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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장애인, 세계에서 뜨겁게 돕는다!

  여러분은 주로 어떤 봉사활동을 해오셨나요? 저는 최근에 대학 입학 후 했던 봉사활동 내역을 정리하면서, 그 중 약 250시간을 장애인 봉사활동에 할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제까지 꾸준히 장애인 봉사에 참여해왔었는데요~ 장애아동과 함께 하는 봉사캠프부터 꾸준히 주간보호센터에 방문하여 목욕·간병·학습·식사 보조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해 왔었습니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해오며 장애인들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거리감을 극복할 수 있었고,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될 동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사회에 장애인을 위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저와 같은 봉사자들을 비롯하여 많은 기관들이 장애인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장애인은 어떠한 도움을 받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북한의 장애인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세계 각국에서 북한 장애인에게 내미는 사랑의 손길, 한번 알아볼까요?

◆ 독일

  - 대북 구호단체 '투게더-함흥'

 독일의 민간단체 '투게더 함흥'은 2008년 설립되어 북한 내의 청각·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취업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투게더-함흥의 로버트 그룬드 대표는 세계농아 연맹(World Federation of the Deaf, WFD)의 북한 연락관이기도 한데요. 미국의 소리 방송(Voice of America)에서 북한 장애인을 위해 한 활동을 발표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 북한 최초 청각장애어린이유치원

 '투게더-함흥'은 북한 최초 청각장애어린이유치원의 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어린이 유치원은 평양 모란봉구역 개선유치원 5층에 지어질 예정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이곳에서는 10개 정도의 교실이 지어질 계획이라 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청각장애 어린이들을 가르칠 북한 농아 교사들이 핀란드 농아학교를 방문하여 현지 교사들과 대면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교육을 위해 필요한 건물뿐만 아니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까지 철저하게 확보해 놓은 상태인데요.

△ ‘투게더-함흥’(TOGETHER-Hamhung e.V.)의 모습. (출처:웰페어뉴스)△ ‘투게더-함흥’(TOGETHER-Hamhung e.V.)의 모습. (출처:웰페어뉴스)

 현재 북한에 청각장애인은 35만명 가량이 있으며, 그 중 평양에는 약 2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청각장애어린이 유치원 설립을 통해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도 농아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하는 바람입니다.

 

2) 청각 장애인에게 '특수 자명종' 제조 기술 전수

 독일의 민간단체 '투게더-함흥'의 로버트 그룬드 대표는 장애인용 알람시계 제조 기술 또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전자업체 APE(Angewandte Physik Und Elektronk Gmbh) 사 직원이 올해 5월 28일부터 열흘 간 북한을 방문하여 약 20여 명의 청각 장애인에게 기술을 전수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단체 후원자를 비롯해 독일의 언론인과 의원 등 10여 명이 함께 현장에 동행하였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기술을 전수한 APE 사 직원 역시 청각 장애인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더욱 효과적인 기술 전수가 가능했다고 보이는데요. APE 사는 이외에도 특수 알람시계 100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과 장치를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 북한의 청각 장애인들과 기술을 전수해 준 ‘투게더-함흥’ 관계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투게더-함흥)△ 북한의 청각 장애인들과 기술을 전수해 준 ‘투게더-함흥’ 관계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투게더-함흥)

 알람시계는 일반인에게는 유용한 물건이지만, 청각 장애인에게는 의미가 없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청각 장애인용 알람시계는 소리 대신 반짝이는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알려주도록 특수 제작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시계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북한의 청각 장애인들은 독일 기업 직원의 방북을 통해 장애인용 알람시계를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웠고, 혼자 힘으로 만든 자명종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룬드 대표는 이번 사업이 시범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일반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북한 내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청각 장애인들이 사회에 진출해 자립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영국

 -민간단체 '두라 인터내셔널'

 영국의 NGO '두라 인터내셔널'은 북한 장애 학생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으며, 그 계기는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을 만난 것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2월 말과 3월 초에는 북한 장애 학생들과 장애인 연맹 관계자들을 프랑스·영국의 예술공연에 초청하기도 하였고,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1)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학교 설립 추진

 영국 민간단체 '두라 인터내셔널'은 올해 6월 방북을 통해 조선장애인보호연맹과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학교 설립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담당자 이석희 목사는 장애인들에게 가장 도움 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오랜 고민 끝에 가장 필요한 게 직업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교육으로 전문화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학교를 고안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학교는 2년 과정이며 구체적으로 평면인 2D 디자인과 입체적인 3D 디자인, 만화영화, 패션 디자인을 가르치게 된다고 합니다. 담당 교사는 북한 교사들이며 계절학기 등의 수업에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수업 장소는 장애인연맹 산하 직업양성소 건물에서 시작할 것이고 향후 교과과정과 학생 수가 증가한다면 독립적인 건물로 옮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선발 대상은 장애인 18세 이상 중 50명이며, 그 중 70%는 장애인 학생, 30%는 일반 학생으로 하여 장애인 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하였습니다.

