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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감독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통일부 기자단의 정찬형, 최수지 기자입니다.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라는 북한 영화가 이번 '201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기획 부문으로 상영된다는 소식에 상생기자단이 한걸음에 부산까지 달려갔습니다!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영국, 벨기에, 북한이 함께 만든 콜라보레이션, 즉 합작 영화입니다.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2006년 어느 겨울날의 위스키 한 잔과 함께 떠오른 아이디어'가 커지고 커져 이러한 하나의 멋진 영화로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북한에 대한 관심과 통일을 꿈꾸는 북한학도, 그리고 통일부 기자로서 접하게 된 이번 영화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를 보는 도중,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 각각각 달랐는데요. 이처럼 이번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더욱 다채롭고 흥미로웠습니다.

 

이 이야기는 '김영미'라는 이름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시대의 강한 여성상을 가졌고, 자신감과 독립심을 가진 발랄한 그녀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이 영화의 주요 컨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 파워라는 핵심은 '광부 설정'를 통해서 드러나는데요. 영화에서는 북한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작업반 단위로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영미는 광부의 딸 출신으로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꾸는, 즉 교예를 사랑하는 소녀입니다. 천부적인 재능이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그녀가 교예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작업반과 함께 교예를 연습하고 준비하여 멋진 공연을 펼친 영미는 마침내 기적적으로 교예 선수가 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이 영화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적 조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꿈을 이루는 한 여성의 성공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서로를 도와가며 자유롭고 열성적으로 노동을 하는 작업반의 모습을 보여주고, 노동 계급의 힘을 강조하는 면에서는 북한 체제의 특수성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은근하게 드러나는 로맨스와 유머, 그리고 꿈이라는 소재는 이념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치임이 분명했습니다.

 

또한 최근 북한의 노동신문에 따르면, 얼마 전 열린 '평양영화축전', 즉 북한의 대표적인 영화제인 평양국제영화제(PIFF)에서도 이 영화가 화제를 모았다고 평가를 한 바 있습니다. 북에서 오신 북한이탈주민은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 영화들은 대부분 철저히 전체주의적인 시각에서 사회주의 과업 수행,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사명 의식을 주제로서 강조했다면 이번 영화는 ‘개인의 삶과 희망’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탈북자 동명숙씨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 흐름과 더불어 변화하는 문화적 트렌드를 반영해서, 북한의 문학예술 양상 또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별했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북한 고유의 영화가 아닌 해외합작영화입니다. 하지만 출연진 모두가 북한 사람이고, 시나리오 또한 북한 사람에 의해 쓰여졌고, 거기에 외국의 기술력과 프로덕션 산업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충분히 북한 영화로서의 독자성과 외부와의 연계성 모두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와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탄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아마도 우리는 미래로 이어질 '통일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방법론을 여기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이번 영화의 감독들을 알아볼까요?

Director

안자 델르망 / Anja DAELEMANS
1967년생. 영화감독이자 ‘어나더 디멘션 오프 언 아이디어’ 사장으로 영화와 TV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단편 <겨울의 일화>와 <탕히 아르젠티니>는 오스카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벨기에 최대 민영방송국 자문활동 또한 하고 있다.

 

Director

니콜라스 보너 / Nicholas BONNER
고려여행사 사장으로 북한과의 문화교류, 관광, 영화제작에 힘쓰고 있다. 다니엘 고든(VMS 프로덕션)과 북한제작자 렴미화와 함께 북한에 관한 다큐멘터리 세 편을 만들었으며 모두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었다.

 

Director

김광훈 / Gwang-hun KIM
1963년생. 평양드라마영화대학을 졸업 후 부친의 뒤를 이어 ‘한국 4월25일 영화스튜디오’를 위해 영화 세 편을 연출했다.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해외 스탭과 작업한 그의 첫 영화다

 

 

 

▲ 안자 델르망 감독과 함께

 원래는 예정에 없던 감독들의 영화 상영장 방문으로, 상생기자단은 기쁨의 탄성(!)을 짓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덕분에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안자 델르망, 니콜라스 보너 감독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김광훈 감독과 북한 배우들에게 공식 초청장을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방문은 무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 니콜라스 보너 감독과 함께 (감독이 두 기자에게 준 기념 티셔츠)

 

Q. 이번 영화를 기획한 의도는?

처음에 소재를 기획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우연한 계기를 기회로 발전시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나갔고, 6년에 걸쳐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어떠한 정치색, 폭력, 성 등에서 자유로운 순수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것은 영미라는 여성이 교예의 꿈을 이루는 것으로 영화에 구현되었다.

니콜라스 보너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기 이전에도 <천리마 축구단>, <푸른 눈의 평양 시민> 등 북한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여러 개 만든 바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또한 고려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으로서, 평소에도 북한과 깊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영화를 만드는 데 6년이나 걸렸다고 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기간만 3년이 걸렸다. 북한 작업자들에 의해 원고가 쓰여졌는데, 국가가 운영하는 방식의 북한 영화 제작소와 TV 스튜디오 등에 의해 몇 번이나 거절을 당하는 과정에서 힘겹게 쓰여졌다.

그 이유는 이번 시나리오는 기존의 북한 영화들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여주인공 인물이 주도하는 방식이나, 국가나 당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꿈을 성취해가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등이 북한의 영화예술 방침과는 달랐던 점 때문일 것이다. 또한 북한에서는 교예 등의 예술 활동을 매우 이른 나이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양성하는데, 스토리의 여주인공은 북한 사회 통념상 부합하지 않는 나이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교예라는 소재 특성상 실제 교예 활동을 하는 교예단 출신의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다. 한정심과 박충국이라는 평양 교예단 출신의 인물이 캐스팅되었다.

 

Q. 영화를 찍는 도중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북한 영화계는 아직 기술력 면에서 다소 떨어진다. 때문에 동시 녹음 기술이나 기술적인 장면 촬영을 함에 있어서 의사소통이 매우 어려웠다.

영화에서 동시 녹음이 아니라 이후 더빙한 장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잘 지적해 주었는데, 우리는 동시 녹음과 더빙 작업을 병행해야 했다. 현장에서 잡음이 너무 많이 들어갔거나 녹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더빙을 해야 했다.

 

▲ 왼쪽부터 안자 델르망 감독, 최수지 기자, 니콜라스 보너 감독, 정찬형 기자

얼마전 평양영화축전에도 다녀왔다는 감독은 평양과 부산에서 관객들이 보인 서로 다른 반응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어떤 장면에 웃음을 터뜨렸는지의 포인트가 다른 점이 재미있었다.

평양에서는 주인공인 영미가 익살스럽게 걸어나오는 장면이라던지, 단순하지만 분명한 장치에서 웃음 코드를 찾았다. 반면 부산에 오니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의 색시감으로 점해두고 엮으려 하는 장면 등에서 폭소를 터뜨렸다.

남과 북의 웃음 코드가 서로 다른 점이 흥미로웠다. 이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감독과의 대화, 인터뷰 및 현장 스케치 영상

 


 

니콜라스 감독은 우리에게 페이스북 계정에 대한 정보 또한 알려주었는데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나 소식, 감독들의 행보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어 유용했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모두, 지금 바로 페이스북 '김동무는 하늘을 날다' 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이상으로, 통일부 기자단의  최수지, 정찬형 기자였습니다.

 

<참고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