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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몰아치는 한파! 한반도에서 가장 춥다는 중강진의 모습은 어떠할까?


추위가 매섭습니다. 이부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어집니다. 하루종이 전기장판에 누워 귤이나 까먹을 수 있다면 남 부러울 것 없겠지요. 갖은 유혹들을 떨치고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 살을 에는 추위가 온 몸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이놈의 날씨는 조금 따뜻해지는가 싶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정없이 칼바람을 날립니다. 더우면 옷을 벗기라도 할 터인데,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추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아, 겨울이란 계절은 끈질긴 녀석입니다. 정말 잔인한 녀석입니다.

 

 그런데 우리 형편은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지요. 사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한반도에서도 ‘동토(凍土)의 땅’ 불리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평안북도에 위치한 중강진(中江鎭)입니다.

중강진압록강변에서 보이는 중강진의 모습

 

중강진은 지리적으로 ‘한국의 지붕’이라 불리는 개마고원 북부에 위치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1월 평균 기온이 -20.8℃에 이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10℃ 언저리만 되어도 ‘한파 주의보’ ‘전국을 얼려버린 강추위’로 들썩거리는 우리들에게는 낯선 모습이지요. “세상에 저런 곳에도 사람이 살 수 있나?”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기상청의 자료에 따르면, 1933년 1월 12일에는 중강진의 기온은 -43.6℃로 기록되었습니다. 기상관측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였음을 고려해도, 대단한 기록입니다.

 

1월 11일자, 기상청 북한예보의 중강진 자료

 출처 : 기상청



그런데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강진이 점차 따뜻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강진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인데요. 20세기,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0.6℃ 정도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북한에서는 연평균 기온이 1.9℃ 상승해 전 세계 평균치를 3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특히 ‘동토의 땅’ 중강진은 3.1℃ 정도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주변 산림이 파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사실 중강진은 ‘추위’로만 알려진 지역은 아닙니다. 조선시대에는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으로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던 곳이었고, 분단 전에는 마산에서 출발하여 한반도의 중추를 관통하여 북상하는 국도 5호선의 종착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분단 이후에는 그저 북쪽 어딘가에 있는 ‘동토의 땅’으로만 기억되고 말았습니다. 중강진이 단순히 ‘추운 동네’만은 아니었을터인데 말이죠.

 불행하게도 겨울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추위도 계속 이어지겠지요. 비록 우리도 힘든 계절이지만, 북녘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신음하고 있을 우리의 동포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들의 고통에 비하면 우리들은 너무도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중강진에서 -20℃가 넘는 추위 속에서도 사투를 벌이고 있을 북녘 동포를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힘차게 살아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