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연평도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웠던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듯 합니다. 저 역시 연평도 소식을 들었을 때 들던 온갖가지 스쳐가는 생각과 심장이 찡한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의 국민 여러분들 모두가 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순간에 우리 주위에 더욱 몸과 마음이 힘든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갖은 고생을 하며 우리나라 땅을 밟은 2만 여명의 북한이탈주민들입니다. 안 그래도 우리 사회에 적응이 힘든 이들에게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의 악화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입니다.
2010년 11월을 기점으로 하여 우리는 탈북자 2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만명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히신다구요?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총 학생수가 2만명이 안된답니다. 저희 학교도 꽤 큰 학교인데,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이 인구 규모가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그래프를 보면 지난 몇년간에 탈북자들의 숫자가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앞으로 우리나라 내 북한이탈주민의 인구가 훨씬 많이 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그토록 염원하던 땅을 밟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있어 이 사회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도 큰 정신적, 경제적 차이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 안 그래도 우리사회에서 적응과 자립이 힘든 북한이주민들에게 위의 기사처럼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고, 취업이 힘들어서 경제적인 고통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몇 년 전에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수용하고 교육을 시키는 시설 '하나원'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던 지역 단체도 있었으며, 최근에는 다문화 가정에 북한이탈주민들을 포함시키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민족입니다. 이들을 다문화가정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지요. 우리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기는 커녕, 이방인으로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얼마 전,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을 출범하는가 하면 의료, 교육,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이러한 사업들은 시작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시행착오나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만 하나하나 시정해나가며 더욱 발전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자신이 북한 출신임을 숨긴다고 합니다. 악플 때문에 인터넷의 댓글도 읽지 않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다 잡아서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라는 댓글을 읽는 그들의 마음이 어떠할 지, 짐작이나 할 수 있으신가요?
'문화지체현상'이란,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에 비해,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 문화 간 변동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조화를 이르는 말인데요. 지금 우리가 북한이탈주민을 대하는 모습과 비교해보면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는 급격히 늘어나는 북한이탈주민의 인구수,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문화는 우리가 탈북자들을 대하는 자세와 인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용어가 있는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과 선입견 등은 쉽사리 고쳐지기가 힘든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교육이나 시민단체 등의 활동이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의 인식개선과 함께 포용력을 가져야 합니다.
평생을 사용하던 언어와 문화, 생활, 관습 등을 한번에 완벽하게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낯선 말씨를 쓰고, 내가 당연시 하는 것을 모를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모르는 것이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잣대를 그들에게 맞추려고만 하지 말고 나도 그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통일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 한국사회는 우리 땅에서 새로이 정착하려고 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조차 마음의 문을 닫아놓고 열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를 비롯한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 따뜻하고도 열린 마음으로 북쪽에서 부터 멀고 험한 길을 온 우리의 가족들을 맞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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