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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기로에 선 동북아: 전망과 해법 session 2

지난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기로에 선 동북아’ 학술회 세션 2가 진행되었습니다. 세션 1이 일본과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관한 것이었다면, 세션 2는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써 주로 한반도와 통일을 둘러싼 미국의 입장을 토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발표 1에서는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Claremont Mckenna College) 이채진(국제정치학) 명예교수가 ‘오바마의 대한반도 정책’에 관해 발제하였습니다. 발표 2에서는 콜롬비아대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 수 미 테리(Sue Mi Terry) 선임연구원이 ‘남북한과 미국: 통일에 대한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발표자 두 명 모두 미국 현지에서 한반도 정책과 한미관계에 관한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로서 한반도와 통일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였습니다.



이채진 교수는 ‘오바마의 대한반도 정책’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태평양전쟁 이후 68년 동안 미국은 한반도의 운명과 밀접하고 중요한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미국을 빼놓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교수는 미국 외교정책의 일반적 성격에 관하여, 미국의 국가이익은 장기적으로 고정되어 있기에 외교정책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면서 대통령의 정치이념과 대내외 상황 변화에 따라 그 복합성이 유동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관해서는 지난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60년간 본질적으로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봉쇄정책과 외교적 불승인 정책은 아직도 유효한 것이 그 예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로, ‘태평양지역에서 현재 통제하고 있거나 앞으로 합법적으로 행정적 통제하에 놓일 영토에서 어느 한 국가에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 다른 국가는 그의 안전과 평안에 위험하다고 인정하고 헌법의 절차에 따라 공동의 위협을 대응하는 행동을 취한다.’고 선언하고 있는 데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만일 그들이 꼭 움켜쥐고 있는 주먹을 펴기만 한다면 우리들도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즉,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도 악의에 찬 주먹을 펴기만 한다면 미국도 유화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기조에서 오바마정부는 북한과 대화와 화해, 협력을 위하여 과감한 신정책을 제안했으나 북한의 반응은 극도로 부정적이었습니다.

오바마정부는 대내외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였는데, 국내 경제위기의 탈출과 중동문제의 해결에 우선적인 관심이 쏠리고 대북유화정책의 실패와 맞물려 북한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정책에서 북핵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며 앞으로 오바마정부는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5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함 
②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하여 북한을 압박함 
③ 봉쇄정책을 통해 핵을 포기하게 종용함 
④ 국제적으로 인정된 선제공격의 원칙 적용하여 무력으로 북핵시설 파괴 및 제거함
⑤ 현실적인 조치로서 비핵화에서 ‘핵무기 비확산’으로 현실적인 조치로 정책 방향을 선회함 

입니다.


이어서 수 미 테리 교수‘남북한과 미국: 통일에 대한 도전과 기회’라는 제목의 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핵 보유국임을 인정 받기 위해 핵무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평화조약을 주장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은 비핵화를 당연한 단기 목표로 삼고 있으며 제재와 보상 및 중국의 역할을 중요시한다고 했습니다. 수 미 테리 교수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남북한 주변 국가들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한반도 주변국가들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 중에 중국을 비롯한 일본, 러시아 등에 대한 선제적 외교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통일에 관한 장·단기 도전에 대하여 언급하였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잠재적인 도전에는 대량살상 무기의 제거, 재래식 무기의 해체, 군사 저항 또는 무력저항, 대규모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등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통일이 가져다 줄 기회와 혜택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면서 통일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장기적 안목에서 통일 한국은 소비자와 산업이 번성하는 파우어 하우스, 즉, 7천 5백만의 근면한 국민이 있는 ‘아시아의 독일’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의 통일한국이 가져다 줄 국가적 이익으로 군비절약, 국가 부도 위험도 하락, 천연자원의 활용, 북한의 노동력, 관광 산업 수입의 증가 등을 대표적이라고 했습니다.

수 미 테리 교수는 발제를 마치면서 한국의 긴 역사를 볼 때, 이러한 분단은 변칙적인 것이며 정상이 아닌 것으로서 남북한은 668년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1945년 까지 하나의 민족이고 하나의 국가였음을 상기시켰습니다. “이 시점에서 한국통일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나, 통일이 남북한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순이익을 가져올 것이며, 아시아의 슈퍼 파워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통일을 향한 작업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책임이다.”라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교육원 고성호 교수는 제목은 ‘대한반도 정책’이라고 되어 있지만, 한·미간 긴말한 관계를 전제할 때 ‘대북정책’, 그 중에서도 ‘북핵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입장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미국의 행정부와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가야 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 수립에 더 없이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어서 평화협력원 이병철 선임연구원이 토론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병철 연구원은 북한 붕괴시 대한민국 헌법 제3조를 근거로 일방적인 통일을 시도할 경우 주변국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부터라도 선제적인 외교노력이 절실하다며 모두가 공감하는 구체적 대안 제시를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결론을 대신하여서 이 연구원은 한반도에서 핵무기의 존재는 남북한의 통일을 방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통일국가의 형태를 논의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귀결될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체제가 현재 대외 관계 정상화와 대내적 경제 개혁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해야 하는 정치적 실험기에 있음을 감안하여, 남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현상황을 주도하고 때로는 미국, 중국 등을 측면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펼쳤습니다.

이렇게 학술회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정책, 특히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통일에 대한 도전과 기회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의 저명한 전문가들 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 석학이 참여함으로써 동북아 정세를 보는 시각이 한층 더 폭넓어지고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기로에 선 동북아, 그 가운데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세 속에 놓여있는 한반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뿐 아니라 머리를 맞대어 합리적인 통일외교를 펼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