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목)부터 9월 20일(목)까지 7박 8일간 '준비된 통일은 축복입니다.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 행사가 열렸습니다. 대전을 시작으로 전주, 광주, 부산 등을 거쳐 파주 남북출입사무소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를 위해 통일부 직원 11명과 상생기자단 3명, 자전거 전문가와 안전요원 6명으로 이루어진 드림팀이 구성됐는데요. 이들은 하루 평균 약 50km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며 통일준비의 필요성을 알리고, 국민의 통일 의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통일항아리를 대내외에 홍보하는 막중한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첫 번째 기사에서 이번 행사를 위한 준비과정을 살펴보셨을 텐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드림팀의 자전거 국토대장정 과정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통일준비 필요성 홍보와 자전거 국토대장정의 상관관계?
어떤 대선후보는 대선출마 선언에서 복지와 성장을 자전거 바퀴에 비유하면서,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혁신적인 경제가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자는 여기서 자전거와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의 연관성에 대한 영감을 얻었는데요. 국민의 통일의지를 결집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통일의지 결집만으로는 바퀴 하나의 불완전한 자전거에 지나지 않죠. 2011년에 통일부에서 추진한 정책연구용역(『통일재원 마련방안 연구』)에 따르면 20년 후 통일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통일 직후 1년간 통일비용은 최소 55조 원으로 추계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통일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나머지 뒷바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죠. 통일 의지에 통일재원 마련이라는 실질적인 준비가 병행된다면 남북의 통일의 현실성은 한층 더 높아질 겁니다.
남북관계와 닮아있는 자전거 국토대장정 코스
자전거 국토대장정 구간에는 경사가 완만한 오르막길,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 내리막길, 비교적 평탄한 길 등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평지 같으나 살짝이라도 경사가 있는 길을 갈 때엔 어김없이 자전거의 움직임이 둔해지죠.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릅니다. 당장이라도 자전거를 버리고 도망가고 싶어지죠. 하지만 힘겨워도 꿋꿋이 오르막을 견뎌낼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르막길이 끝난 뒤엔 반드시 나타나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페달질을 잠시 멈추고도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사람들을 한 번씩 둘러보며 숨도 고를 수 있는 평지도 나옵니다. 지난 남북관계를 돌아보니 자전거 국토대장정 코스처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평지를 반복해 왔더군요. 이 대목에서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한 가지 얻었습니다.
'남북관계가 자전거 국토대장정 코스와 참 닮아 있구나!'
드림팀 출발
9월 12일 오후 4시, 자전거 드림팀 20여명은 정부중앙청사 후문에 모여 관광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했습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첫 라이딩에 임하기 위해 현지 적응 차 하루 먼저 도착한 것이죠.
온몸으로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을 응원하는 버스
이후 진행된 7박 8일간의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날짜 |
구간 |
출정식 |
지역 참가 |
구간 테마 |
9.13(목) |
대전-전주 |
엑스포 시민광장 |
100여명 |
탈북민 구간 |
9.14(금) |
전주-광주 |
전주시청 광장 |
50여명 | |
9.15(토) |
창원-부산 |
창원시청 광장 |
50여명 |
통일미래세대 구간 |
9.16(일) |
부산-대구 |
대저생태공원 |
50여명 | |
9.17(월) |
삼척-강릉 |
태풍 '산바'로 인해 자전거 라이딩 취소 | ||
9.18(화) |
춘천-양평 |
춘천시청 |
50여명 |
평화기원 구간 |
9.19(수) |
양평-서울 |
양평군청 |
70여명 |
통일염원 구간 |
9.20(목) |
서울-파주 |
여의도 물빛무대 |
100여명 |
매 자전거 라이딩 시작에 앞서 출정식이 진행됐는데요. 통일부 관계자와 지역 관계자, 자전거단체 관계자분의 응원말씀을 들으며 행사의 의의를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정책협력과의 이승호 사무관님과 상생기자단의 강인경 기자가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태풍이 드림팀을 따르는 것이었을까요, 드림팀이 태풍을 따라가는 것이었을까요? 거의 대부분의 행사 일정이 비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비와 바람도 드림팀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태풍 '산바'와 정면으로 마주한 5일차에는 불가피하게 라이딩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지만요. (5일차의 자세한 일정은 다음 기사에서 확인해 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 궁금해요?
라이딩 구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로 첫째 날 대전에서 전주 구간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아마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자전거 라이딩의 첫 일정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헬멧과 고글도 모자라 우비와 방수 모자로 완전무장을 한 채 시작한 라이딩, 멈추길 바랐던 빗줄기는 점점 굵어져 급기야 시야를 모두 가리고 말았습니다. 자동차 와이퍼를 고글에 달아 놓고 싶은 심정이었죠.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간에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선두를 믿고, 팀원을 믿고 꿋꿋이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라이딩 기간 중 최대 고비
몸의 근육들이 라이딩을 하는데 적응하느라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시기가 바로 2,3일째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유난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팀원이 많았습니다. 전주에서 광주로 가는 구간, 전남대학교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지역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드림팀의 행렬을 바라보며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광주지역민들의 응원은 피로회복제와도 같았답니다.
9월 18일, 강릉에서 춘천으로 가는 구간에서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끊이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던 이건희 기자도 "제가 이 지역 사람인데, 이렇게 험난한지 몰랐다."며 거친 숨을 몰아쉬더군요. 급기야 다리에 쥐가 나서 응급처방을 해야 했습니다.
드디어 9월 20일, 대장정의 마지막 날,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인터넷통일방송 이영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특별한 출정식이 열렸는데요.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통일부 홍보대사로 위촉된 방송인 이상벽씨, 야구해설자 양준혁씨, 가수 김범수씨, 남북합작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 뽀로로가 함께 했습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것이 우리 주변국에 한국민의 통일의지를 전하고 북한주민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하셨고요. 방송인 이상벽씨는 "실향민으로 서러운 세월을 살아왔다. 통일을 이루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 만큼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드림팀은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의 종착점인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체력이 고갈돼 지칠 대로 지친 상태, 버스에 올라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요. 완주를 코앞에 두고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드림팀원들은 앞에서 기다려 주고, 뒤에서 끌어주며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조금만 더 달리면 개성과 평양에 다다를 수 있다는 표지판을 바라볼 때에는 만감이 교차했는데요. 개성으로 가는 화살표에 X자가 쳐진 것을 확인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정찬형 기자는 "비록 지금은 우리가 국토의 절반만을 달려왔지만,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우리가 타고 달린 삼천리 자전거의 이름처럼 삼천리까지 달려 진정한 의미의 전국 국토대장정을 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남북출입사무소에서의 하이라이트 행사가 남았는데요. 드림팀원들이 각자의 자전거에 매어두고 달렸던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 깃발, 기억나시죠? 여기에 우리의 통일을 향한 염원을 고이 적었습니다. 이건희 기자는 "평범한 대학생에서 상생기자단으로,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 통일부에 감사드리고 오늘 흘린 땀방울이 통일에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네요.
깃발은 타임캡슐에 담아 남북출입국사무소 한켠에 묻었습니다. 머지않아 남북통일을 이루게 되는 그날, 오늘을 추억하며 타임캡슐을 열어보자는 약속과 함께 말이죠.
처음에는 모두가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냐고, 불가능할 거라고 우려했던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가능에 도전했고, 해냈습니다. 남북의 통일,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하면 해낼 수 있습니다. 남북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우리민족의 숙명적 책무니까요. 하루빨리 북녘 땅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 3탄 서명운동편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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