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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19년 만의 외교위원회 복원, 외교라인 재정비

북한 19년 만의 외교위원회 복원, 외교라인 재정비


작년에 6월 29일 개최된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 내용에 대해 기사를 작성했었던 적이 있는데요. 4월 11일 화요일, 제4차 최고인민회의 이후 거의 10개월 만에 제5차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통일연구원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경제·예산, 교육, 조직·인사 등 주요 국정 현안이 두루 논의되었는데요. 특히 핵과 미사일 관련 언급을 하는 대신, 김정일 정권에 들어서면서 사실상 중단되었던 외교위원회가 19년만에 복원되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제5차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선거에서 선출된 인물들을 통해 재정비된 북한의 외교라인을 보려고 합니다.


외교위원장에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신설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을 보면 외교, 대외경협, 대남 협상, 대미 외교, 민간외교 분야의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먼저 외교위원장에는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출됐습니다. 리수용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북한 인물을 분석한 제 다른 기사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 주요인물분석 시리즈 ② 리수용, 김평해, 리만건, 조용원) 제네바 유엔사무국 대표부 상임대표, 내각 외무상, 당 국제부 부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였을 뿐 아니라 중국통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어서 대중외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외교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리룡남 내각 부총리: 경제 협상

리룡남 내각 부총리는 6명의 외교위원회 위원 중에서 가장 먼저 호명되었는데요. 리룡남은 2014년 7월부터 대외경제상을 역임한 대외경협 전문가로, 지난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내각 부총리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인데도 불구하고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첫 번째로 호명된 데는 북한이 앞으로 외교적 협상 과정에서 경협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대남 정책

리룡남 내각 부총리 다음으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호명됐습니다. 리선권 위원장은 대남 전문가로 2006년부터 남북 장성급회담, 군사 실무회담 등에 북측 대표로 참석해 왔는데요. 작년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의 직속 기구로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사업을 담당하는 기구로써 조평통을 설치하면서 조평통 위원장에 임명됐습니다. 앞으로 외교위원회에서 대남정책을 중점적으로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대미 정책

역시 위원으로 합류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대표적인 미국 전문가입니다. 1995년 북미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4자회담 및 6자회담, 북미 고위급회담, 북미 미사일회담, 북미 테러관련 회담 등에서 북측대표로 참석하면서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 10·3합의 등 중요한 북미 합의를 주도해왔고, 2007년에는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아 실무회의를 이끌었습니다. 김계관 제1부상은 의심할 바 없는 미국통으로 이번 외교위원회에서 대미정책을 중점적으로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 민간 교류

한편 2009년부터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해온 김정숙 위원장과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가 위원으로 임명되었는데요. 문화 단체와 노동자 단체, 청년 단체 소속 위원들을 포함시킴으로써 앞으로 외교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민간 교류를 확대에 이들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까지 제13기 제5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복원된 외교위원회 소속 위원장과 위원들의 면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인물들의 구성을 보면 상당히 고심해서 조직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미 외교정책을 맡고 있는 내각의 외무성과 당 국제부가 있기는 하지만 외교협상만을 전문적으로 전담할 위원회를 별도로 조직해서 앞으로 있을 중요한 협상들에 보다 체계적으로 임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도 뭔가 하고 있기를 바라며) 높아지는 위기감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두고봐야겠습니다. 

제9기 대학생 기자단 이화여자대학교 유진이었습니다.


참고자료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 평가 (통일연구원, 김석진, 김갑식, 2017/04/14)

北 외교위원회 19년만에 부활, 대외 유화공세 전환 포석? (연합뉴스 2017/04/12)

북한 외교위원 살펴보니…대미외교ㆍ경협ㆍ남북대화 염두에 둔 듯 (한국일보 2017/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