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으로 본 남북한' 2편으로 돌아온 한솔 기자입니다. 1편에서는 남북과 관련된 기네스 기록 중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찾기 방송에 관한 기록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북한과 관련된 세계 기네스 기록들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에 '기네스세계기록협회(Guinness World Records)'는 북한이 보유한 세계 기네스 기록이 10여 개라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보유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등재되어 있으며 신기한 기록도 이상하고 안타까운 기록도 있답니다. 그 중 6개의 기네스 기록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세계에서 가장 큰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 아리랑 공연
아리랑 공연은 10만여 명의 북한 주민이 동원되는 대규모 집단체조이자 예술 공연입니다. 김일성 주석 출생 90주년과 김정일 위원장 출생 60주년을 기념해 2002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4월 29일부터 8월 15일까지 공연되었습니다. 두 번째 공연은 노동당 창건 60주년과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여 2005년 8월 16일부터 10월 말까지 공연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일부 내용만 수정되어, 거의 매년 공연되었습니다. 민족의 고난을 상징하는 아리랑을 소재로 하는 아리랑 공연은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되는데, 매스게임·카드섹션·태권도·무용 등을 선보이며,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찬양하고 우상화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러한 아리랑 공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집단체조이자 예술 공연으로 2007년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아리랑 공연이라고 하면, 형형색색으로 일사분란하게 변하는 카드섹션과 서커스 같은 공연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러나 아리랑 공연 이면에는 아동학대와 인권 침해적 요소가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10만여 명에 달하는 공연 참가자들이 집단체조를 치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습량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가혹한 훈련과 체벌 등이 자행된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훈련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더러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한편, 2012년에는 홍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리랑 공연이 강행되었으며 작년에는 ‘전승절(7월 27일, 정전협정기념일)’을 기념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공연으로 재단장 하였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아리랑 공연으로 가진 세계 기네스 기록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라고 생각하며 아리랑 공연 중의 아동학대와 인권침해는 꼭 개선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환경지속성지수(ESI)역대 최저점을 받은 북한
환경지속성지수(ESI)란 세계경제포럼(WEF)이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환경 관련 국가역량지수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한 국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환경 파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여 2001년부터 2~3년마다 국가별 순위를 발표합니다.
ESI는 총 72개의 변수를 사용해 20여 개의 항목으로 평가합니다. 평가항목으로는 대기·수질 등 환경적인 요소뿐 아니라 전반적인 국민소득, 국민보건, 민주화 정도, 국제사회 기여도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환경오염 정도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삶의 질을 평가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에는 146개국 중 122위에 그쳤는데요, 북한의 환경지속성지수는 어떨까요? 북한은 29.2점을 받아 이 부분 역대 최저점의 오명을 썼습니다. 북한의 ESI 역대 최저점은 세계 기네스 기록에 올랐습니다. 환경만을 평가한 지수가 아니라 삶의 질과 관련된 전반적인 항목들을 평가한 지수이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북한 주민들의 보건 현황을 보면 매우 열악할 뿐더러 국제사회 기여도, 국민소득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범위에 걸친 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최다 관중 동원, 평화를 위한 평화 국제 체육 및 문화축전
한 공간에 19만 명이 모일 수 있을까요? 19만 명,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숫자인데요, 북한이 19만 명의 관중을 동원한 것이 최다 관중 동원 부분에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습니다. 최다 관중을 동원한 행사는 과연 어떤 행사일까요? 바로 1995년 평양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 체육 및 문화축전'이랍니다.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 체육 및 문화축전'은 1995년 4월 28일까지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북한은 축전 개최 전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8일 저녁에 열린 개막식에는 평양시 주민, 북한 당·군·정 고위간부, 다수의 해외교포,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북한 최대의 종합체육경기장인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은 최대 수용능력이 15만 명인데요, 발 디딜 틈 없이 꽉 메워졌다고 합니다.
