여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금강산기업협의회
△ 금강산기업인협의회
금강산 관광 시작부터 2008년 중단까지. 육로관광, 금강산 사업 성장에 큰 도움
금기협에 소속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소기업입니다. 금기협에 속한 기업들은 공단 조성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은 개성공단과 다르게, 사업 초기 순수 자기 자본으로 시설투자 및 사업투자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돈, 자신의 재산을 투자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즉, 사업 초기부터 힘들게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금기협 이종흥 부회장은 그 당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금강산 사업 투자를 독려하는 분위기였고, 기업가들 역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여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금강산 관광이 배를 통해 이루어져서, 불안정적이고 적은 인원만이 금강산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2004년 육로관광이 시작된 이후, 금강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금기협 소속의 기업들도 많은 경제적 이익과 기업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2007년도에는 금강산 관광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북한 역시 사업 초기 비협조적인 태도에서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에 협조했다고 합니다. 이에 다양한 분야의 사업들이 금강산에 들어올 수 있었으며, 많은 금강산 관광객들도 이런 늘어나는 다양한 관광 상품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금기협 최요식 회장은 북한 사람과 3성(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이라고 불리는 민감한 정치적 이야기만 하지 않으면, 자유스럽게 대화하고 친하게 지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많은 북한 온정리 주민들 및 지역사회가 금강산 관광을 통해 활기를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북한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동안 분단으로 인한 이질감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었고, 비록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업을 하면서 통일에 대한 열망이 점차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실질적인 보상 및 지원 대책 부족
2008년도 이명박 정부 당시, 금강산 기업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파했다고 합니다. 최요식 회장은 매일매일 관광이 중단된 날을 헤아린다면서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5년 1개월 12일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5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중단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금강산 협의회 기업들은 뿔뿔이 흩어져 생계를 위한 삶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기업들은 가족 전체의 돈을 끌어 모으거나 개인의 전 재산을 끌어 모은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사업 중단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고 합니다.
신양수 부회장은 “지난 5년 동안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기약 없이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상황, 한 번 상상을 해보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순식간에 기업 관계자들은 길거리로 나앉게 되면서 은행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외면당했습니다.
금기협에 따르면 5년 동안 회원사들의 피해액은 현지 투자비 1700억 원과 5년간의 매출 추정액 약 5200억 원 등 총 7900억 가까이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강산 기업들은 얼마 전까지 남북경협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이 되지 않아서, 그 손실액을 개인 스스로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회장단을 비롯한 금강산기업협의회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처럼 국민의 안전과 안보가 위협을 받은 상황 속에서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은 올바른 판단이며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개인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행위를 제한하고 후속조치 없이 방관하여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들(금강산 기업들)을 모른 체하는 태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실망감을 느끼며, 반드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줘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금강산 관련 뉴스 속보를 시청하고 있는 최요식 회장
△ 인터뷰 중인 장면 연합뉴스에 등장
개성공단 정상화 환영 금강산 관광도 정상화되길 기원.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적극 환영 및 협조할 것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 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기업들은 적자가 지속되는 5년 동안 빚이 생겼으며, 시설·장비를 다시 돌리려면 수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재투자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 정부의 보조가 없이는 사업 운영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관광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정상화 이후 사업 정상화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정상화되고 있는 개성공단과 비교하여,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종흥 부회장은 이에 대해, 같은 대북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의 입장으로서 굉장히 환영하고 반가운 일이라고 개성공단 정상화 분위기를 축하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 문제의 원활한 해결은 금강산 관광 재개의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취지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대북사업을 하는 기업인으로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따를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갖는 의미는 통일교육의 장, 심리적 거리감 해소, 통일 비용 절감 등
마지막으로 금강산이 남북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회장단은 인터뷰를 하면서 오랜만에 밝은 표정으로 희망차게 말했습니다. 우선, 신양수 부회장은 금강산은 ‘살아있는 통일교육의 장’으로서 남북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종흥 부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서로간의 왕래와 교역을 할 수 있는 금강산이 ‘통일 이후에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최요식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현재로서는 눈에 명확히 보이지는 않아 가늠하기 힘들겠지만, ‘통일비용을 줄이는데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남한과 북한이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사업이며, 통일 이후 발생할 막대한 비용, 심리적 이질감 등 유·무형의 통일 비용을 줄이는데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끝에 최요식 회장은 현재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지난 5년간 너무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말하면서, 금강산 관광 문제는 생존이 걸린 문제로 반드시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번 추석 때도 가족들과 친지들을 볼 면목이 없다면서,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금강산 기업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하면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금강산 문제를 두고 현재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강산 문제는 국가 안보와 대북정책 등 다양한 문제들이 걸려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논의는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정치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논의 과정 속에서 직접적인 당사자들이 소외된 측면도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5년 동안 금강산 기업 관계자들은 육체적·정신적인 고통은 물론, 경제적인 고통까지 최악의 상황 속에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14일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금강산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민화협 강연 중에 밝혔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에 취임하면서,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제 생각에는 진정한 국민 행복이란 소수의 국민만이 행복한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강산 기업협의회 관계자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행복과 웃음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처럼 5년 동안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아, 행복해지길 희망하겠습니다. 이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행복하게 즐겁게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을 만나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 기자단 6기 조현기입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기사, 금강산기업협의회 홈페이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645027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4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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