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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중학교 수학교육을 말하다!

우리 민족은 단군의 고조선 아래 수많은 국난을 극복하면서도 고유하고 찬란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꽃피워 왔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토가 분단되어 반세기가 넘도록 가슴 아픈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민족의 염원이자 역사적 과제인 통일을 위한 노력은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통일의 성취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결하고, 손실된 민족의 정체성을 복원하며, 민족역량을 결집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하는 도약의 계기를 제공할 텐데요. 또한 인명의 살상과 전 국토의 피폐화를 초래할 전쟁의 공포로부터 우리 민족을 해방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통일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과제라는 점에서 거부할 수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의 통일은 이제 우리에게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과제로 다가와 있는데요. 현재 여러 가지 정부 차원 또는 민간의 노력에 의해 남북한의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관련된 전문가들이 통일 문제를 하나의 감상적 구호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고, 보다 현실적인 과제로 인식하여 그것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현재 통일부 상생기자단 5기로 활동하면서 통일을 꿈꾼 채 다양한 기사를 쓰고 있는데요. 제 기사의 일부 주제가 교육에 관련된 것이다 보니, 통일 후의 민족통합과 동질성 회복을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매번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의 과정은 교육 분야 중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삼아, 북한의 수학교육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어떤 이념이나 사상이 담길 수 없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그래도 통일 후 수학교육에서의 동질성 회복을 미리 염두 해두기 위해선 북한의 수학교육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주제를 수학교육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특별히 북한의 중학교 수학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살펴본 후에 통일 이후의 통합된 수학교육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북한의 수학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 저는 다양한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주)두산에서 발행한 남한의 중학교 수학 교과서를 살펴보았고, 인터넷으로 북한의 고등중학교 1~3학년 수학 교과서 내용 일부를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통일부 통일교육원의 자료들을 참고하였고, 결정적으로 2008년에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했던 나영아씨의 연구 논문이 이 기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북한의 수학과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북한 중학교 수학교과서의 머리말, 외형적 체제, 내용전개 방식, 수와 연산 영역의 학습내용 등을 파악해보겠습니다.

 

 

첫째, 남북한 학제를 비교했을 때 남한의 학제는 6-3-3-4제로 의무교육기간은 9년인데 반하여, 북한의 학제는 4-6-4제로 11년을 의무교육기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요. 남북한 편제를 비교해보았을 때 북한의 경우 정치사상관련 교과목의 편성이 남한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수학과 과학 교과 또한 많은 시간을 할당하고 있었습니다. 교육목표만 봐도 남한에서는 대체로 개인의 능력의 신장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었는데, 북한에서는 집단의 가치와 집단의 이익에 헌신하고 혁명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인간의 육성에 목표를 두고 있었습니다.

둘째, 남북한 수학 교과서 머리말 비교를 통하여 남북한 수학교육 목표의 차이를 유추해볼 수 있었는데요. 외형적 체계를 비교해봤을 때도 남한은 가독성 위주의 교과서인데, 북한은 경제성 위주의 교과서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내용전개방식을 비교해보아도 남한은 학생의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북한은 학생의 학습 동기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없었습니다.

셋째, 남한의 수학 교과서는 매 단원마다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단원과 관련된 수학자나 실생활문제 등의 읽을거리가 많이 구성되어 있는데요. 반면에 북한 수학 교과서는 편집이 불규칙적이고 단원이 연달아 구성되어 학습자들이 다소 산만함을 느낄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북한의 수학 교과서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른 문제를 찾아볼 순 없었습니다.

넷째, 남북한 중학교 수와 연산 영역을 서로 비교해보니 대체적으로 유사한 내용이 학습되고 있어서 유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집합 단원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남한은 집합을 1학년 가장 첫 단원에서 심도 있게 배우고 있었지만, 북한은 다른 내용 설명 시에 집합개념이 필요할 때에만 간략하게 언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다섯째, 오랜 분단의 역사 속에서 이질화를 확연히 드러내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수학용어였습니다. 북한의 경우 남한에 비해 순우리말 용어가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남한의 경우 뜻을 함축한 한자어와 외국어로 발음을 따르고 있는데, 북한의 경우는 순수 우리말로 바꾸어 만들어서 용어만 보아도 뜻을 바로 짐작할 수 있는 용어와 언뜻 들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수학교과서에는 ‘비에뜨의 정리’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라고 합니다. 또한 ‘호너의 도식’은 ‘조립제법’이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북한이 수학교과서에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북한은 문제 배당이 남한과 달랐습니다. 남한의 교과서는 문제가 각 주체에 따라 분산되어 있었는데, 북한 교과서는 연습문제에만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남한의 교과서는 개념이나 원리, 법칙의 이해를 위한 사항 다음에는 기능 숙달과 응용을 위한 문제가 제시되고 있었는데요. 북한의 교과서는 개념이나 원리의 학습 후에 간단한 예제를 다루며 기능 숙달을 위한 문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일곱째, 북한의 중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활용 문제 중에는 우상화, 노동애호, 전쟁, 무기 등의 소재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남한의 교과서에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인데요. 북한은 일상생활과는 벗어난 소재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점들을 알아보면서 저 또한 너무 신기했는데요. 북한 중학교 수학 교과서로 살펴본 결과, 북한의 수학이 아직 전근대적인 교육 내용을 일관하고 있어 수학의 현대적인 감각이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북한의 수학은 사상성과 관련이 가장 적은 교과이며 학습 내용적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차이점도 존재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질성이 적은 교과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살펴본 후, 통일 이후의 통합된 수학교육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해보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수학교육의 통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이념과 목적, 목표 등의 통합이 선행된 후에 내용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북한이 서로의 이념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서로를 인정하는 상태에서 정치적인 성향을 배제한 순수한 수학 내용을 통합한다면 큰 부작용은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통일된 이후 수학교육의 이질화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용어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느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학자, 수학교육자, 수학교육 관련자들은 용어의 통합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현재 남북분단의 역사가 오랜 만큼 이질화 현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존재하고 있는데요. 특히 통일 후에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이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일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교육 이념과 목표아래 성장한 학생들이 통일 후에 교육으로 인해 갈등과 당혹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오늘 이야기한 수학교육이라든지 많은 분야의 교육들이 원만한 남북통일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 남북한의 이질화를 극복하고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준비로 북한교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
-통일부 통일교육원(2005), 2005북한이해, 통일부
-통일부 통일교육원(2007), 2007북한이해, 통일부.
-나영아(2008), 남북한 중학교 수학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 비교 분석,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논문

<사진>
-KBS '남북의 창' 화면 캡쳐
-http://unibook.unikorea.go.kr/?sub_num=83&recom=11&state=view&idx=17
-http://www.dailynk.com/korean/read_photo.php?cataId=nk03100&num=91576&pag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