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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야기/정책 돋보기

비무장지대, 세계 평화 염원을 담다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비무장지대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군사분계선으로 갈라져있는 한국인들만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평화의 공간에서 함께 만나게 되길 희망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美상하의원 합동연설 장면>

 지난 5월 8일,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한 내용 중의 일부입니다. 유창한 영어로 미국 의회에 울려 퍼진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는 한반도 평화 뿐만 아닌 세계 평화의 염원을 기원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는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위협, 개성공단 잠정적 폐쇄 등 대한민국의 안보는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하루 빨리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안착되었으면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DMZ 세계평화공원 공약은 대선 후보 당시 연설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DMZ 일원에 한반도 생태평화벨트를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처럼 비무장지대가 우수한 자연 생태 환경과 역사·문화유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생태'에 초점이 맞추어진 공약이었습니다. 그러나 DMZ 세계평화공원의 핵심은 '생태'보다는 '평화'로 맞추면서 정치적 의미가 더 부각 됐습니다.

<비무장지대 구역 (출처 :http://dmz.gg.go.kr/html/intro/concept.asp)>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는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 어귀의 교동도에서부터 개성 남방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금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까지 이르는 약 250킬로미터의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하는 남북 2킬로미터, 약 3억 평의 완충지대를 말합니다. 1953년 7월 27일 '한국전 정전협정'에 의해서 설치되었으며 60년이 지난 현재까지 군인이나 민간인 모두 통행 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전체 면적(약 22만 제곱킬로미터)의 0.4%에 불과하지만 100만 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돼 있고 남북 군사력의 70%가 배치된 군사분계선을 품고 있습니다. '군사적 완충지대'라는 취지와 정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군사지역인 셈입니다.

  60년 간 사람의 손길을 받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자연생태계는 자유롭게 스스로 살아나 사향노루, 산양, 삵 등 450여 종의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산악지대와 평야지대를 가로지르며, 그 사이에 계곡과 분지 그리고 여러 개의 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생태계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생물․지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국제적 보호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 차원에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입니다.

 
  동서 냉전의 아픔을 겪고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비무장지대가 존재했습니다. 이곳은 철의 장막이라고 불렸습니다. 1,400킬로미터에 이르는 동서독 국경지대 가운데 1,265킬로미터의 구간에 철조망을 쳐 동·서독으로 갈라졌습니다. 한반도의 비무장 지대와 마찬가지로 동,서간의 인적 교류와 통행을 금지시켰던 곳입니다. 1970년대 이후 동·서독 합의하에 철거되기 전까지는 지뢰지대도 형성돼 있었습니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 동서독 국경지대에는 일종의 '그뤼네스 반트(환경보호를 위한 녹색띠)'를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났고, 그 결과 남북으로 1400킬로미터에 이르는 국경지대 인근 150여 곳이 녹색지대로 조성,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뤼네스 반트는 죽음의 벨트를 평화의 벨트로 조성하여 동독과 서독을 갈랐던 철조망과 장벽을 없앤 뒤 생태보고의 장과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났습니다.

 

  <독일의 그뤼네스 반트>

 한반도의 DMZ 세계평화공원 건설도 이제 밑바탕을 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무장지대는 유엔군 군사정전위원회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공원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미국, 주변국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세계평화공원은 북한지역도 포함 되어있기 때문에 북한도 이러한 구상에 응해야 합니다. 실제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수많은 이해관계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단기간 내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독일의 그뤼네스 반트처럼 한반도 비무장 지대에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 참고 사이트 : DMZ 비무장지대  http://dmz.gg.go.kr/html/index.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