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방수지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북한 관련 뉴스를 보면서 군인들의 각 잡힌 행군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그 모습을 볼때면, 북한군은 여성 군인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놀랍게도 실제로 북한은 여성 군인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여군을 ‘인민의 꽃’이라 칭하며,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랫동안 선군정치를 해 온 북한에서는 당원이 되거나 주요 고위직에 오르려면 군 복무 경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의 경우, 6년의 군사복무가 끝나면 거의 100%가 당에 입당하고 제대를 했습니다. 이렇게 입당을 한 여군들을 대상으로 북한에서는 대학 공부를 시켰는데요. 결과적으로 군 제대, 대학 졸업, 입당 등 간부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징표를 모두 갖추게 되므로 당시 여군의 위상은 대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로 한때 여군이 되는 것은 ‘출세의 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출처: 노동신문)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여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1964년 여군만으로 편성된 최초의 여군고사총 여단이 창설되었고, 1971년 이후엔 전투부대에까지 여군을 확대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의 경우, 방문했던 여군부대에 ‘감나무 중대’, ‘들꽃중대’등의 이름을 붙여주었는데요. 이 일화는 북한의 드라마 TV실화극 ‘붉은 감’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김씨 일가가 여군을 부각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느 사회나 여자는 약자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인데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여성의 군 복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최고 지도자로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자애로움, 애민 정신과 같은 것을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출처: 뉴데일리)
그러나 이러한 여군의 위상은 1990년대 들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하는데요.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극심한 경제 위기로 인해 식량 보급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군인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이것은 병사 모집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낮은 출산율과 군 복무 기피 현상으로 징집 대상인 남성만으로는 병력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고, 그렇게 생긴 빈자리는 여군들로 채워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여군 수가 세계 1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식량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서 여군들의 고통은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 군인 인권 사각지대
북한 인민군의 영양실조는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성 병사들보다 여성 병사들의 영양 상태가 더 열악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성 병사의 경우 인근 마을에서 식량을 훔쳐 먹기도 하지만, 여성 병사들. 특히, 이제 막 입대해 17살, 18살이 되는 병사들은 현실적으로 그러한 방법을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없어서 굶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이에 더해 신체적 차이를 무시한 훈련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산악훈련, 10리, 100리, 10km 강행군, 20kg 중량물을 들고 뛰는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하지만, 여군들은 남성 병사들과 똑같은 기록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고된 훈련과 영양실조의 결과로 신체적으로 큰 피해를 보는 경우도 예삿일이 아닌데요. 여군들은 영양실조로 인해 제일 먼저 발생하는 것이 월경의 중단이라고 합니다. 군 복무 도중 3~4년 후에 월경이 돌아오는 여성들도 있지만, 돌아오지 않는 여성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다보니 군대를 다녀온 여성과는 결혼하지 않으려는 기피 현상이 나오기도 하고, 10년에 가까운 군 생활로 인해 여성성을 잃었다는 인식으로 사회에 나와서도 따돌림을 당한다고 합니다.
(출처: 뷰포인트)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여성 군인을 대상으로 한 군대 내 성희롱, 성범죄입니다. 사실 성추행, 성희롱이란 개념도 잘 모르고 당하는 여군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직위와 계급이 높은 일부 군 간부들은 어린 여군들에게 ‘복무 기간을 줄여주고, 사회에서 대학 입학을 추천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군들은 간부들의 성희롱과 성추행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이고, ‘군 간부의 말이 곧 법’이라고 생각한다는데요. 강요받은 성관계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경우 결국 임신한 여군이 불명예스러운 제대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일부 여군의 경우 고위 군 간부들에게 잘 보여서 편한 군 생활을 위해 이러한 성 상납 행위를 반기는 일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대부분은 강제적인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하는 등 심각한 여성 인권 유린으로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군대 내 성범죄는 이미 북한 사회에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군 제대 후 돌아온 여성에게 부모는 “고생 많았지”라는 격려보다는 “어디 몸은 괜찮니? 임신은 안 했지?”라고 먼저 묻는다고 합니다.
또한, 작년 3월 방영된 TV조선 ‘모란봉클럽’에서는 북한 여군 출신 탈북자 안혜경 씨가 출연해 북한 여군들이 받는 신체검사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방송에 따르면 여군이 되기 위해선 ‘처녀검사’에서 통과해야 하는데요. 안혜경 씨는 “처녀검사는 학창 시절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처녀막이 없으면 처녀성을 잃었다는 뜻으로 군대에 입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체검사의 경우 “큰 홀에 칸막이를 치고 상의는 탈의한 상태로 속옷만 입고 검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조별로 신체검사를 받는데 순서가 올 때까지 홀라당 벗고 기다려야 하고, 창피함을 느껴 가슴부위를 손으로 가리기라도 하면 나가라고 소리쳐 입대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은 남한에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권침해 상황이지만, 북한에선 입대가 ‘신분 상승’을 의미하기에 수치심을 참고서 지원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출처: 뷰포인트)
이런 문제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것을 묵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군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징병검사를 실시하여 통과한 여성은 7년의 병역 의무가 주어지지만, 딸의 입대를 막기 위해 뇌물을 쓰거나 가짜 진단서를 발급받는 부모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군들에 대한 끔찍한 인권 유린은 눈감은 채 그들을 선전의 도구로 삼고 있는 것이 북한 정권의 실체였습니다. 한창 배우고 꿈을 위해 달려가야 할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건강을 돌볼 수도 없는 열악한 상황은, 군대에서 청춘을 지새워야 하는 여군에겐 가혹한 현실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같은 여성으로서 이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선 통일을 향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제9기 방수지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위키트리, 새터민이 밝힌 ‘북한 여군’ 신체검사 방법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52479
자유아시아방송, 7년 복무하는 북한의 여성 병사들
http://www.rfa.org/korean/special-programs/twominmovie-02242017133949.html
KBS 남북의 창, [클로즈업 북한] 인민군의 꽃?…북한 여군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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