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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이제는 멀리 볼 시간! 통일, 비용과 편익에 관하여

 

 “독일은 한국이 통일을 비용의 문제로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한스 울리히 자이트(Hans-Ulrich Seidt) 전 주한 독일대사 역시 ‘한국이 과장된 독일 통일비용을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한바있습니다.”

 “통일의 물질적 측면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으로, 인권과 같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방금 읽으신 문장은 각각 통일교육원 차문석 교수와 이리스 글라이케(Iris Gleicke) 독일 경제에너지부 차관의 말입니다. 두 발언은 우리 한국인들이 통일과 통일에 필요한 비용에 대해 느끼는 중요성과 두려움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통일과 통일비용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 감정들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통일비용 논의가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통일비용의 한 짝인 분단비용, 달리 말해 통일편익을 논의하는 장이 그동안 협소했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는 반쪽짜리 논의를 학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부터 통일비용과 통일편익을 둘러싼 복잡 미묘한 논의들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통일비용, 대체 뭔가요?


 비용은 ‘소비된 가치의 크기’라고 경제학적으로 정의돼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통일비용은 ‘통일을 하는데 치루는 대가’가 됩니다! 그럼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통일비용이라고 보아야 하는 걸까요?

 국내에서는 통일비용을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어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고,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의 일정 수준까지 도달하게 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비용에 대해 모두가 합의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통일에 정치, 법, 경제 등의 분야에서 하나의 제도를 추구하는 유형(有形)의 통일과 문화, 역사, 정체성 등과 관련된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무형(無形)의 통일이 있듯이 통일비용 역시 경제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군사 등 여러 분야를 총괄한 유‧무형의 비용이라고 봐야겠죠!

무형의 비용으로는 ①통일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상황과 효율성 하락, ②가치관의 붕괴와 지역갈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용들을 산술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통일이 이루어져 남한지역이 북한지역에 지원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남한지역의 경제적 손실’로 통일비용을 국한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유용합니다.

 

통일비용은 아래와 같이 네 종류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비용

 통일 직후 북한이 입는 사회적 충격과 경제적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한 비용

 제도통합비용

 남북한의 이질적인 제도를 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동질화하기 위한 비용

 경제적 투자비용

 북한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을 개선, 확충하고 산업부문에 투자하기 위한 비용

 통일 환경 조성비용

 통합 이전의 경제 교류 및 협력 단계에서 남한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 

 

 확실히…….

 북한이 사실상 이런 비용들을 분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군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통일을 함으로써 더 이상 지불할 필요가 없는 비용’입니다.

 

 

◆ 잃기만 할 리가 없잖아요, 통일편익!


 6․25전쟁이 휴전협정으로 긴 휴전국면에 들어간 지 어언 60년 이상이 흘렀습니다. 즉 오늘날의 한국인 대부분은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히 분단체제 속에 잠겨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역으로 분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것에 속한 것들 중 하나가 분단비용입니다.

 위에서 통일비용을 살펴볼 때 보았으니 무슨 뜻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겠죠?

 분단비용은 ‘분단을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입니다. 분단비용은 통일을 이루고 나면 더 이상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통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통일편익을 의미합니다.

통일편익에도 경제적인 편익, 비경제적인 편익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경제적인 편익으로는

경제적인 편익 

 남북대결비용의 해소

 방위비 감소 : 국방비와 국방인력의 축소
 외교비 감소 : 공관의 중복 유지비용과 외교적 경쟁비용 축소
 이념 및 체제유지비 : 이념 교육과 홍보비용의 소멸, 대북․대남기관 유지비용 소멸

 경제통합 편익

 규모의 경제 : 내수시장의 확대
 남북한 지역경제의 유기적 결합 : 기술과 생산요소의 상호보완으로 효율성 증대, 물류비용 절감

북한 입장에서는 ①경제체제의 전환으로 생산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②국제신용을 회복하는 등의 추가 이익을 꼽을 수 있어요. 또한 북한 특유의 ③군수산업 중심의 왜곡된 경제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요!

 이외에도 비경제적 통일편익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비경제적 통일편익 

 인도적 편익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민주화 촉진,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자유 신장

정치적 편익

 국제적 위상 제고, 전쟁 위험 해소, 이데올로기의 시대 종식과 동시에 사회 담론의 고도화

문화적 편익

 학술과 문화 부문에서의 새로운 국면, 관광과 여가를 비롯한 문화 서비스의 다양화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2012년 한국 국방비는 33조원으로 GDP의 2.7%에 달한다고 해요. 통일시 국방비 지출이 적정한 선에서 이루어지면 GDP의 1.5% 정도가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바, 매년 최소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예산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남북한 양측에서 100만 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의무복무에서 벗어나 생산 활동에 종사하거나 학업에 정진할 수 있다는 면에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어요!

