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일부 블로그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통일항아리,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운동의 주체가 어디인지 궁금하실텐데요. 그래서 저희 상생기자단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사단법인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문무홍 상임대표를 만나고 왔습니다.
▲ 상생기자단과 함께한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문무홍 상임대표
Q. 안녕하세요, 문무홍 대표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통일생각 첫 후원의 밤이 있었죠?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어떻게 처음 시작되었나요?
A. 96년부터 98년까지 통일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통일준비'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실제 통일 상황이 전개될 때를 대비해서 준비해야 할 영역을 여섯 가지에서 일곱 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 일에 뜻을 모은 사람들이 함께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통일생각)'을 만들게 됐습니다.
Q. 요즘 통일항아리 운동이 한창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통일재원 모금에 '통일항아리'라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통일항아리는 첫째로 어머니들의 지혜를 본받아 통일을 준비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밥을 지을 때마다 쌀을 한 줌씩 덜어놓고 요긴할 때에 사용했던 것처럼, 우리도 통일이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지금부터 조금씩 통일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이 통일항아리는 '달항아리'로 만들어졌는데요, 달항아리는 보름달같은 모양의 백자로 크기가 커서 위, 아래를 따로 만든 뒤 하나로 붙여서 만듭니다. 이 과정이 남과 북이 하나되는 통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통일항아리는 국민들의 기부만으로 채워지나요?
A. 아닙니다. 통일항아리에는 국민들의 기부 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남북협력기금'의 불용액과 정부출연금 등 다른 출연금도 함께 적립됩니다. 현재는 20년 후 통일이 된다고 간주했을 때 첫 해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 55조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지난 달에 통일항아리 응원서명을 받으면서 시민 여러분의 다양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종종 "적립금의 사용처가 믿을 만 한것인지,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통일항아리에 적립되는 기금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A. 적립금의 사용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오프라인에서 기부가 이뤄지는 경우엔 기부 현장에 관리 인원이 늘 동행합니다. 구좌로 기부가 되는 경우엔 통일부의 3개 부처에 기부 내역이 바로 보고되고, 정기적으로 행정안전부 사회적 모금 집계 현황에도 보고가 됩니다. 또 통일생각은 여타 법인과는 달리 기금 구좌와 운영 구좌를 별도로 운영합니다. 운영비는 통일항아리 기부금이 아닌 다른 특별기부 등으로 충당합니다.
Q. 그렇다면 통일항아리에 적립되는 기금은 통일 이전까진 사용하지 않는 건가요?
A. 예,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렇습니다. 통일항아리에 적립되는 기금은 '통일 과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일 이전까지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하고, 통일 이후에는 통일항아리에 모아둔 통일기금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일 과정을 좀 더 넓게 해석한다면 통일을 준비하는 일들도 통일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Q. 아, 아까 통일항아리에 남북협력기금의 불용액이 통일항아리에 적립된다고 하셨는데요, 남북협력기금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A. 남북협력기금은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에 사용되는 기금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기금이 다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 매년 국고로 다시 환수가 됩니다. 이 불용액의 일정 부분을 통일기금으로 전환해 재원을 마련하고 운용하게 됩니다.
Q. 그럼 통일항아리에 모인 기금도 나중에는 통일계정에 옮기겠네요?
A. 예, 그렇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부해주신 기금과 앞서 말한 남북협력기금의 불용액, 특별 기금 등이 모두 통일계정으로 적립됩니다.
Q. 통일재원 마련을 위한 통일항아리가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실제적인 통일 준비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통일항아리 이외에 통일생각이 하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통일항아리 운동은 통일생각의 여러 사업 중 하나입니다. 그 밖에 통일준비의 필요성에 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업, 통일국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사업, 통일준비 관련 연구·조사 사업 등도 통일생각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Q.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대표님께서는 남북문제에서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엇보다도 남북문제의 해결을 위한 첫번째 과제로는 '통일준비'를 꼽을 수 있겠죠. 앞서 말했듯 통일준비는 대체로 6가지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가장 첫째로 통일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를 대비한 청사진 짜기, 둘째로 법제화 등 제도 정비, 이 밖에 인적자원 양성, 물적 기반(재원) 마련, 국민과의 소통, 비정부 부문을 포함해 국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 관리를 추가해서 7가지 영역으로 보기도 합니다. 지금 통일생각이 주도하는 통일항아리 사업이 바로 이 네번째 '물적 기반 마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통일 준비를 위해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저는 남북문제에서의 최우선 과제를 '통일준비'라고 생각합니다.
통일 항아리에 대한 질문을 마친 후에는 전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지낸 문무홍 대표에게 개성공단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개성공단의 조감도. (사진출처:경향신문)
Q. 개성공단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A. 개성공단은 남한의 뛰어난 기술과 자본 그리고 북한의 노동 경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남북경협의 산물입니다. 2000년도 남북한이 합의하여 착공 되었고 2004년부터 남한 기업들이 입주하여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누적 생산량이 15만 달러를 돌파했고 현재까지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의 기업과 5만 명의 북한 근로자 그리고 약 800명의 남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Q. 개성공단이 통일에 미치는 영향은?
A. 저는 개성공단 예찬론자입니다. 개성공단은 이미 통일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개성공단은 남북간의 인적자원 교류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남북 근로자들이 한대 모여 협력하여 일하면서 서로 다른 체제에 대해 이해 할 수 있고 또 서로 친목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개성공단은 정치적/군사적 완충장치의 역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성공단의 발전은 정치적인 문제로부터 독립 될 수 는 없지만, 개성공단의 존재는 정치적/군 사적 문제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방지하고 있습니다. 남북한 모두 개성공단을 통해서 이득을 얻고 있기에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경제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특히, 경제가 취약한 북한에게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 개성공단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모습
Q. 현재 개발 중인 북중 경제특구 (나선, 황금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먼저 북한이 중국과 남한의 차이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접근하는 것은 비즈니스와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남한은 비즈니스 보다도 한반도 통일의 관점에서 개성공단을 유지하고 남북경제협력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목적의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과 손 잡고 개발하는 것보다는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확장해 제 2의 개성공단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직전까지 계속된 회의로 많이 지친듯 보였던 문무홍 대표는 상생기자단의 이어지는 질문에 더욱 더 열정적인 답변으로 응해주었습니다. 기자단의 예상보다 훨씬 작았던 한 칸 사무실에서 이렇게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들을 모으고 또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고, 앞날을 더욱 더 기대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상 상생기자단 김엘림, 안요섭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 통일항아리 앞에 선 문무홍 대표와 상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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