△ 지난달 평양에서 진행된 북한 '국내 장애자의 날' 모임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평양에서 진행된 북한 '국내 장애자의 날' 모임 (출처:연합뉴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학교를 설립하고 교육을 통해 전문화된 직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북한의 장애인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석희 목사는 "얼마든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발굴해 내고, 얼마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 디자인이라는 부분을 구상하게 된 거죠." 라고 하였습니다. 빠르면 내년 5월, 늦어도 9월에는 문을 열게 될 것이라는 디자인 학교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2) 북한 장애아 출생 예방  

또한 영국 NGO 두라 인터내셔널에서는 사전 예방적인 활동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석희 목사는 올해 6월 북한의 '조선장애자보호연맹'과 산생기 여성들과 임신부들에게 모체와 태아에 필요한 필수영양소를 공급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장애아 출생 예방 사업은 세계보건기구 WHO의 장애예방 사항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장애신생아 출생을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임신부와 산생기 여성에게 하루 0.4mg의 엽산 섭취와 60mg의 철을 복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엽산 부족은 심장기형 및 신경관 결손 등 태아의 척추와 신경계에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고, 철 부족은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라 인터내셔널'은 장애 예방을 위해 산생기 여성과 임신부 5천여 명에게 엽산과 철, 비타민 등을 첨가한 빵과 과자를 생산해 매일 공급할 것이며, 이는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식품 규격에 부합하게 생산될 것이라 합니다.

△ 북한 평양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출처:Voice of America)△ 북한 평양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출처:Voice of America)

 이 사업은 강원도 원산시 등 4개 지역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하여 우선적으로 실시 될 것이며, 기술적 준비와 더불어 기금이 확보되는 즉시 빠르게 시행될 것이라 합니다. 이석희 목사는 "산모에게 영양이 부족하면 태아에게 영향이 가고 결국은 태아가 건강하지 못함으로 인해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신체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건강한 산모로부터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 근본적인 차원의 해결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 스웨덴

 -정부, 국제 장애인 구호단체 '핸디캡 인터내셔널' 대북 사업에 3억 6천만원 지원

 스웨덴 정부는 국제 구호단체 '핸디캡 인터내셔널'의 대북 사업에 약 3억 6천만원(미화 30만 달러)을 지원하였습니다. 이 단체의 대북 사업에는 북한 장애인 재활 치료 및 특수학교 교사를 돕는 일이 포함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가 올해 발표한 '국제사회 대북 지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올해 7월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핸디캡 인터내셔널'은 1998년 '조선장애인보호연맹'의 요청으로 북한 장애인을 지원하기 시작하였으며,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 벨기에개발협력청, 유럽연합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북한을 돕고 있는 단체입니다. 작년에는 평안남도 덕촌탄광병원, 평안북도 동림의 노인·장애자 요양원 등에게 보건요원 교육과 함께 장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시각장애인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의 교육도 시행하였습니다.

△ 북한 장애인 지원시설 (출처:노컷뉴스)△ 북한 장애인 지원시설 (출처:노컷뉴스)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은 올해 대북 구호사업에 약 38억 6천만원(321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였다는데요. 그 중 장애인에 대한 지원도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장애 관련 시설 및 활동에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거스히딩크재단 

 -시각장애인을 위한 '드림필드' 건립 추진

 마지막으로 히딩크를 이사장으로 하고 있는 '거스히딩크재단'의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입니다. 19일 거스히딩크재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풋살축구장인 '드림필드'를 건립하고자 정부에 방북 신청서를 냈다고 합니다. 2007년부터 시각장애인과 어린이들을 위해 13개의 국내 드림필드를 건립해 왔기에, 이를 확장하여 북한에도 장애인과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축구계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북한 방문을 오랫동안 추진해 온 점을 들어 허가가 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재단 관계자는 "방북을 하게 되면 히딩크 전 감독과 재단 관계자 등만이 가게 될 것" 이라며 "순수하게 축구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북 허가가 나면 히딩크와 일행이 북한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풋살 경기장 건립을 논의하며, 나아가 남북 축구 교류 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 합니다.

△ 거스 히딩크 (출처:연합뉴스)△ 거스 히딩크 (출처:연합뉴스)

 네덜란드에 있던 재단은 이번에 국내로 옮겨 서울 노원구와 경기 판교에 사무실을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히딩크 전 감독이 북한의 시각장애인들이 축구를 꿈이 아닌 현실로 이룰 수 있는 '드림필드'를 개설하기를 바라봅니다.

이처럼 북한의 장애인을 위해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었습니다. 여러 민간단체와 재단에서 뜨거운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북한의 장애인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하게 되고, 나아가 삶의 즐거움과 보람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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