 

 

 ◆ 통일비용, 밉게만 보지마세요! — 통일비용 논의의 순기능

 사실 통일비용과 통일편익을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통일비용만 해도 정확한 정의가 없으니 그 난해함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정의가 불분명하니 통일비용이라고 제시된 액수도 학자별로 다 다른 것이 현실입니다. 통일비용에 대한 역대 연구 사례에서 통일비용은 최저 654억 달러에서 최고 3조 5,500억 달러에 이른답니다.

 이는 통일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개입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 뒤바뀌기 때문입니다. 통일방식, 통일비용에 대한 정의, 통일비용의 추정방식, 통일 이후 진행될 각종 정책, 남북한 경제력 차이의 인식 등 엄청난 변수가 작용하는 것이 통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비용이 논의되는 것은 통일 시 북한이 그 비용을 분담해서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어, 능력이 있는 한국정부에서 비용의 대부분을 감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는 통일이 정확히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환기시켜주고, 통일 과정과 그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하는 등 순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통일비용 논의, 진화해야 해요! — 통일비용 논의의 한계

 그간 이루어진 통일비용 논의는 약간의 순기능도 갖고는 있었지만 그 한계가 더욱 절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바로 산출근거를 정확하게 집어내기 어려운 천문학적 숫자와 더불어 진행되어 통일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통일비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말씀드렸던 위기관리비용과 제도통합비용은 소모성 비용으로, 통일 후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안정되면 점차 줄어드는 지출입니다.
 그리고 앞서 실행된 투자에서도 이익이 발생하는 등 점차 통일편익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통일 초기에 필요한 재원은 막대하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부담은 적어질 것입니다.
 또한 산정된 통일비용이 통일된 그 순간에 한 번에 딱!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의 시간에 걸쳐 소비되는 금액이라는 것도 지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통일비용과 통일편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의 통일비용과 통일편익 논의에서는 통일이라는 문제를 그림자 없이 속속들이 비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통일비용을 조달할 현실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도 더욱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짤막하게 현재까지 통일비용을 조달할 수단으로 제시된 방법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금도 실시되고 있는 일반회계를 증대시키는 방법 외에도 ①목적세 신설, ②타 기금 분담, ③채권 발행, ④남북교류협력사업 수입금, ⑤공공기관 매각, ⑥국유지 신탁 및 유상 활용, ⑦해외 자금 유입, ⑧국제구호기금, ⑨통일 복권, 복권으로 조장될 수 있는 사행성을 보완하고자 제시된 ⑩통일 상품권 등이 화두에 올라있답니다.


 우리가 살게 될 통일 한국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확실한건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어둡지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잠깐 소개되었던 한스 울리히 자이트 전 주한 독일대사는 2014년 11월 17일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기만 한다면 북한을 대상으로 남한 대기업 등의 대규모 기술․인프라 투자가 이루어져 통일 독일보다 훨씬 빨리 통일을 성공시킬 것이라며 “독일은 25년 걸린 반면, 통일된 한반도는 15~20년 안에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우리함께 손잡으면 더 멀리 갈 수 있답니다!

 

그 당찬 첫 걸음, 통일박람회 2015에서 함께 주세요!

 

참고자료
조민, 이문영, 김도태, 김정수, 김학린, 남광규, 윤황, 정낙근. (2011) 통일비전 개발. 늘품플러스
김희철. 통일비용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통일상품권. (2012) 선인
김형윤, 조동호, 조민. 분단비용과 통일비용. (1997) 민족통일연구원
임현진, 정영철. (2011) 우리에게 통일능력은 없는가? - 통일비용 논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
신창민. (2010) 통일비용 및 통일편익. 통일연구원,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총서, 2010. 12, p21-33
전상진, 강지원, 원진실. (2007) 통일에 대비한 한국의 통일비용 재원조달방안에 관한 논의 : 독일의 통일비용의 재원조달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한국사회과학회, 한‧독사회과학논총 17(3), 2007.13, p9-44
김미경, "남북한 통일땐 獨보다 빨리 성공… 15년내 안정 찾을 것", 서울신문, 2014.11.19 입력,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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