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제 봄이 왔는가 싶더니 벌써 완연한 여름날씨에 더 가깝네요.
여러분!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기 전에 5월의 봄 바람과 함께 예외없이 우리에게 찾아 오는 기념일이 있죠? 네, 오늘. 바로 5월 15일 '스승의 날 입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라는 말도 있죠. 우리는 이 날 언제나 좋은 가르침을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편지도 쓰고 감사의 인사도 드립니다.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 스승의 날 맞아 카네이션 이벤트", 뉴시스, 5월 14일자.
또 5월하면 쌍둥이처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우리의 '어버이날' 도 있죠. 사랑하는 부모님께 선물을 사 드리면서 효자효녀라도 된 것처럼 뿌듯해하는 제 친구들을 보면서 저의 마음도 함께 즐거워집니다.
우리는 이렇게 '스승의 날'이 있어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릴수 있고 또 '어버이날'이 있기에 우리의 부모님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는것이지요.
여러분! 그러면 북한에도 '스승의 날' 과 '어버이날'이 있을까요?
아마 평소 북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시면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 문제인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북한에는 둘 다 없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먼저 '스승의 날' 부터 말씀 드리자면 북한 사회에서는 김정일 일가 외에는 그 누구도 존경과 우상화 대상이 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비슷한 기념일을 하나 든다면 북한에는 '교육절'(9월5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때 남한 일부에서는 북한의 교육절(9.5) 을 북한판 '스승의 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남한의 '스승의 날'은 제자인 학생들이 스승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날이 지만 북한의 '교육절'은 선생님들과 또 학생들을 어릴적부터 세뇌 시키기 위하여 북한 정부가 오래 전부터 고안해 낸 창조품 들 중의 하나 인 것 입니다.
(북한노래 '우리의 김정일동지' 라는 우상화 노래의 한 자막)
북한에서 교육은 ‘공산주의적 인간을 양성하는 사상문화교양의 수단’이며, 교원은 ‘후대들을 혁명의 계승자, 공산주의자로 키우는 직업 혁명가’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부자의 우상화에 모든 초점을 맞춘 북한의 교육체제와 그 기념일인 '교육절'(5월9일)은 우리의 '스승의 날'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죠. 우리가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때 북한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교육절'을 맞아 김부자의 동상에 꽃을 사 들고 가서 참배를 하도록 강요받는 답니다.
"김일성 동상 참배하는 北 어린이들", 뉴시스 4월 15일자.
그럼 이번에는 북한에 '어버이날'이 없는 이유를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설명에 앞서 말씀 드린다면 비록 북한에 '어버이 날'은 없지만 부모님과 자식간의 오가는 정까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부모님께 효도하는데 있어 방법만 다를뿐 자식들의 그 마음만은 남북한 모두 같은데요. 북한의 그 피폐하고 어려운 생활고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선물을 정성껏 마련해 생일과 같은 때를 계기로 부모님께 드리는 훌륭한 사람들도 꽤 많답니다.
먼저 북한에서는 '어버이'라는 호칭을 주민들 또는 부모님들에게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 부터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주민들은 '어버이' 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걸까요?
북한에서 '어버이'라는 호칭은 오직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게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북한에서 이 '어버이'라는 호칭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독점물인 동시에 3대 세습과 함께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한국에서 초기 정착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북한이탈 주민들 에게는 이 '어버이'이라는 호칭이 대단히 익숙하지 않게 들리기도 한답니다.
김일성, 김정일, 오늘의 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는 북한 3대 세습 정권은 자신들의 우상화와 신격화를 위하여 자신들 에게는 주민들과 는 철저히 구별되는 호칭을 사용 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자신을 '어버이'라 자칭하고, 그러한 호칭은 북한 주민들이 절대 사용할수 없게 만들었답니다. 이런 이유로 오직 그들만이 '어버이'로 불리게 된 것이지요.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어버이'라는 말의 뜻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 이라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의 김씨 세습 정권은 북한 주민의 부모 역할을 해야할텐데, 저는 북한의 그 유일한 '어버이'는 참 이상한 '어버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배고파 하면 밥을 주고, 추워하면 그 추위를 자신의 몸으로 덥혀 주는 것이 우리가 알고있는 우리의 부모님들이신데요.
이 이상한 '어버이 김정일'과 '김정은'은 굶주림을 피해 다른 집을 가는 자식을 강제로 잡아와서 공개총살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또 한번 들어가면 영영 살아 돌아오지 못할 정치범수용소들을 수 많이 만들어 놓고 자식들을 죽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뿐이 아니지요. 다 알려진 것처럼 제대로 날지도 못할 미사일에 8억 5천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주민 식량 1년분을 없애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자칭 '어버이 김정은'에 의해서 연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것도 오늘의 현실 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어버이'라는 어울리지도 않는 허울 좋은 외피를 쓰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기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고부터 돌보아야 할것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 지고 있는 북한정권은 인간의 기본적인 언어사용 권리마저 주민들에게서 빼앗고 있지만 언젠가는 북한 주민들도 부모님들에게 마음 편히 '어버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는 통일의 그런 날이 꼭 오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저 철조망 바로 너머에 나의 부모형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다 먹먹해진다.
그렇습니다.
저 DMZ 넘어 언어사용의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박탈당하고 살아가야 하는 북한 주민들, 나의 부모 형제들, 그들도 '어버이'라 불리울 자격이 있고 권리가 있습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북녘하늘을 향해 저는 다시 한번 두손 모아 입에 대고 목청껏 불러봅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지금까지 남과 북의 '스승의 날' 과 '교육절', 또 서로 다른 남과 북의 '어버이'호칭 사용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이성민기자 였습니다.
상생기자단 제5기
이성민 기자(한국외국어대학교 / 123seongmin@naver.com)