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수용소의 노래’라는 책을 아시나요? 무엇보다 이 책은 제목에 ‘수용소’와 ‘노래’가 동시에 들어가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여기서 ‘수용소의 노래’는 탈북민 강철환 씨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겪었던 일들을 담아낸 책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2003년 5월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며, 2005년에는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강철환씨는 10년간의 요덕수용소 체험을 통해 그곳에서 자행되는 반인륜적인 인간말살의 현장을 표현해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머리말에서 밝혔습니다. 또한 이 책은 영어판 《Aquariums of Pyongyang》(평양의 어항)으로 출간되어 LA 타임즈가 선정한 2002년 ‘올해의 책 베스트100’에 선정된 바 있는데요, 오늘은 이 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 강철환씨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강철환씨는 1968년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강철환씨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재일 한국인으로 교토 시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조총련 교토지부 상공회 회장직을 지냈었고, 그의 가족들은 1961년 재일조선인 북송사업으로 귀국하여 북한에서 엘리트 계층들만 생활 할 수 있는 평양에서 유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철환씨가 9살 때였던 1977년 8월, 할아버지가 ‘민족반역죄’로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가면서 온 가족이 함경남도 요덕군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고, 그곳에서 인권이 박탈당한 채로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았습니다. 수용소에서 10년간의 수감생활을 한 끝에 출소하게 되어 요덕군에 거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남한방송을 청취하고 김정일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국가안전보위부에 재수감될 위기에 처하자 친구 안혁과 함께 탈북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고, 6개월간의 탈북생활 끝에 1992년 8월 대한민국에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강철환씨는 대한민국에서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전력공사에 근무하게 되었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언론인이자 북한전략센터 대표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수용소의 노래' 저자 강철환씨의 모습
‘수용소의 노래’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강철환씨와 그의 가족들이 요덕수용소에서 겪은 일들을 담고 있는데요. 그러나 그 경험담이 매우 비참하고 잔혹하여 독자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북한의 인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독자들에게 북한의 인권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얼마나 어두운지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1.
“우리가 가는 곳이 대체 어디우?”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김 할머니가 보위원에게 물었다.
“가보면 알게 되오.”
“어디 길래?”
“다 사람들 사는 데니까 아무 염려 마시기요.” 보위원은 알쏭달쏭한 답변으로 얼버무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이만하면 집에서 등록사업을 하면서 살기등등하던 때에 비해 아주 친절한 편이었다. 그들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묻는 말에 답변도 해주고 자기가 말을 걸어오기도 하는 등 태도가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10여 분 동안 볼일도 보고 숨도 돌린 다음 우리는 다시 차에 올랐다.
2.
“다 왔으니 내려!” 같이 타고 온 보위부 책임자가 우리에게 지시했다. 차 밖에는 네댓 사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이 새끼들. 뭘 보고 있어?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짐이나 내려!” 감독인 듯한 사람이 몽둥이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네뎃 사람이 움찔하며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행색을 본 우리는 너무나 놀랐다. 이들은 그 무더운 여름날에 겨울옷처럼 두터운 옷을 걸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옷들은 하나같이 누덕누덕 기운 넝마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피골이 상접한 얼굴에는 빛을 잃은 커다란 눈망울이 무표정하게, 혹은 불안하게 박혀 있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비칠거리는 모습이 중환자처럼 보였다.
3.
갑자기 사람들의 말소리가 주춤해졌다.
저쪽에서 뽀얀 먼지를 날리며 두 대의 지프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차는 사람들이 모여선 곳을 가로질러 주석단 근처에 멈춰 섰다. 나는 되도록 잘 보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나섰다.
첫 번째 차에서 관리소장을 비롯해 보위원들이 내렸다. 두 번째 차에서는 머리를 삭발한 채 너무나 얻어맞고 굶어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도주자가 두 보위원에게 질질 끌려나오고 있었다. 가슴이 탁 막힌 것처럼 답답해졌다.
- 강철환, 「수용소의 노래」내용 중 일부
강철환씨의 ‘수용소의 노래’가 세상에 알려진 후 많은 독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 반응의 대부분은 매우 충격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가끔씩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서 접했던 북한의 사정들과는 정 반대인 이야기인 것 같다며 놀라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터파크 블로그에 책리뷰를 올려주신 ‘ChaOs’님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같은 동포로서 통일을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북한의 인권 현실에 대해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다. 앞으로 우리의 통일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인지 생각해보고 싶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한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홍현우 학생은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글자 한 글자가 충격적이었다. 우리 세상에 아직까지 그런 곳이 존재한다니 매우 놀라웠고, 인간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어서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지난 2005년에 미국 부시 전 대통령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책을 읽은 부시 전 대통령이 강철환씨를 백악관에 직접 초대하여 많은 세계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실 부시 전 대통령이 특정인이 쓴 책을 읽고 백악관에 저자를 초대한 사례는 소련의 인권탄압 실태를 고발한 “민주주의확산론”을 쓴 나탄 샤란스키(Natan Sharansky) 외에는 없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강철환씨가 백악관에 초대를 받은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의미가 컸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있던 비서들에게 이 책을 모두 다 읽으라고 권했기에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수용소의 노래’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던 순간이었습니다.
▲ 백악관에 초대받은 강철환씨와 부시 전 대통령의 모습
사실 저 또한 강철환씨가 쓴 인권수기를 통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오늘 소개했던 ‘수용소의 노래’와 또 다른 ‘아! 요덕’이라는 책을 통해 2006년 처음으로 북한 인권실태에 대해 알게 되었고, 대학 입학 후 북한 인권에 관련된 활동만 꾸준히 해올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강철환씨의 책을 통해 북한의 인권 현실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북한 인권이 어떻게 하면 개선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된 것입니다.
▲ 강철환씨와 함께. '수용소의 노래'를 읽은 후 나는 강철환씨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오늘 ‘수용소의 노래’를 통해서 이야기했듯이, 현재 북한의 인권문제는 비참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공개처형 중단과 정치범수용소 폐지는 비인간적 인권침해 행위를 근절하고, 근대적 봉건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인권의식과 인권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끊임없는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에 관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같은 말을 쓰는 우리 동포들이 겪는 비참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소홀히 다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는 강철환씨의 ‘수용소의 노래’. 이 책을 통해 북한의 인권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기를 빌며, 하루 빨리 평화로운 한반도의 통일이 찾아오기를 기원해봅니다!
<사진>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0959140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83025
-http://www.nkrsm.org/resource/view.htm?board=gal&id=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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