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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사례 보고회, 그 현장으로

여러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아시나요? 반민특위는 일제가 패망한 뒤인 1948년에 창설되어 친일잔재청산을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에 정치적으로 얽혀 있던 문제도 있었고, 얼마 안 있어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자료들이 상당부분 소실되어 활동이 유야무야 되었던 안타까운 우리 역사입니다. 만약 자료라도 남아 있었다면 이후에라도 친일파 처벌이 가능했었을텐데요 오늘날에도 다가올 통일 사회에 대비하여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그것입니다!


9월 24일 오후 두시부터 여섯시까지 프레스 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미나는 북한인권정보센터와 독일의 한스자이델재단의 주관 하에 진행되었습니다. 개회사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김상헌 이사장이 맡았고, 하태경 국회의원과 김천식 통일부차관이 축사를 맡아 주었답니다!



이 날의 세미나는 크게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영국의 상원의원인 데이비드 알톤 경과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이 각각 발제를 맡은 제 1세션과, 후베르투스 크나베 독일 슈타지기념관 관장, 이원웅 관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은 제 2세션이 그것입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주로 NKDB의 운영현황과 냉전시대의 인권보호에 대한 주제가 논의되었고 두 번째 주제에서는 향후 어떤 전략으로 북한인권을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습니다.



특히 제 1세션 첫 번째 발제를 맡아 주신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은 유럽 제일가는 북한 문제의 권위자로, 현재 영국의 북한위원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North Korea Case Reports and Human Rights Violation"이라는 발제로 통일 이전 독일의 인권 문제 등 전 세계의 인권 개선 사례를 소개하면서 북한에도 하루빨리 이러한 프로그램이 정착해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국에서 온 외국인에게서 북한 인권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오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님의 발표도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 서독에서는 동독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 실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국가가 직접 기관을 설립해 운영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기록 작성을 담당하는 기관이 국가가 아닌 민간이 운영하는 북한인권정보센터 한 곳이 전부라는 사실을 새로 알게되어 놀라웠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공식 발표가 끝난 이후에도, 청중들의 관심에 찬 활발한 질의응답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다소 생소했던 북한인권정보와 사례 기록에 대해 그만큼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갖고 계셨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반민족특별위원회 운영위원들


21세기가 된 오늘날에 와서도 종종 반세기도 전에 일어났던 과거사 문제가 논란이 되곤 하는데요, 그런 것을 보면 반드시 도래할 통일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금 이순간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사항을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피해자에게는 올바른 보상을, 가해자에게는 응당한 처벌을 내려 반민특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