북한의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와 일본의 신일본프로레슬링주식회사가 공동주최하고 북한 국가체육위원회가 후원한 이 행사는 개막부터 폐막까지 줄곧 레슬링 경기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애도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최된 행사라는 점은 주목을 끌 만하지만, 국제 축전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만드는 행사에 그쳤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의 정치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장면이 카드섹션으로 연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축전은 29일 밤 폐막했으며 30일은 '조선의 날'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1만 명에 가까운 외부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북한 주민 약 18만 명이 동원된 것인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인구 대비 군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북한
현재 한반도는 종전이 아닌 정전 상황입니다. 물론 전쟁이 재개되어서는 안 되지만 다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남과 북 모두 국방·군사·안보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군인들이 훈련하는 모습이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요, 언론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북한의 군인 수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군인과 관련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구 대비 군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등재되어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현재 북한 인구는 2470만 명 정도인데 현역 군인과 예비군을 합치면 전체 인구의 약 38%나 된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 군사전문 사이트 GFP가 발표한 세계 군사력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6개국 중 9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북한은 35위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인구 대비 군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에 비해 군사력 순위가 낮은 것은 무기의 현대화와 관련이 깊은 것 같습니다. 10명 중 3.8명꼴로 군인인 나라, 북한. 이는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반영해주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완공되지 않은 데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건축물 중 가장 큰 건물, 류경호텔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로 지어질 계획이었던 류경호텔. 그러나 1987년 착공 이후 아직도 미완공 상태입니다. 평양직할시 보통강구역에 건설 중인 류경호텔은 199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80번째 생일에 완공될 예정이었습니다.
1987년부터 프랑스와 합작하여 착공하였으나 계약 불이행과 공사대금 체불 등의 이유로 프랑스 건설사가 철수함으로써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따라서 류경호텔은 외부골조 공사만 마무리된 상태로 16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는데, 2008년 이집트 통신업체인 오라스콤이 건설비 1억 달러를 투자하여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오라스콤의 투자로 2012년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미완공 상태입니다.
류경호텔은 특이하게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지하 4층과 지상 101층으로 총 105층으로 이뤄져있으며 전체 높이는 무려 317.2m랍니다. 1,300여 개의 객실을 포함하여 식당, 연회장, 회의실 등 모두 3,200실로 설계되어 있으며 옥상에도 여러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류경호텔은 완공되지 않은 데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건축물 중 가장 큰 건물로 세계 기네스 기록에 올라있는데요, 현재 류경호텔은 평양의 흉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만약 류경호텔이 완공된다면 관광객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할 만한 외관과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세계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텐데요, 류경호텔로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북한의 관광산업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서 빨리 류경호텔이 완공되어서, '평양의 흉물'이라는 오명도 벗고,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로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기를 바랍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 북한 기정동 마을 인공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할 당시 '남북 비무장지대에 각각 1곳씩 마을을 둔다'는 규정을 정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동년 8월 3일 우리나라에는 대성동 마을(자유의 마을)을, 북한에는 기정동 마을(평화의 마을)을 조성했습니다.
두 마을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두 마을의 거리는 1.8km입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두 마을은 왕래는커녕, 현재는 분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대성동 마을과 기정동 마을에는 국기게양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높이와 크기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 게양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로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바 있습니다. 게양대는 158m이며, 게양대에 달린 인공기는 가로 30m, 세로 15m랍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대성동 마을 국기게양대는 99.8m이며, 게양대의 태극기는 가로 18m, 세로 12m로 특수천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이 태극기는 바람에 마모되기 때문에, 2~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고 있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북한의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 이는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가까이 위치한 두 마을에서 이뤄진 남북 체제 경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가장 높은 깃대를 만들고, 국기를 게양한 것이지요. 체제 경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 대성동 마을 대성동 국민학교 옆에 48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가 세워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정동 마을에 더 높은 인공기 게양대가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그후 1982년 대성동 마을에 현재 높이와 같은 99.8m의 태극기 게양대가 설치되자, 한 달 뒤 북한은 기정동 마을에 높이 160m의 게양대가 세웠답니다. 이렇게 세워진 두 국기 게양대는 직선거리 2.5km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의 기정동 마을 인공기 게양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 기록에서 밀려났는데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는 타지키스탄 깃대로 무려 165m라고 합니다. 이처럼 세계 기네스 기록은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북한과 관련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 이러한 세계 기네스 기록들이 있는지 알고 계셨나요? 정말 세계 기네스북은 광범위한 기록들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관련 기네스 기록은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면도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 이면에는 연습 중 벌어진 수많은 아동학대와 인권침해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19만 명으로 최다 관중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구 대비 군인이 많은 나라'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라는 기록은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반영해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통일이 되었을 때, 많은 북한 군인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전 편과 이번 편에서는 남북한과 관련된 세계 기네스 기록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기네스북으로 본 남북한' 마지막 편에서는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진 않았지만 재미있는 비공식 기록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한솔 기자였습니다!
[참고자료]
아리랑 공연, 네이버 지식백과
아리랑 공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기네스북협회 "북 세계기록 10여개 보유", 자유아시아방송
환경지속성지수, 네이버 지식백과
국제체육문화 어떻게 진행되나, 연합뉴스
War does not determine who is right - only who is left, GFP
대성동과 기정동,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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