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주년ㆍ중일 수교 40주년 기념 동아시아공동체포럼
2012년 5월 25일, 박윤수 기자와 길은수 기자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주최 동아시아공동체포럼에 다녀왔습니다.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포럼은 한중 수교 20주년ㆍ중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하여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성찰과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의 모색” 이라는 주제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참여하여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의 동아시아의 변화를 설명하시고, 우리나라가 준비해야 할 통일준비 사업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류우익 장관의 기조연설을 정리한 것입니다.
세계질서의 변화와 그 원인
우리는 변화의 시대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늘 고심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대란 또 선택의 시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가 어떤 성질의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면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위기, 그리고 중동에서 불기 시작하는 민주화 바람 등은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하나의 사건이 독립적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필연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질서를 구성하는 하나의 판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문명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면 민감한 부분의 흔들림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현재 가장 민감한 부분은 바로 금융위기입니다. 미국의 월가의 문제, 이것이 유럽의 재정위기로 이어져 실물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일련의 경제위기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각국 정상들이 여러 형태로 모여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도 G20이나 세계핵안보정상회의 등 여러 회의를 주관하기도 하고 의장국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가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실무적 해결들을 찾게 되었으나 경제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본질이 만약 문명의 판의 흔들림으로 인한 것이라면, 이것은 위기라기보다 변화로 봐야합니다. 다만 우리가 그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기 힘들고 해석에 힘들어 두려움을 더 갖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바로 정보화의 확산과 그에 힘입은 세계화의 진전입니다. 어떠한 현상도 다른 현상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며 어떤 지역도 세계질서로부터 고립되지 못합니다. 이러한 가정 하에 중동에서의 변화도 역시 그 맥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질서 변화 속의 동아시아의 변화 - 중국과 일본, 한국
군사적 위협에 놓여있는 한반도
한편 한반도 역시, 통일된 민족국가로 1300년을 지탱하다가 20세기가 되어 1세기 동안 식민지와 분단 상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기에 20세기가 한반도 통일된 민족국가에 있어서 가장 수치스럽고 아픈 역사이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북한을 살펴보면, 북한은 지난 20년 동안 화해와 긴장의 분위기의 반복 속에서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꾸준히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왔습니다. 최근 미국과 모처럼 핵개발 중단과 식량지원에 대한 획기적 협의가 있었지만, 며칠 뒤 장거리발사가 이뤄져서 적어도 북한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음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2012년 2월 29일에 북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은 핵 활동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영양지원을 하는 것에 합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4월 13일에 일어났던 북한의 장거리 발사, 즉 광명성 3호로 인해 미국의 영양지원이 중단되며 합의가 무효화 된 상태입니다.
세계와 우리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북한이 비핵화, 국제적 협력, 민생경제위주의 정책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로 기대하였으나 오히려 북한은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대한민국의 정부와 언론기관을 적시하여 위협하고 협박하며 기존의 노선을 지키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요 통일준비 사업
다음으로 대한민국 역시 다양한 논란과 갈등들의 존재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이며, 이는 세계적인 변화들과 특히 동북아 국가들의 선택과 긴밀한 관련 속에서 이뤄져야합니다. 현재 우리는 예전과 다르게,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며 3대 세습으로 노선이 고수되고 국제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시점에 있기에, 예전과 그대로인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제 정부는 통일정책의 중심을 분단관리에서 통일 준비로 진화시킴으로써 우리 스스로가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통일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분단관리를 더 이상 하지 않는 의미가 아니라, 분단관리에서 멈추지 않고 능동적 주도적으로 통일 준비를 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통일 준비는 다음과 같은 5가지의 주요한 사업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국민의 통일의지를 고양: 시간이 지나면서 통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해질 수 있기에,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통일 의지를 고취시켜나간다.
(2)통일과 통합과정에 필요한 재원 마련: 통일항아리로 대표되는, 미래의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해나간다.
(3)통일외교 강화: 특히 주변 국가들에 대해, 통일한국이 그들 국가 이익에 부합하며 새로운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고 공조의 기반을 넓혀간다.
(4)탈북민 정착과 포용: 탈북민이 건강한 한국시민으로 정착하는 것은 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통일과정의 시작이다.
(5)통일과정과 통합과정에서 필요한 제도의 대비: 이는 학계와 전문가들의 많은 생각과 논의들이 절실히 필요하며, 정부는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돕는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우리는 물론 주변 4강과 북한의 주민들이 통일 한국의 그림을 보다 구체적으로 가슴에 안게 되길 바랍니다.
마치며
류 우익 장관님께서는 이러한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셨습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이제는 세계적으로 변화와 선택의 시기이며 동북아의 중국, 일본, 북한, 한국 역시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은 “분단관리→능동적인 통일 준비”를 중심으로 통일준비를 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많이 언급된 한중수교 20년, 한일수교 40년, 그리고 현재의 남북관계를 생각해 보며 우리 개개인들도 현 시점에 대한 생각과 자신이 이 시점에서 해야 하는 것들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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