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민족문화자산 남북공동보존 학술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이번 학술 심포지엄은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려 불교 문화만 언급될 거 같았지만, 불교문화재를 비롯한 고고분야, 건축, 자연유산 등 다양한 문화자산에 대해 소개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행사에 앞서 통일부 차관의 기념사가 있었습니다.
" 민족공동 문화유산은 민족적 자긍심과 혼을 담고 있는 자산입니다. 이 자산들이 분단으로 그 빛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분단에 안주한 상황에서 벗어나 통일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번 민족문화자산 남북공동보존 학술심포지엄을 통해 지난 과거와 현재를 돌이켜 보면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고 민족 동질성 회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기념사에 이어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모인 연구원과 관계자분들께서 학술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1. 민족공동유산 교류협력의 역사와 평가
민족공동유산에 대한 평가는 정호섭 교수(한성대 역사문화학부)가 발표를 하였습니다. 민족공동유산은 남북 분단 이전시기까지 민족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보존한 문화자산을 뜻하는데요. 남북이 소유한 문화유산을 민족공동의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진행된 교류역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남북한 민족문화 교류역사
1980년대 ~ 1990년대 후반
중국이나 일본 국적의 대리인이나 해외동포를 통한 간접 교류와 제3국 접촉이 대다수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 ~ 6·15 공동선언 이전
북측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직접교류가 가능해졌습니다.
6·15 공동선언 이후 ~ 2004년 전반기
남북 민간교류와 미국, 일본과의 민간외교를 담당하는 '민족화해협의회'가 출범하여, 국제법상 '수교'에 준하는 관계로 발전하였습니다.
2004년 후반기 ~ 2012년
'민족화해협의회'가 정착되면서 남북간 교류협력이 발전하였지만,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와 겨레말 큰사전 편찬을 제외하고는 교류협력이 중단되었습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수해복구 형태로 교류를 재개하였습니다.
2. 고고분야 남북교류협력
고고분야의 남북교류협력 분야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의 박성진, 윤형준 연구원이 발표하였습니다. 역사부분의 연구가 가장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유적과 유물에 대한 조사가 원활하지 않아 고고분야의 연구가 부족한 편입니다.
고고학분야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는 '금강산 신계사 발굴조사'입니다. 금강산 신계사는 한국 전쟁 당시 크게 훼손되었는데,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공동 조사와 복원을 통해 초창기 불전 유구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의 유물을 발굴하였습니다. 남북한 전문가가 공동으로 현장작업을 하여 얻은 첫 성과였습니다. 2012년 8월에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5주년을 기념하여 남북 합동법회까지 개최하였습니다.
금강산 신계사 남북공동발굴조사 이후 개성공업지구에서 선사시대의 유물, 평양일대의 고구려 유적 공동조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백두산 정계비터, 정릉사 8각 우물이 소개되었습니다.
금강산 신계사 복원 5주년 기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3. 건축문화유산 분야 남북교류협력
건축분야 부분은 직접 방북을 하며 건축물 복원을 하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강현 연구원이 소개하였습니다. 건축분야 교류는 1997년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의 '북한 문화유적 답사 및 조사사업' 이후 본격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간단한 답사의 형태였지만, 건출물의 설계 및 복구에 관심을 갖게한 계기였다고 합니다.
북한은 현재 전세계가 공유하는 설계도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계측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현 연구원도 설계도의 차이로 인해 건축문화유산 복원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이후 향후 복원작업을 위해 남북 건축학자들이 만나 설계도와 작업도를 모아 총 61권의 「조선고고학전서」,북한서적 「조선유적유물도감」을 참고한「북한의 문화재와 문화유적」, 건축물의 사진으로 엮은「사진으로 보는 북한의 문화유산」등을 편찬하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에서는 간접적인 학술자료 수집과 발간에서 나아가 <북한 건축문화재 실측조사 사업>을 진행하여, 개성의 관음사 대웅전 외 총 31건의 사찰을 실측하여 복원을 위한 실측도를 만들었습니다.
2003년에는 개성의 영통사, 2005년에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을 통해 건축분야 문화유산 복원을 성공하였습니다.
4. 불교문화재 남북교류협력
불교문화재 관련 남북교류 현황은 최성은 교수(덕성여대 미술사학과)가 안내하였습니다. 남한에서는 삼국 시대 이후 불교문화에 대한 연구가 상당한 수준이고 박물관을 가더라도 불교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의 수도 개성과 고구려의 불교유물들이 많이 있지만,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개성 고려박물관을 제외하면 불교문화재를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방치되어 있는 문화재들의 훼손을 막기 위해 불교문화재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개성의 불일사, 현화사, 영통사의 석조문화재를 박물관으로 이전시켰습니다.
현재 북한내 불교문화의 분포상황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개성, 평양, 금강산을 중심으로 불교문화재 조사와 연구가 진행하여, 향후 홍보·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5. 심포지엄을 마치며
이번 '민족 문화자산 남북공동보존 학술심포지엄' 에서는 민족공동유산 교류협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었습니다. 남북한 민족공동 문화유산은 남과 북이 단절 속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정치, 경제적인 이유를 뛰어 넘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보충한다면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상생기자단 5기 이건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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